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안일권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올해로 3년째, 다른 개그맨들에 비해 빠른 유튜브 '이적'이었다. 안일권은 지난 시간동안 새로운 환경의 짜릿함, 자유로움도 만끽했다 조회수와 구독수에 일희일비하는 등 말 그대로 '유튜버'의 삶을 제대로 경험했다. 나름의 '굴곡'진 시간을 거쳐 깨달은 것이 있다. 여유를 가지는 것, 그리고 안일권다움과 개그맨다움을 잃지 말자는 확실한 신념이었다.
코미디언 안일권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내 유튜브 채널도 열심히 하고 있고, 좋은 기운을 받아서 '복면가왕'에 출연하고 있다. 그 전보다 방송도 많이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개그맨들이 유튜브에 뛰어들었다. 비교적 일찍 자신의 채널을 연 편인데, 새롭게 출발하는 후배들을 보면 어떤가. ▶'지금 유튜브 잘 된다고 까불지 마라'라고 말해주고 싶다.(웃음) 나도 처음에 유튜브를 시작하고 잘 될 때가 있었는데 2년 정도 시간이 흐르고 구독, 조회수 상승세가 더뎌지더라. 나는 그냥 계속 구독, 조회수가 오르는 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 많은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 불안했다. 그 시기를 지나고 나니 지금은 담담해졌다. 어쨌든 나의 본업(개그맨)이 있고, 초기처럼 잘 되지 않더라도 심리적으로는 더 담담해진 것 같다. 어쨌든 나는 이 채널을 통해서 안일권이라는 사람의 캐릭터를 더 많이 만들었고 다시 방송도 하게 됐다. 또 내가 하고 싶은 코미디를 할 수 있으니 그걸로 코미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거다.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은 계속 좋아해준다. 굳이 조회수를 위해서 선을 넘는 건 하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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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조회수의 노예가 되는 경우가 있다.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서 조작 몰카(몰래카메라) 콘텐츠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하는 경우도 많다. 몇몇 콘텐츠는 정말 깜짝 놀랐다. 내가 이를 풍자하는 영상을 올린 적도 있다. 그런 걸 섭섭해하는 친구들(동료)도 있을 거다. 조금 더 창의적인 발상으로 콘텐츠를 만들면 어떨까 싶다.
-본인도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나.
▶나도 처음에 '연예인 싸움' 콘텐츠를 했는데 그걸 안 좋게 본 선배도 있었다. 나는 전혀 기분이 안 나빴다. 모두가 좋아하는 콘텐츠는 없지 않나. 비판도 받아들였다.
-반대로 기억에 남는 창의적인 개그 콘텐츠 채널이 있나.
▶이창호. 내가 '깐죽거리 잔혹사' 코너를 할 때 막내로 들어왔다. 처음에는 선배들 사이의 막내니까 아무래도 위축되는 점이 있었는지, 연기를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지금은 자기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찾아서 정말 연기를 잘하더라. 사람이 워낙 괜찮아서 승승장구하길 바랐는데 정말 잘 되더라. (이창호의 '빵송국' 채널이) 개그맨 다운 채널이라고 생각한다.
코미디언 안일권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초기에 잘 되니까 오만해지더라. 꼭 방송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은 마음도 들더라. 방송을 시작할 때도 그랬다. 신인상 받고 시청률도 잘 나오니 그때 이 바닥(방송)이 쉬워 보이더라. 그냥 해도 잘 되는구나 싶었다. 지금 돌아보면 멍청했다. 보다 똑똑하게, 조금 더 여우처럼 잘 될 때 욕심을 내서 더 잘 하고 더 잘 되려고 했어야 하는데. 눈 앞의 달콤한 열매만 먹고 자기도 모르는 새 이 썩는 거다. (웃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보다 더 단단해진 것 같다.
▶복싱선수로 따지면 '무패' 천재 선수가 아니다. 승리도 하지만 패배도 하고 승률이 높지 않지만, 더 노력해진 것 같다. 패배에서 패인을 찾아보고 극복해야 한다. 나의 부족한 점을 극복하면서 성장하는 거다. 그래서 나는 실패를 계속 맛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더 단단해졌다. 지금처럼 내가 하고 싶었던 풍자 코미디를 하면서 개그맨답게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
<【코미디언을 만나다】안일권 편 ②에 계속>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