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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F 2021]"하이퍼 루프, 문제는 기술 아닌 지도자의 결단"

'인터뷰] 대릴 오스터 ET3 글로벌 얼라이언스 대표 겸 창업자
"인류를 달에 보내겠다 한 존 F 케네디 같은 결단 필요"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21-05-11 06:30 송고
대릴 오스터 ET3 글로벌 얼라이언스 창업자 겸 대표 © 뉴스1
대릴 오스터 ET3 글로벌 얼라이언스 창업자 겸 대표 © 뉴스1

"하이퍼루프(진공자기부상열차)관련 기술은 문제가 아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담대한 프로젝트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길 지도자의 용기다.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인류를 달에 보내겠다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진공자기부상열차 기술의 하나인 'ET3'(Evacuated Tube Transport Technologies)를 고안한 대릴 오스터 ET3 글로벌 얼라이언스 대표 겸 창업자는 최근 뉴스1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오스터는 '땅에서의 우주여행'을 모토로 대륙과 대륙을 1일 생활권으로 묶는 초고속 지구촌 교통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보통 진공자기부상열차는 비행기 속도인 시속 1000km수준을 목표로 하는데 오스터의 목표는 그것의 6배가 넘는 시속 6500km다. 이 기술이 현실화된다면 서울에서 미국 뉴욕까지 2시간에 주파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가 설계한 직경 1.5미터 진공튜브 속에서는 자동차 크기의 4~6인승 캡슐이 엄청난 속도로 운행한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제안한 하이퍼 루프 구상도 최대 시속 1400km로 대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정도다.

하이퍼 루프에 대한 생각은 그만의 것이 아니지만 워낙 파격적인 구상이다 보니 선뜻 그의 기술을 채택하겠다고 용감하게 나서는 데가 없는 모양이다. 이에 대해 그는 답답함을 많이 토로했다. 누군가 자기기술에 대한 진가를 알아주는 곳이 나타나리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그는 대학생 시절부터 하이퍼 루프에 매료돼 연구를 해왔다. ET3글로벌 얼라이언스는 그의 기술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그가 1997년만든 전문가 컨소시엄이다.   
다음은 오스터와의 일문일답.

-일론 머스크가 제안한 하이퍼루프는 도시 대 도시를 연결하는데 그치지만 ET3는 대륙을 연결하는 담대한 구상으로 보인다. 어떤 기술이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진공 과학 기술, 진공 밀봉, 자기부상(maglev) 기술이다.

ET3는 진공관을 통한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진공 펌프 기술은 기본 요건이다. 첫 진공 펌프였던 슈프렝겔 펌프는 ET3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10~100배의 진공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속도가 느렸다. 반 리터짜리 공간을 진공으로 만드는 데 20분이나 걸렸기 때문이다. 오늘날 널리 사용되는 진공 펌프는 과거의 것보다 수천 배 빠르며, 진공 수준도 훨씬 높다.

진공 밀봉 기술도 필요하다. 우주선에 쓰이는 기술보다 요구조건이 많지 않다. 자기부상 기술 중에서는 중국 청두 SWJTU 대학의 ET3 라이선스 사용자가 개발한 HTSM(고온 초전도 자기부상) 기술이 ET3에 큰 이점을 제공할 것이다. 항력이 훨씬 적고 원리가 간단하며 무엇보다 전자 제어가 필요 없이 안정적이다. ET3는 HTSM의 기술적 문제 또한 보완했는데, 발열을 줄이고 관 내부에 차량의 파편이 달라붙지 않도록 했다.

-ET3 프로젝트 구현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기술적 과제는 무엇인가.

▶ET3의 기술적 난제가 다른 많은 분야에서 극복됐다고 확신한다. 나의 선배이자 멘토는 프랭크 데이비슨(영국과 프랑스를 연결하는 채널 터널을 창시하고 완공한 인물)이다. 프랭크는 프로젝트에서 기술적인 문제는 전체 프로젝트 어려움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가 처했던 가장 큰 도전은 대부분 정치적인 것이었다. 랜드마크가 될 프로젝트를 결단하고 끝까지 밀어부칠 용기가 있는 정치지도자나 기업 지도자의 존재가 중요하다.

물론 ET3 구축에 기술적인 문제가 없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도전은 우리의 통제 밖에 있다.  진공자기부상열차가 국민에게 주는 혜택을 이해하고 자기 나라에 최초로 진공자기부상열차를 구축하겠다고 나서는 한두 명의 정치 지도자는 꼭 있어야한다. 인류를 달에 보내겠다고 결심한 존 F. 케네디같은 존재 말이다.

-모형 개발이 전체 3단계 중 2단계와 3단계 사이에 있다고 하는데, 샘플은 어느 단계까지 나왔는가?

▶2008년 ET3 프로토타입이 튜브에서 작동한 반면, 초기 프로토타입은 리무진이라기보다는 포드 모델 T에 가까웠다. 시제품 제작에 성공한 후에는 실제 크기 실린더에 '자기부상 리무진' 시트 모듈의 실물크기 모형을 제작했다. 모형 리무진은 연령대와 체격이 다양한 수천명의 사람들이 체험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 리무진이 기차나 버스, 자동차보다 훨씬 편안하다는 데 동의했다. 비행기 일등석보다 더 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ET3에 관심을 보이는 도시나 기업에 하고 싶은 말은

▶세계 곳곳의 많은 도시와 주에서 활발하게 관심을 보이고는 있지만, 지금까지 ET3를 상용화할 용기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많은 사람들은 ET3를 다른 곳에서 먼저 건설해서 검증한 뒤에 구축을 약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용기있는 지도자를 찾는 노력을 더 기울이거나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도움을 받든지 해야할 것 같다. 우리는 한국에 그런 지도자나 그들과 말이 통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믿는다.

-ET3 도입을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않은 듯한데 어떤 우려 때문에 그런 것인가

▶ET3 라이선스 계약에는 비공개 조항이 포함돼 있다. ET3 라이선스 소지자는 자신의 상태와 시기에 따라 ET3 프로젝트를 홍보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이들이 작업 중인 ET3 프로젝트 라이선스 중 일부만 ET3 페이스북 페이지 또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프로젝트를 게시하고 있다.

나는 왜 우리 대부분이 합리적으로 결과를 확신하는데도 격차 벌리기를 주저하는지 잘 모르겠다. 첫 번째가 되려하고 그것을 끝까지 유지하는 진정한 리더십은 1000분의 1도 안되는 희소한 자질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마도 그런 지도자가 드문 것은 첫 주자가 되는 위험을 감수하려는 이들을 공격하는 비평가들이 있어서 일 것이다. 거짓말까지 하면서 무분별하게 상대를 음해하는 주장들이 있어왔고 그들이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는 사례를 많이 보아왔다. 그런 역풍을 이기는 것은 쉽지않다.

© News1 김남희 디자이너
© News1 김남희 디자이너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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