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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협력"…44조 대미 투자도 탄력(종합)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170억달러, LG·SK는 배터리에 140억 투자
中 견제 핵심 산업에 투자 집중, 항공우주·신재생·원자력도 협력 강화

(워싱턴·서울=뉴스1) 공동취재단, 류정민 기자 | 2021-05-22 15:01 송고 | 2021-05-22 15:02 최종수정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의약품, 차세대이동통신(6G)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와 양국 기업 간 협력에도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의약품 등은 삼성, 현대차, SK, LG 등 한국 4대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분야다.·
아울러 한국의 미사일과 우주로켓 개발에 족쇄로 여겨졌던 미사일지침도 42년 만에 완전히 종료되면서 한국의 항공우주산업의 발전 계기도 마련했다. 원자력 분야 협력 합의도 경제산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 '중국' 언급 없었지만…반도체·배터리 공급망 재편 움직임 속 '예견된 협력'

문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미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가진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 등 첨단 제조 분야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전기차 배터리나 반도체 부분의 공급망이 강화될 것으로, 앞으로 우리 미래의 투자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비록 이날 기자회견이나 공동성명에서 '중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미국이 첨단산업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 시점인 만큼 반도체와 배터리에서의 양국 간 협력 강화는 어느 정도 예고돼 왔다.

한미 양국은 이날 기자회견 뒤 공개한 공동성명에서 "기술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우리는 공동의 안보번영 증진을 위해 핵심 신흥 기술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안보와 기술을 개별로 다루지 않고 밀접하게 연계해 다루고 있음을 분명히 한 내용이다.

특히 양국은 성명에서 "해외 투자에 대한 면밀한 심사와 핵심 기술 수출 통제 관련 협력의 중요성에도 동의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미국이 자국 반도체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나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규제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21.5.22/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21.5.22/뉴스1

양국은 성명에서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동통신 보안과 공급업체 다양성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Open-RAN 기술을 활용해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효율적이며 개방된 5G, 6G 네트워크 구조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이를 위해 반도체, 친환경 EV(전기차) 배터리, 전략 핵심 원료, 의약품 등과 같은 우선순위 부문을 포함해 우리의 공급망 내 회복력 향상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며 "상호 투자 증대 촉진 및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자동차용 레거시 반도체 칩의 글로벌 공급을 확대하고, 양국 내 최첨단 반도체 제조를 지원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추가적인 '한미 파트너십 설명자료'를 통해 첨단제조 및 공급망에서의 양국의 협력을 이행하고 점검하기 위해 청와대와 백악관 간 한미 공급망 '태스크 포스' 구축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44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 증설에 170억달러(약 19조원)를, LG와 SK가 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 확충에 140억달러(15조7800억원) 투자한다.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에 AI, 낸드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투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며,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충전 인프라 확충 등에 74억달러(약 8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 항공우주·신재생에너지·원자력 분야도 한미 간 협력 한층 강화 기대

이번 정상회담에서의 합의에 따라 항공우주, 친환경에너지, 원자력발전 등의 산업 분야는 새로운 발전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민간 우주탐사, 6G, 그린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외 원전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수소에너지, 탄소포집·저장(CCS) 등과 같은 청정에너지 분야 및 AI, 5G, 차세대 이동통신(6G), Open-RAN 기술, 양자기술, 바이오 기술 등 신흥 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함으로써 미래 지향적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라고도 했다.

또 별도의 파트너십 추가 설명자료를 통해서는 "한국의 아르테미스 약정 체결 결정에 따라 촉진되는 우주 탐사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고 심화한다"고 설명했다. 아르테미스 약정은 달 기지의 운영과 달 자원 개발 협력 등을 담은 협정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달 탐사 연합체로, 미국을 비롯해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아랍에미리트가 먼저 협약에 서명했고, 한국도 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21일(현지시간)
한미 양국은 21일(현지시간) "한국의 아르테미스 약정 체결 결정에 따라 촉진되는 우주 탐사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고 심화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1972년 12월 미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장면 촬영 사진. © AFP=뉴스1

한국 대기업 중에서는 최근 한화가 100억원을 투자해 카이스트와 우주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항공우주산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울러 양국은 설명자료를 통해 "한국의 자체 위성항법시스템인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orean Positioning System) 개발을 지원하고 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Global Positioning System)과의 호환성 및 상호운용성을 강화한다"라고도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협력을 위해서는 양국 간 기존 에너지정책대화를 장관급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해외 원전시장 공동 진출과 관련해서는 "한국은 미국과 함께 원자력 발전소 공급 조건으로서 수혜국에 IAEA 안전조치 협정 추가의정서 적용을 요구하는 공동의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향후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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