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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5월의 도봉구"…둘리벽화보고 쌍리단길 걷는다

서울관광재단, 가족과 함께하기 좋은 도봉구 여행 코스 소개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21-05-16 06:00 송고
우이천 쌍문교~쌍한교~수유교 구간에 420m에 달하는 둘리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이하 서울관광재단 제공
우이천 쌍문교~쌍한교~수유교 구간에 420m에 달하는 둘리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이하 서울관광재단 제공
서울 도봉구는 8090세대에겐 추억여행을 MZ세대에겐 레트로 감성을 물씬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지금의 '펭수'만큼 1980~90년대 큰 인기를 누렸던 '아기공룡 둘리'의 고향이다. '둘리 아빠' 김수정 작가가 둘리 만화를 집필했던 곳 역시 도봉구의 쌍문동이다. 쌍문동 하면 떠오르는 곳을 꼽자면 폭발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다. 80년대 당시의 쌍문동을 배경으로 드라마가 만들어졌다.

이밖에 도봉구에는 연산군 묘, 세종대왕의 딸 정의공주 묘, 우리 문화재 수집가 간송 전형필의 고택, 독립운동가 함석헌의 기념관, 자유시인 김수영의 문학관 등 역사·문화 관련 명소도 매우 많다.

서울관광재단은 가정의 달 5월에 멀리 가지 않아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나들이 코스로 '도봉구 여행'을 추천했다.

둘리뮤지엄. 뮤지엄동 1층 매직어드벤처 전시실에 실감 체험형 놀이 기구들이 설치돼 있다.
둘리뮤지엄. 뮤지엄동 1층 매직어드벤처 전시실에 실감 체험형 놀이 기구들이 설치돼 있다.
 
◇ 둘리의 고향, 고길동 집은 어디였을까

도봉구에서 둘리는 곳곳에 있다. 우선 총 길이가 8.51km로 중랑천 지류 중 가장 규모가 큰 우이천엔 둘리 벽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우이천은 둘리가 빙하에 갇혀 떠내려오다가 고길동의 딸 영희에게 처음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이 인연으로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우이천 '쌍문교~쌍한교~수유교' 구간 제방에 둘리 벽화가 그려졌다. 벽화 길이가 무려 420m에 달한다. 단일 캐릭터 벽화로는 국내에서 가장 길다.
김수정 작가가 벽화 초안을 그리고, 벽화 전문가와 덕성여대 예술대학 학생 70여 명이 벽화 작업에 참여했다.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의 인기 장면과 둘리 원작 만화의 둘리 탄생 이야기, 연재 당시 시대상을 담은 에피소드가 벽화에 생생하게 담겼다.

우이천 산책을 하며 2002년 월드컵, IMF 극복, 88서울올림픽 등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사건들을 회상해보는 재미가 있다.
 
만화 속 둘리를 실감 나게 만나보고 싶다면 '둘리뮤지엄'을 가볼 만하다. '아기공룡 둘리'는 1983년 월간 만화잡지 '보물섬' 4월호에 처음 선보인 후 10년 4개월간 연재됐다. KBS 애니메션으로도 방영되어 한국 만화 열풍을 일으켰다. 캐릭터 산업에도 이바지하며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둘리뮤지엄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캐릭터 박물관이다. 중년에게는 추억을, 아이에게는 만화 속 주인공들과 게임을 하듯 즐길 수 있는 재미를 선물한다.

인기 있는 둘리 3D영화는 지하 상영관에서 1일 4회(09:30, 11:30, 14:30, 15:30) 상영한다. 극장 옆 기획 전시장에서 체험형 전시인 '감성놀이 보일락말락展'이 열리고 있다. 6월 27일까지 전시한다.

쌍리단길.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모티브가 되었던 쌍문시장 골목 풍경
쌍리단길.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모티브가 되었던 쌍문시장 골목 풍경

◇ '응팔' 속 그곳과 요즘 뜨는 쌍리단길 

레트로 감성을 즐기고 싶다면 1970~1990년대 쌍문동 서민들의 일상을 담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배경지를 찾아보자. 쌍문역 3번 출구 앞 쌍문시장 골목이 그곳이다. 주택가에 형성된 시장으로 사람 냄새 나는 골목 풍경이 정겹다.

