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코로나만 아니면 與에 촛불 들었다…김어준은 성역이냐" 성난 20대들

민주당 초선모임 '더민초' 간담회에서 쓴소리 쏟아내
조국 사태, 군가산점제, 젠더갈등 곳곳서 비판…송영길 "청년 아픔에 공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2021-05-06 18:20 송고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게 듣는다' 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1.5.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게 듣는다' 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1.5.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4·7재보궐선거 참패 이유로 지목된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자)의 쓴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병역제도 개편 정책은 물론 조국 사태, 방송인 김어준씨 등을 언급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아니었으면 촛불집회 대상은 민주당이 됐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20대 청년 10명 안팎의 인원이 참석해 민주당에 대한 가감 없는 비판의 목소리를 전했다.

◇"조국 사태, 사과 했나 안 했나…짧은 사과도 어렵나"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지만 문재인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20대 박모씨는 그간 민주당 내 금기시됐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해 "사과를 했나, 안 했나"며 따져 물었다.

박씨는 "초선 5명이 사과할 용의가 있다고 했는데 엎드려 절 받듯 받는 게 사과인가"라며 "결국 더민초도 조국 사태에 대해 논의하지도 않았다. 짧은 사과도 어렵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TBS 불공정 방송과 출연료 논란에 휩싸인 방송인 김어준씨에 대해 "김어준은 출연료, 편향성 문제에도 성역인가"라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 배후 주장 제기 등 이것이 과연 시민·독립 언론인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계속하는 건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씨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은 어디 갔나. 일자리 상황판의 행방이 묘연하다"며 "(20대에게) '어떻게 너희들이 국민의힘을 찍느냐'는 오만한 반응에 20대는 보란 듯이 반대로 가고 배를 옮겨 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개혁의 주체일 수도 있지만, 개혁의 대상일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의 간사 고영인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게 듣는다' 간담회에서 20대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1.5.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의 간사 고영인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게 듣는다' 간담회에서 20대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1.5.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촛불집회 대상은 민주당"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로 소개한 20대 남성 이모씨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정유라씨 특혜 등에 분노해 촛불집회에 열심히 참석했다"면서도 "하지만 윤미향, 조국 사태 등으로 20대들은 민주당에 엄청나게 실망했다.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촛불집회 대상이 민주당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30 청년층의 이탈을 막기 위해 민주당이 내놓은 병역제도 개편 정책에 대해 "젠더 갈등과 무관하다. 이름만 다른 군가산점에 불과하다. 어리석다"는 비판이 나왔다.

20대 남성 최모씨는 "이렇게 멍들어 있는 사회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동시에 이런 사태가 만들어진 원인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고 입을 연 뒤 "군가산점제의 담론은 젠더 갈등과 무관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씨는 "민주당은 재보선 참패 이후 20대 남성이 돌아선 것 때문에 (병역 관련 정책을) 여러 개 내놓고 있다. 국방노동자 예우에 관한 법률을 발의한다는 기사도 봤다"며 "이름만 다른 군가산점제에 불과하다. 어리석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성 문제는?…대통령부터 성인지 감수성 점검해야"

청년 문제가 남성 청년 문제 위주로 다뤄지고 여성 청년 문제는 여성 문제로 분류되는 것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20대 대학생 최모씨는 "여성 발전과 쇄신을 여성 의원에만 떠넘겨선 안 된다. 민주당 구성원들이 여성 청년 문제를 듣고 해결하려고 하는지 회의적"이라며 "대통령부터 보좌진까지 자신의 성인지 감수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젠더갈등이라는 프레임이, 기성정치가 청년을 남성으로 상정하는 것과 합쳐지면서, 20대 여성들에게 더 폭력적 효과를 내왔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20대 남성 표에 집중하면서 페미니즘 문제들이 여성뿐 아니라 남성까지 제기하는 청년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청년 목소리는 다시 묻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화상으로 간담회에 참석한 송영길 대표는 "민주당이 아빠의 심정으로 아픔에 공감하고 뒷받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더민초 운영위원장 고영인 의원은 "마음에 담아두셨던 것들을 편하게 잘 얘기해주시고, 저희가 쓴 약으로 받아들이고 변화와 새 정책 대안을 만드는 데 적극 염두에 두겠다고 약속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ddakbom@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