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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엽의 IT프리즘] 맞춤형 광고와 프라이버시 경쟁력

(서울=뉴스1)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기술법정책센터 센터장 | 2021-05-12 07:15 송고
이성엽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 회장 © 뉴스1

애플이 지난 4월 26일(현지시간) iOS 14.5와 아이패드OS 14.5를 출시하면서 앱 추적 투명성 (App Tracking Transparency) 정책을 시행했다. 기존에도 아이폰 이용자가 설정에 들어가이용기록 추적을 차단할 수 있었지만 이제 앱을 처음 사용할 때 사전 동의를 받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즉, 아이폰에 탑재된 사용자의 이용기록 추적 소프트웨어로 페이스북 같은 외부 앱 개발자가 이용자의 앱 사용 빈도, 방문하는 웹사이트 등 광고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IDFA((ID for advertisers)를 쓰려고 할 때마다 이용자에게 개인정보 수집 동의 여부를 묻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많은 이용자가 접근 차단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페이스북이나 광고주들은 이용자 개개인의 정보나 취향·관심사를 반영한 맞춤형 광고(targeted advertisement)를 하기 어렵게 된다.

구글도 3월 초 웹사이트 방문 이력 등을 수집해 만드는 맞춤형 광고 사업을 중단하고 내년부터는 웹 브라우저인 크롬의 쿠키(사이트 방문 기록) 정보를 외부업체에 제공하는 것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대신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라는 새 맞춤형 광고 기술을 도입할 예정인데, 이는 이용자들의 웹브라우저 탐색 습관을 분석, 비슷한 유형의 사용자 집단을 대상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기술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플랫폼 기업의 맞춤형 광고 활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애플, 구글과 자율규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최근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의 제18조에 맞춤형 광고 규제가 도입되었다. 즉, 소비습관과 기호 등 소비자의 특성에 따라 검색결과를 제공하는 맞춤형 광고의 수신 여부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온라인판매사업자는 소비자가 일반 검색과 광고의 수신을 원할 경우 해당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위 사례에서 언급된 맞춤형 광고란 웹 사이트 방문 이력, 앱 사용 이력, 구매 및 검색 이력 등 이용자의 관심, 흥미, 기호 및 성향 등을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온라인상의 이용자 활동 정보를 처리하여 이용자의 관심, 흥미, 기호 및 성향 등을 분석·추정한 후 이용자에게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광고를 말한다. 오늘날 온라인 광고는 맞춤형 광고가 대세이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물건 구매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광고효과가 극대화되는 장점이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자신의 관심과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왜 글로벌 IT기업과 한국의 경쟁당국은 맞춤형 광고를 제한하거나 이용자의 선택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맞춤형 광고의 그늘은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소셜딜레마에 따르면 인터넷과 SNS의 발달은 소비자의 관심 분석을 보다 쉽고 정확하게 할 수 있게 했는데, 이런 기업의 노력이 과도해지면서 인간을 지배, 조정하는 단계까지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이 점에서 구글이나 애플은 보다 향상된 프라이버시 보호를 자신들의 경쟁력 우위 요소(Privacy as a competitive advantage)로 고려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반대 진영에서는 애플이 구독경제로 나가면서 페이스북 등 광고 기반의 인터넷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고 이로 인해 중소 인터넷 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현재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맞춤형 광고의 기반이 되는 쿠키 수집에 사전 동의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쿠키는 컴퓨터 등 단말기상의 사이트 방문 기록으로 그것만으로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은 쿠키 역시 개인정보로 보고 있다.

한편 2017년 만들어진 「온라인 맞춤형 광고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온라인 광고 사업자가 쿠키와 같은 행태정보와 개인 식별정보를 결합할 경우에는 이용자에게 해당 사실과 사용 목적, 결합되는 정보 항목, 보유 기간 등을 명확히 알리고, 해당 이용자로부터 사전에 동의를 받아야 한단. 다만, 단순히 행태정보만을 활용하는 경우에는 이용자가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행태정보가 수집·이용되는 사실 등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안내 방안을 마련하여야 하며, 그 내용에는 맞춤형 광고의 수신을 거부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로 광고사업자의 안내페이지는 물론 익스플로러, 크롬 등 인터넷 브라우저와 안드로이드,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서도 쿠키 차단을 통해 맞춤형 광고를 거부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결국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은 일종의 옵트아웃(opt-out)으로 되어 있던 맞춤형 광고를 위한 쿠키사용을 옵트인(opt-in)으로 전환한 효과를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 애플의 정책과 유사하게 이용자가 일일이 수고를 들여 쿠키 이용을 차단하는 방법에서 보다 쉽게 맞춤형 광고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비자의 프라이버시 보호 친화적인 입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다만, 맞춤형 광고 규제는 프라이버시 보호와 데이터 기반의 혁신과의 갈등 의제라는 점에서 소비자보호법 체계보다는 기존 개인정보보호법 체계 내에서 논의되는 것이 타당하다. 더욱이 아직 쿠키를 개인정보로 보는 것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 있지 않는 상황에서, 맞춤형 광고에 대해 사전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데이터 기반 혁신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맞춤형 광고와 관련된 소비자의 인식, 비용과 편익 등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진행하면서 맞춤형 광고에 대한 정책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다만, 이제 인터넷 기업은 프라이버시 보호가 타 기업과 차별화가 가능한 경쟁력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데이터 활용에 임해야 할 것이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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