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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백블]'시작부터 대험로' 내년 최저임금…노동계 압박 고조

심의 본격화해야 하는데…위원 인선부터 '골머리'
공익위원 직장 찾아 "사퇴하라" 압박…노노갈등도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21-05-10 06:05 송고 | 2021-05-10 10:13 최종수정
민주노총의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사퇴 요구 기자회견. 2021.5.6/뉴스1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본격 심의 전부터 '위원 인선'을 둘러싼 난관에 부딪혔다.

노동계는 오는 13일 임기가 끝나는 공익위원들의 유임을 반대하면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위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위원 1석을 더 차지하려는 노노(勞勞) 갈등까지 진화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가 새 인선을 통해 위원회 내홍을 어떻게 봉합하고 심의에 속도를 붙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 제11대 최저임금위원들의 교체 또는 유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위원 제청 권한을 지닌 고용부 장관 자리에 지난 7일 신임 안경덕 장관이 부임해, 임기 만료 직전까지 논의가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저임금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 총 27명 중 보궐위원과 상임위원을 뺀 25명의 임기가 이번 주 목요일(13일) 끝난다.

최저임금법 시행령은 노·사·공익위원들의 임기가 만료된 경우, 고용부 장관의 제청에 의해 대통령이 위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 근로자위원은 양대노총이 추천한 사람 중 제청하고, 사용자위원은 한국경영자총협회·중기중앙회·소상공인연합회 등 사용자단체 추천인 중에서 제청하도록 돼 있다.

반면 '공익위원'은 고용부에 전권이 달렸다 해도 무방하다. 노동 분야에 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고위 공무원, 교수 등 고용부 장관이 인정하는 사람이면 위원으로 제청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공익위원이야 말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는 핵심 인사라는 점이다. 현 최저임금 결정체계는 노사 위원이 각각 9명씩 동수로 대립하는 가운데 공익 9명이 어느 쪽에 더욱 힘을 싣느냐에 따라 인상 폭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2020.7.9/뉴스1

이에 따라 노동계는 정부 당연직을 제외한 공익위원 8명의 '전면 교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19~2020년 심의에서 역대 최저 수준의 인상을 연달아 단행한 장본인들이 바로 지금의 공익위원들이란 생각에서다. 실제로 2019년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논란에 따라 기존 11대 공익위원들이 전격 사퇴하고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선출된 이후, 최저임금 인상률은 2.87%(2020년 적용), 1.5%(2021년 적용)로 바닥을 기었다.

특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최근 '친노동' 공익위원 위촉을 위한 장외 투쟁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이들은 지난 6일 박준식 위원장과 권순원 교수(공익위원 간사)가 재직하는 한림대·숙명여대를 찾아가 사퇴 요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현 공익위원 유임을 우리가 물리적으로 막을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설령 유임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번(사퇴 촉구 기자회견)과 같은 압박을 지속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일부 공익위원은 연임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공익위원 전면 교체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현 공익위원들은 최저임금위 역사상 처음으로 있었던 공익위원 동반 사퇴에 따라 공석을 메운 보궐 위원들이다. 이들이 위원을 지낸 기간은 2년 남짓으로, 정규 위원 임기인 3년에 못미친다.

또 신규 위원은 일정을 아무리 빽빽이 잡더라도 경험 부족 등에 따른 심의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법정 최저임금 의결 시한까지 불과 한 달 남은 시점에서 매 심의 때마다 지적되는 '졸속 심의' 등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사진) 2021.4.20/뉴스1

정부가 골머리를 앓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근로자위원 1석을 더 가져가려는 양대노총 싸움도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곧 임기가 만료되는 근로자위원들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추천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제외하고 모두 8명이다. 그간 조합원 수가 많은 한국노총이 1석을 더 가져간 전례를 따르자면 이번에는 양대노총이 각 4명씩 추천하면 된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정부 공식 통계상 조합원 수가 한국노총을 제쳤다는 이유로 4명이 아닌 5명의 추천인을 고용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이 난처해진 고용부는 양대노총에 조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양대노총은 "조율할 책임은 정부한테 있는 것"이라며 응하지 않았다. 그새 한국노총은 광역연맹, 공공노총과 통합을 추진하면서 "다시 제1노총 지위를 회복했다"고 선언했다.

아직 수면 아래에 있으나 올해 최저임금 인상 폭을 둘러싼 노사 갈등도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1만원 이상을 요구할 것으로 확실시되며, 경영계 역시 코로나19 상황을 이유로 동결 또는 삭감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최저임금위는 제1차 전원회의만을 연 상태로, 사무국 측은 차기 일정을 잡으려면 12대 위원 위촉이 오는 13일이든 그 이전이든 우선 발표가 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일단 유임이든 교체든 있고 나서야 합의를 거쳐 2차 전원회의를 이달 말(18일 잠정) 개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는 고용부 장관의 심의 요청(3월31일) 이후 90일 안으로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해야 한다. 물론 노사 이견이 큰 탓에 이 기한을 지킨 적은 많지 않다. 작년에도 법정 기한을 크게 넘긴 7월14일 새벽 최종 의결이 이뤄졌다.

현실적인 심의 마감일은 7월 중순이 된다. 이는 고용부 장관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하는 마지막 날(8월5일)로부터 고시 절차에 소요되는 2주를 역산한 결과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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