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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중에 오지'…5G시대에 전기없는 마을이 있다고?

전북 완주군 동상면 신월리 '전기없는 밤목마을'
주민들 불편 호소…공공재 국가가 나서 지원해야

(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2021-05-14 07:31 송고
전북 완주군 동상면 신월리 밤목마을에 위치한 한 농가의 모습. 이 마을에는 아직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있다./© 뉴스1

우리나라 8대 오지로 불릴 만큼 산세가 험한 전북 완주군 동상면. 면소재지에서 동쪽인 신월리 방면으로 한참을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들어간 깊은 첩첩산중에 '전기없는 밤목마을'이 있다.

호남정맥 성봉산 자락에 자리 잡은 밤목마을은 350여년 전인 조선시대부터 사람이 모여 살기 시작해 꾸준히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산세가 험준한 골짜기지만 1980년대초까지만해도 7가구가 영농생활을 하며 거주했다.

하지만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바람에 마을이 비다시피해 현재는 단 3가구만이 고향을 지키며 외롭게 버티고있는 실정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와 다르게 이 마을 안에서는 모든 것이 더디게 흐른다. 바람이 나무를 스치는 소리와 새 소리가 유독 크게 울린다. 속세와 거의 완벽히 차단돼 있는 마을이다보니 간혹 비어있는 움집에 도를 닦겠다며 '도인'이 들어와 살기도 했다고 마을 주민은 전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TV와 세탁기는 물론이고 냉장고 조차 없는 이 마을에는 난방을 위해 준비해둔 장작이 가득 쌓여있고, 마당에는 짜다만 빨래가 햇볕 아래 걸려있다. 최근엔 라디오가 전기충전식으로 나와 라디오 방송을 듣는 것 조차 이들에겐 사치다.

마을 인근으로는 전국 각지 등산객이 몰려드는 인기 등산로가 있다. 십수년전부터 마을 주민 한 사람이 이 등산로 곳곳에 '전기없는 마을 밤목리'라고 쓴 푯말을 내걸어 마을을 알리고 있다.

그 덕에 얻은 관심으로 보조를 받아 2009년께 작은 태양광 발전 모듈 하나를 마을에 어렵게 설치할 수 있었다.

이 태양광 모듈로 얻은 전기로는 밤에 전등 불빛 3개를 켤 수 있다. 남은 전기로는 휴대전화 충전 정도까지 겨우 가능하다. 하지만 그마저도 10여년이 흐른 지금은 성능이 점점 저하되고 있다.

전북 완주군 동상면 신월리 밤목마을 위성사진. 깊은 산 속에 3가구가 위치하고 있다./© 뉴스1

마을 주민 국승구씨(63)는 "공공재인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 데도 불편함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국씨는 "공공재인 전기는 최소한의 권리아니겠느냐"며 "이곳 주민들도 국민의 5대 의무를 다 하며 살고 있는 분명한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두세훈 전북도의원(완주2·더불어민주당) 역시 밤목마을의 이같은 상황을 접하고 제380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전북도가 에너지 미공급지역 주민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의원은 "공공재인 에너지 미공급지역에 대해서는 도민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태양광발전기나 가솔린 자가발전기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밤목마을의 사정을 듣고 현장 방문을 해본 상태"라며 "현행 농어촌 전기공급사업 요건에 맞는지 확인해 할 수 있는 조처를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농어촌 전기공급사업 촉진법에 따르면 벽지의 경우, 3가구 이상의 농어민이 실제 농어업에 종사하며 주택에 실거주하면 국가에서 무상으로 전기를 공급해줄 수 있다.

여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밤목마을 주민들은 수억여원이나 되는 전기 시설 부담금을 오롯이 떠안거나, 또다른 칠흑같은 밤을 보내야만 한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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