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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중국은 우리 은인…국제법 판결은 휴짓조각"

친중 행보에 여론 악화…'갈팡질팡 외교' 비판도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2021-05-06 15:15 송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친중 성향으로 유명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와중에 "중국은 우리의 은인"이라며 중국 편을 들었다. 현지 언론은 "대통령이 중국을 친한 친구로 보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6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오후 TV 연설에서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최대 공급국"이라며 "중국에는 은혜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필리핀은 중국산 백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필리핀은 중국 시노백사로부터 백신 2500만회분을 확보했으며, 현재까지 수령한 백신 대다수가 시노백 백신이다.

두테르테 대통령 본인 또한 중국 국영 제약사 시노팜의 백신을 맞았다.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이 남중국해의 90%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을 일축한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2016년 판결을 "휴짓조각"이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우리는 이겼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며 "이런 것은 휴짓조각이다. 쓰레기통에 버려주겠다"고 발언했다.

중국은 해변을 따라 'U'자 형태로 인공섬을 건설, 군사 기지화한 다음 남중국해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했다. 2016년 7월 PCA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은 채 여전히 남중국해 90% 이상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중국해의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중국 선박들이 무더기로 정박하면서 해상 경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저 해역에 해군이나 해안경비대를 보낼 필요가 있겠느냐"며 "병사들의 목숨을 낭비할 뿐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 같은 친중 행보에 대한 필리핀 현지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다. NHK는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중국을 친한 친구로 보는 대통령이 중국과의 적대를 피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두테르테 행정부의 외교가 갈팡질팡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은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에 "못생긴 멍청이" "꺼져버려" 등의 막말을 퍼부었다.

그러나 그는 하루 만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사과해야 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필리핀의 관련 인사는 발언할 때 기본 예의와 신분에 맞게 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pb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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