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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뷰티숍에 병원까지…회사 다닐 만하죠"…바디프랜드 본사 가보니

"빵 500원, 아아 1000원, 펌 1만원…PT·필라테스도 무료"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21-05-25 07:59 송고
바디프랜드 도곡타워 내 네일샵에서 바디프랜드 직원이 네일을 받고 있는 모습. (바디프랜드 제공)
바디프랜드 도곡타워 내 네일샵에서 바디프랜드 직원이 네일을 받고 있는 모습. (바디프랜드 제공)

#"부장님, 저 미용실 예약이 돼 있어서 잠시 내려가서 머리하고 오겠습니다"

회사원 A씨는 일과 시간 중 헤어 손질을 받기 위해 사무실을 나와 미용실로 향했다. 그는 '압구정 가위손'으로 불리는 유명 디자이너에게 커트를 받고 2000원을 결제한 뒤 다시 사무실로 향했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이다. 회사원이 근무시간에 보고를 하고 미용실을 간다거나 헤어 커트 금액이 2000원인 것도 말이 안 된다.

그러나 바디프랜드에서라면 모두 가능한 얘기다. 사옥 내에 직원들을 위한 네일·헤어 등 뷰티숍을 비롯해 피트니스 센터, 사내 의원 등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바디프랜드 본사 사옥 '도곡타워'에는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머리를 자르는 직원과 옷을 고르는 직원을 쉽게 볼 수 있었다. 

◇ "날씨 좋을 때는 옥상 정원에서 회의해요"
바디프랜드 관계자가 처음 안내한 곳은 바로 옥상이었다. 옥상이라는 말에 순간 긴장됐다. 군대를 갔다온 대부분 남자들에게 옥상은 그다지 유쾌한 공간이 아니다.  

휑한 공간을 상상하며 따라간 옥상에는 야외 테라스 형태의 정원이 펼쳐졌다. '가든 드 바디프랜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곳곳에는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다. 점심 식사 후 커피 한잔을 하며 도심 속 휴식을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 관계자는 날씨가 좋을 때는 이 곳에서 회의를 하기도 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바베큐 파티까지 열렸다고 설명했다.

바디프랜드 사옥 5층에 위치한 병원 공간. (바디프랜드 제공)
바디프랜드 사옥 5층에 위치한 병원 공간. (바디프랜드 제공)

5층으로 내려오니 병원이 마련돼 있었다. 이곳은 안마의자의 의학적 효능을 입증하고 연구하는 '메디컬 R&D 센터'가 있는 곳이다.  정해진 시간에 한해 임직원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진료를 하고 있다.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내과, 한방 재활의학과, 정신과, 치과, 피부과 등 분야별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지하1층…카페·베이커리·뷰티숍·꽃집까지

5층을 둘러본 뒤 다음 장소를 향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기대하시라"는 말과 함께 지하 1층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신세계가 펼쳐졌다. 아파트 주민센터와 대형 지하상가를 합쳐 놓은 느낌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곳은 '바디프랜드 짐(GYM)'이다. 이 곳은 일반 피트니스 센터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운동기구들을 갖추고 있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운영이 중단됐다. 예전에는 직원들 이 업무를 하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이 곳에서 땀을 흘리며 업무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전문 헬스트레이너와 필라테스 강사의 코칭까지 받을 수 있었다고. 

바디프랜드 지하 1층에 있는 베이커리. 빵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분주하다. © 뉴스1 문대현 기자
바디프랜드 지하 1층에 있는 베이커리. 빵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분주하다. © 뉴스1 문대현 기자

짐 옆에는 직원들이 커피와 빵을 먹을 수 있도록 '카페 라운지'가 마련돼 있었다. 오픈된 형태의 베이커리에서는 제빵사들이 직원들이 먹을 빵을 계속 만들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놀랄만한 것은 가격이었다. 제빵사들은 방부제나 각종 MSG를 넣지 않고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해 빵을 만들어내는데 직원들이라면 빵 하나에 500~1000원이면 살 수 있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1000원으로 즐길 수 있다.

