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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철 "창작하는 시간은 천사가 지나가는 시간"

개인전 '사물의 뒷모습' 국제갤러리부산 13일 개막…7월4일까지

(부산=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021-05-16 06:30 송고
안규철 개인전 '사물의 뒷모습' 전시전경© 뉴스1
검은 외투 아홉벌은 소매가 달라붙어 원래의 쓸모를 잃었다. 나무의자는 한쪽 다리가 길게 자라서 화분에 심어졌다. 바둑판처럼 정사각형 방에는 112개의 문이 달려서 길을 잃기 쉽다. 역대 대통령 선거 벽보 69점은 구호와 형상에 제거됐다…관객이 독일 속담처럼 '천사가 지나가는 시간'을 겪게될 전시가 부산에서 열린다.

지난 13일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개막한 '사물의 뒷모습'은 한국 현대미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안규철 작가의 30여 년을 작품 세계를 회고하는 자리다.

오는 7월4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첫 개인전부터 최근까지를 함축한다. 그간의 핵심적인 작품들 중 일부 소실된 작품은 복원하거나 보완, 발전시킨 형태로 재현했다.

안규철 작가© 뉴스1

안규철 작가는 지난 13일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기자를 만나 "천사가 지나가는 시간은 독일 속담인데 사람들 사이의 대화가 갑자기 끊기고 낯선 정적이 흐르는 순간을 말한다"며 "이런 순간에 사물들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안 작가는  "30년 동안 앞만 보며 달리다보니 뒷모습이 보였다"며 "진실은 사물의 표면보다 보이지 않는 이면에 숨어있다는 생각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2/3 사회'(1991년작)와 '단결 권력 자유'(1992년작)은 안규철을 대표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2/3 사회'는 는 구두 세 켤레를 이어 붙였다. 구두들이 원형을 그리며 서로 맞물리는 형태로 변형돼 모든 것이 상호관계 속에 묶여있는 사회를 은유했다. '단결 권력 자유'은 검은 외투 세 벌의 소매를 이어 붙였다.

안규철 작가는 "'단결 권력 자유'를 아홉 벌로 확장했다"며 "외투들의 둥근 고리를 통해 자아와 타인, 우리와 그들,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 그리고 타자의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변화한다"고도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설치작품 '112개의 문이 있는 방'(2004년작)과 '침묵의 방'(2015년작)과 회화 '그들이 떠난 곳에서-바다'(2021년작) 등 전시 종료와 함께 해체돼 사진으로만 남아있던 해당 시기의 주요 작품을 축소된 모형으로 재현했다.

안규철 작가는 "'그들이 떠난 곳에서-바다'는 2012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시내 곳곳에 캔버스 200점을 흩어 전시했는데 다시 회수된 작품은 20 여 점에 불과했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당시 관객이 볼 수 없었던 캔버스 200점을 원래 형태로 재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안규철 개인전 '사물의 뒷모습' 전시전경© 뉴스1

한편 안 작가는 2014년부터 월간 순수 문예지 '현대문학'에 연재한 글과 그림 69편을 엮은 동명의 책 '사물의 뒷모습'이 올해 3월 출간했다.

안규철은 1955년에 서울에서 태어나 1977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했다. 그는 1987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 후 1988년 독일로 이주, 슈투트가르트 국립미술학교에 입학해 1995년 동 대학 학부 및 연구과정을 졸업했다. 1997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로 재직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2015),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하이트컬렉션, 2014), '49개의 방'(삼성미술관 로댕갤러리, 2004)이 있으며, 2017년에는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 '당신만을 위한 말'을 열었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린 '달의 변주곡'(2014), 제9회 광주비엔날레 '라운드 테이블'(2012), 삼성미술관 리움 '한국미술-여백의 발견'(2007), 독일 프랑크푸르트 쿤스트페어라인 (Kunstverein)에서 개최한 'Parallel Life'(2005)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한 바 있다.

안규철 개인전 '사물의 뒷모습' 전시전경© 뉴스1


안규철 개인전 '사물의 뒷모습' 전시전경© 뉴스1


안규철 개인전 '사물의 뒷모습' 전시전경© 뉴스1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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