'응팔'을 이곳에서 촬영하지는 않았지만, 드라마 속 약국, 금은방, 덕선이네 집 등의 모티브가 된 가게와 골목이 존재한다. 쌍문역 3번 출구 쌍문약국 앞에 '응팔'속 장소가 표시된 쌍문3동 마을 지도가 있다.

쌍문역 2번 출구 쪽 주민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과 카페가 모여 있다. 이 골목을 '쌍리단길'이라 부른다. 주택가 골목에 작은 상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옛 골목 감성이 살아있어 복고풍을 좋아하는 이들이 알음알음 찾아온다.

건강한 꽈배기를 추구하는 화승꽈배기의 대표 메뉴는 꽈배기와 찹쌀 도넛이다.
건강한 꽈배기를 추구하는 화승꽈배기의 대표 메뉴는 꽈배기와 찹쌀 도넛이다.

쌍리단길에는 가성비 좋은 파스타 맛집이 여럿 있다. '노말키친'은 삼겹살 스테이크를 얹은 크림파스타가 맛있다. 양이 푸짐하면서도 값이 저렴해 단골이 많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파스타 전문점 '헬로'는 크림파스타 위에 빵가루를 입혀 튀겨낸 이탈리아식 주먹밥 아란치니를 얹어준다.

'리얼파스타'에서는 인기 메뉴인 베이컨토마토파스트와 새우필래프를 다른 식당의 반값으로 먹을 수 있다. '화승꽈배기'는 설탕 대신 쌀가루로 단맛을 내고, 기름을 먹지 않는 반죽으로 건강한 도넛을 만든다. 1개 단돈 500원이다. 찹쌀탕수육이 생각날 때는 중식당 '미미'에 들러보길.

드라마 '봄밤'에 등장해 이름을 알린 '쌍문동커피'는 40년 된 주택을 목재로 인테리어 한 주인장 부부의 감성이 돋보인다. 달달하고 부드러운 아이스커피 '쌍리단길'이 대표 메뉴다. 이밖에 소금커피가 별미인 '카페 작약',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카페고르' 등이 쌍리단길 뜨는 명소로 소문났다.

평화문화진지. 독일 베를린시에서 기증받은 베를린 장벽에는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평화문화진지. 독일 베를린시에서 기증받은 베를린 장벽에는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 분단의 상징이 평화를 상징으로…곳곳에 자리한 역사 속 흔적 

2017년 개관한 평화문화진지는 옛 군사 시설을 문화·예술 창작공간으로 도시 재생한 곳이다. 이 군사 시설은 한국전쟁 재발에 대비해 1970년 전차와 장갑차를 숨겨 놓는 대전차 방호 시설을 지은 것이었다. 방호시설을 민간 시설로 위장하기 위해 2층~4층에 시민아파트를 올리고, 실제로는 군인이 거주했다.

10년 넘게 흉물로 방치되던 방호시설은 2016년 서울시, 도봉구청, 관할 군부대였던 60보병사단이 도시 재생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곳엔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평화광장, 전망대, 옥상정원, 책방 등과 함께 예술 전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입주해 시민과 함께 문화 창작 활동을 펼친다.

현재 사진작가와 함께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암실에서 현상해보는 체험, 7월31일까지 매월 마지막 토요일 '교육사상 예술을 만나다'를 주제로 진행하는 강연, 드로잉 작가들이 구성한 드로잉 키트 판매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김수영문학관 2층에 김수영의 작품을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김수영문학관 2층에 김수영의 작품을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자유시인', '저항시인', '4·19의 시인', '민중시인' 등으로 불린 김수영(1921~1968)은 도봉구에 살면서 200여 편의 시와 시론을 발표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김수영은 처음에는 소시민의 슬픔을 담은 시를 주로 썼다. 1960년 4·19혁명을 기점으로 자유와 저항 정신을 바탕으로 한 참여시를 쓰기 시작했다. 사망하기 전까지 사회의 부조리와 허위의식을 비판하는 글을 주로 썼다.

김수영문학관 1층 전시실에 김수영이 한국전쟁, 4·19혁명, 5·16군사정변 등을 겪으면서 쓴 시와 시학, 육필 원고,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2층 전시실에서는 생활인으로서의 김수영을 조명했다.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 김수영이 앉아 원고를 썼던 식탁과 즐겨 읽던 서적들을 볼 수 있다. 창가에 김수영의 시집과 산문집을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3층은 김수영도서관이다.