그 옆으로 이동하니 지하상가처럼 의상실·꽃집·뷰티숍 등 각종 매장들이 연달아 입점해 있었다. 의상디자인실에서는 바디프랜드 직원들이 입을 유니폼이 디자인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직원들의 의상을 디자이너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생산해내는데, 만들어진 의상은 각 지점의 직원들이 착용한다. 마침 바디프랜드 소속 직원이 옷을 직접 입어보며 디자인과 사이즈를 점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바디프랜드 사옥 내 꽃집의 모습. © 뉴스1 문대현 기자
바디프랜드 사옥 내 꽃집의 모습. © 뉴스1 문대현 기자
 
꽃집에서는 플로리스트가 판매용 꽃을 다듬고 있었다. 어버이날·부부의날·성년의날 등 각종 기념일이 몰린 5월,퇴근길에 이 곳에서 꽃을 사가는 직원들이 많았다고 한다.

여기서 근무하는 플로리스트는 판매용 꽃 관리 외에도 사옥 내 곳곳에 놓여진 화분과 꽃들을 관리하고 필요에 따라 교체하는 일도 맡고 있다.

꽃집 바로 옆에는 네일숍과 헤어숍이 함께 붙어 있다. 근무 중 잠깐 네일아트를 받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중요한 날에는 퇴근길에 들러 머리손질도 받을 수 있다. 네일아트는 여성 직원들의 이용빈도와 만족도가 높고 헤어숍은 성별 구분 없이 호평 일색이다.

직원용 앱을 통해 편리하게 예약할 수 있고 '착한' 가격도 인상적이었다. 커트의 경우 2000원이면 가능하고, 염색이나 펌도 1만원이면 해결된다. 일반 미용실과 비교하면 60% 이상 싸다. 

◇ 안마의자 회사에 패션팀·아트팀·뷰티팀이…모두 정규직

더 놀라운 것은 헤어 디자이너와 메이크업·네일 아티스트, 바리스타 등 복지시설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모두 정규직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업종에 따라 오전 9~10시에 출근해 오후 6~7시에 퇴근하는 회사원 생활을 한다. 빵값이나 헤어숍 이용요금이 저렴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운영 수익으로 근무자들의 월급을 주는 구조가 아니어서 직원들에게는 운영경비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다. 

바디프랜드에는 이들을 위한 팀들도 다양하다. 플로리스트의 경우 'VMD(매장관리기획자·visual merchandiser)팀' 소속이고, 패션 디자이너는 '패션팀' 소속이다. 패션팀의 경우 옷을 디자인하는 역할은 물론 사내 패션쇼나 품평회를 개최해 직원들이 즐길거리를 선사한다.

헤어 디자이너와 메이크업·네일 아티스트들은 '뷰티팀' 소속이고 바리스타는 'F&B'팀이다.

바디프랜드 본사 1층에 전시된 백남준 작가의 미공개작 'Video World 21' (바디프랜드 제공)
바디프랜드 본사 1층에 전시된 백남준 작가의 미공개작 'Video World 21' (바디프랜드 제공)

또 'ART팀'에는 큐레이터들이 소속돼 있다. 본사 1층에는 백남준 작가의 비디오아트 작품들이 전시돼 있는데 전시 계획과 물품 선정 등은 모두 전문적인 ART팀의 손길을 거친다.

바디프랜드가 이처럼 타사와 차별화된 복지 정책을 펼치는 것은 임직원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고객들을 위한 질 좋은 서비스가 나온다는 박상현 대표이사의 철학 때문이다.

'다른 기업이 하지 않은, 알더라도 쉽게 하지 못하는 시도를 통해 직원이 만족해야 고객도 만족한다'라는 그의 경영철학을 실현하는 차원에서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창립 이후 14년간 바디프랜드의 임직원들은 한 뜻으로 국내에 없던 안마의자 시장을 만들고, 성장을 주도해왔다"며 "성장에 따른 이윤을 직원 복지에 다시 투자해 일하고 싶은 회사, 입사하고 싶은 회사로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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