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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 휩쓸면서 선넘는 中 게임…'동북공정 방지법' 가속도

14일 오후 6시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10위권에 中게임 3개
여당 이어 야당서도 '동북공정 방지법' 발의…"잘못된 역사의식 심어줄 수 있어"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21-05-17 07:02 송고
페이퍼게임즈 샤이닝니키 '품위의 가온길' 의상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페이퍼게임즈 샤이닝니키 '품위의 가온길' 의상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중국 모바일 게임들이 국내 게임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면서도 한복을 청나라 의상으로 등장시키는 등 왜곡을 일삼자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통상적으로 즐기기 위해 게임을 하는 이들은 개발 회사의 국가를 따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자칫 왜곡된 정보가 중국 게임 이용자들의 인식에 스며들 수 있어서 가볍게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부족해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與野 모두 中게임 역사왜곡 심각성 인지…'동북공정 방지법' 잇따라 발의

17일 국회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중국의 동북공정을 막을 수 있도록 게임산업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게임 심의를 담당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 심의위원으로 역사 전문가를 추가하는 내용이 골자다.

김 의원은 "최근 중국에서 제작돼 국내 출시된 게임 중 한복이 중국 청나라 의복으로 둔갑된 사례가 발생했다"며 "중국은 새로운 판호 발급기준으로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 부합 여부' 등을 판단하고 있어 국내 제작된 게임들이 중국 버전에서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고 콘텐츠를 변경하고 있기에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사례는 최근 한 중국 모바일게임에 등장한 청나라 의복이 아이유가 드라마 속 입은 '한복'과 유사해 논란이 일었던 것을 말한다. 지난해 11월 중국 게임 '샤이닝니키'가 한국 출시를 기념하며 한복 아이템을 내놓자 논란이 불거졌고 중국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한복이 중국의 의상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게임사는 결국 한복 아이템을 없애고 국내에서 철수했다. 지난 2월에도 '스카이: 빛의 아이들 게임'에서 갓이 한국의 전통 모자라고 표시한 것을 두고 중국 이용자들이 중국 의상이라고 우기면서 논란이 됐다.
지난달 9일에는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동북공정 방지법'이라 불리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당시 황 의원은 "김치와 한복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자국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문화공정'이 나날이 거세지는 상황이다"며 "아동, 청소년에게 접근성이 높은 모바일 게임은 잘못된 역사의식과 문화를 확대·재생산할 우려가 있으므로 게임물의 사전검토를 강화해 건전한 게임문화를 확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여야(與野)의원 모두 중국 게임 속 역사왜곡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방증한다.

© News1 DB<br><br>
© News1 DB

◇국산 게임 중국 진출 막아놓고, 중국 게임은 국내 시장서 '승승장구'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중국 게임의 역사 왜곡 사태는 중국이 한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를 막은 채 반대로 국내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는 민감한 상황에서 발생해 더 주목 받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6시 기준 구글플레이스토어의 게임 매출 순위에서 중국게임인 '기적의 검'은 4위 자리를 수개월째 지키고 있으며 또다른 중국게임인 '삼국지 전략판'이 5위, '라이즈오브킹덤즈'는 7위에 올라있다. 또 일본의 IP로 중국 게임사가 개발한 '원펀맨: 최강의 남자'는 13위에 올라있다. 게임 매출 순위 10위권 내에 중국 게임이 3개나 올라 있을 정도로 국내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산 게임들은 중국 정부가 친 벽에 막혀 중국시장 진입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가 악화된 이후 중국 정부는 한국 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후 중국 판호를 받은 게임은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 천공의아레나' 1건 뿐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판호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위클리 글로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선전부 출판국은 이달 1일부터 게임물 판호 심사에 새로운 채점 제도를 도입했다.

채점 기준은 △관념지향 △문화적 의미 △원조창작(독창성) △제작품질 △개발수준 총 5가지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각 항목당 0~5점이 부여되며, 평균 3점 이상을 받아야 판호를 발급받을 수 있다.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에 부합하는지 보겠다는 의미다.

국내 게임사들은 울상이다.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시장경제에서 중국과 똑같이 제재를 가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너무 일방적인 상황이라면 우리나라 역시 더 강한 대책을 고려해야한다"며 "중국 게임사의 기획력이나 완성도가 과거보다 크게 개선된 만큼 우리도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키우면서 정책적으로도 보조를 맞춰 국내 기업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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