간송옛집. 간송의 양부 전명기가 1900년대 지은 근현대 한옥이다.
간송옛집. 간송의 양부 전명기가 1900년대 지은 근현대 한옥이다.

간송미술관 설립자 간송 전형필(1906~1962)은 일제강점기에 빼앗긴 우리 문화재를 수집·보존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인물이다. 대부호의 차남으로 태어난 독립운동가 오세창과 교류하며 20대부터 우리 문화재를 수집했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의 국난을 겪는 중에도 문화재를 향한 간송의 집념은 꺾이지 않았다. 그 덕분에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제70호), '청자기린형향로'(국보 제65호), '청자 상감연지원앙문 정병'(국보 제66호), 혜원 신윤복의 '혜원전신첩'(국보 제135호) 등의 국보 12점과 겸재 정선의 '해악전신첩'(보물 제1949호) 등의 보물 32점의 문화재와 고미술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간송의 최고 수집품으로 손꼽힌다. 훈민정음 해례본을 통해 한글 창제 이유와 원리가 밝혀질 수 있었다.

간송이 말년까지 머물렀던 간송옛집은 1900년 무렵 간송의 양부(작은아버지)인 전명기(1870~1919)가 별장으로 지은 집이어서 단출하다. 본채, 협문, 담장, 화장실로 이루어졌다. 본채의 유리문과 함석으로 만든 지붕 물받이가 근현대가옥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본가는 종로4가에 있었고, 99칸 저택이었다.

간송은 간송옛집을 곡물 관리를 위한 사무실로 사용하다가, 양부가 사망한 뒤에는 옛집 옆에 묘소를 조성하고, 재실로도 사용했다. 간송 사후에는 후손들이 재실 용도로만 사용했다고 한다.

간송옛집은 2012년 국가 등록문화재 제521호 '서울 방학동 전형필 가옥'으로 등재되면서 2015년부터 일반인에 공개되었다. 간송옛집 좌측 언덕 위에는 간송 부부와 양부 전명기의 묘역이 자리했다.
 
5월 중순 창포원의 붓꽃원에 보랏빛 붓꽃이 만발했다.
5월 중순 창포원의 붓꽃원에 보랏빛 붓꽃이 만발했다.

◇ 5월에만 만날 수 있어요…붓꽃의 향연 '창포원' 

5월에 꼭 들려야할 명소가 있다면 창포원이다. 붓꽃 특화 식물원이자 생태공원인 창포원은 도봉산과 수락산, 중랑천 사이에 조성됐다. 도봉산역이 바로 옆인데도 전원적인 풍경이 펼쳐져 교외로 나들이 나온 기분이 든다.

창포원 정문에 들어서면 백합목 붓꽃과 식물들이 있는 붓꽃원과 꽃창포원이 가장 먼저 반긴다. 창포원에서 볼 수 있는 붓꽃과 식물은 노랑꽃창포, 부처 붓꽃, 타레붓꽃, 범부채 등 13종의 자생붓꽃과 117종의 독일 아이리스다.

꽃봉오리가 붓과 닮아 붓꽃이라 불린다. 만개한 붓꽃과 꽃창포 군락을 보려면 5월에 방문해야 한다. 이즈음에는 탐스럽게 핀 작약과 모란, 백발을 휘날리는 할미꽃 군락도 볼 수 있다.

붓꽃원과 꽃창포원 옆에는 습지원이 자리했다. 이곳에 능수버들, 어리연, 부들, 생이가래, 속새 등 50여 종의 식물이 산다. 

12개 주제원 사이에는 울창한 숲 속의 쉼터와 잔디마당, 원형광장처럼 사방이 트인 구역이 고루 배치돼 있다.

소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버드나무 등 18종의 나무에 에워싸인 '책읽는언덕'은 책을 읽으며 휴식을 즐길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부들원의 연못과 이어진 수로에는 시골 냇가처럼 맑은 물이 흐른다. 수로 가에 앉아 '물멍'하기에 좋다.

창포원의 편의시설은 창포원 정문 쪽 방문자센터 안에 모여 있다. 1층에 서울둘레길 안내센터, 2층에 테라스를 갖춘 북카페가 있다.

중앙을 지나는 물길 위에 구름다리가 있다. 이 물길이 습지원, 부들원, 수변식물원으로 흘러 들어 간다.
중앙을 지나는 물길 위에 구름다리가 있다. 이 물길이 습지원, 부들원, 수변식물원으로 흘러 들어 간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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