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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청문회' 된 해수부장관 청문회…박준영 "겸허히 수용"(종합)

해수부 장관 인사청문회, 부인의 '도자기 밀반입·판매 의혹'에 종일 시끌
野 "난파선 도자기 사진인 줄, 영국서 궁궐 사셨나"…與 "후보자와 가족 구분할 필요" 방어막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김유승 기자 | 2021-05-04 17:50 송고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2021.5.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2021.5.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는 4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그의 부인이 다량의 외국산 도자기 장식품을 국내 불법 반입해 판매했다는 이른바 '도자기 의혹'에 휘말려 종일 진땀을 흘렸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도자기 의혹 공세를 이어갔고 박 후보는 거듭 송구하단 입장을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박 후보 부인이 영국에서 산 찻잔 등 도자기들 가격이 최소 3000만원에 달한다며 박 후보 부인이 취미 생활을 위해 도자기를 산 것으로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부인께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도자기 사진 8장 중 4장을 갖고 인터넷에서 가격을 계산해보니 최소 3000만원어치"라며 "후보자를 위해 가장 낮은 가격을 잡은 것인데, 고가 제품이 많고 백화점에 가면 100만~200만원짜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자 재산 정도나 후보자 수입 등에 비춰볼 때 공직자 부인이 이것을 벼룩시장에서 취미로 샀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며 "사진을 보니 W사의 찻잔, R사의 접시 등 웬만한 사람들은 한 세트를 사려고 해도 손이 덜덜 떨리는 제품들"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박 후보는 "영국 생활할 때 제 아내가 본인의 용돈을 갖고 벼룩시장에서 사들여 물량이 많은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아내가) 벼룩시장을 가 보니 너무 싸서 수집하는 데 재미를 들였다. 퇴직 후 노후에 카페라도 운영하려다 보니 좀 많은 물량을 샀다"고 해명했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부인의 고가 도자기 불법 판매 의혹에 대한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의 자료를 보고 있다. 2021.5.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부인의 고가 도자기 불법 판매 의혹에 대한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의 자료를 보고 있다. 2021.5.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반면 농해수위 여당 간사인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 부인 관련 의혹을 놓고 후보를 검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의원은 "후보자 본인과 후보자 연관된 사람들을 구분해서 보는 경중의 문제가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그는 "후보자 본인의 비위와 문제인지 아니면 후보자와 연관된 아들, 딸, 부인과 연관된 사안인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며 "해수부 장관의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은 후보자 본인이라 후보자 본인 문제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나머지 아들딸과 연관된 부분에 대해선 그 깊이와 범위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모든 국민은 해외에서 물건을 사서 국내에 들어올 때 세관 신고를 하는데, 후보 배우자는 배우자가 외교관이란 신분을 이용해 이를 무시한 것"이라며 "이에 대한 엄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나아가 이런 걸 일부 판매할 목적도 있었다는 것을 오전에 말씀하셨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당 정점식 의원은 "지금까지 부인이 취미 생활로 찻잔 세트를 중고시장에서 구입했다고 했는데 커피잔 400여개를 취미 생활로 보관하기 위해, 사용하기 위해 매입하는 분이 대한민국에 누가 있겠냐"며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초기 단계부터 판매 목적으로 들여온 거고, 그렇다면 당연히 이건 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배우자 행위라고 해서 신고 주체인 후보자가 억울해할 필요는 없다"며 "왜 후보자 개인 문제가 아니고 배우자 문제를 청문회장에서 이슈로 제기하느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제 불찰과 실수,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제가 책임져야 한다"며 "다만 이삿짐 신고할 때 중고물품으로 쓰고 있었으니까 크게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업체도 그런 부분 조언이 없어서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관세 관련 문제가 있다면 관세청에서 나오는 처분대로 제가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오전 질의에서도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박 후보 부인이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관련 사진들을 공개하며 "이 사진을 처음 접했을 때 난파선의 보물을 건져 올린 사진인 줄 알았다"며 "외교부에 확인해보니 후보가 지낸 공간은 30평밖에 안 되는데 저 도자기 장식품을 실제로 사용했다는 거짓말을 지금 국민들한테 믿으라는 거냐. 궁궐에서 사셨냐. 영국에서"라고 따졌다. 

정점식 의원은 "관세법 시행규칙상 (국내 이사 전 사용기간) 3개월 이상을 충족하지 않은 물품은 이사 물품이 될 수 없다. 신고대상을 신고하지 않은 미신고 밀수"라고 꼬집었고, 이만희 의원도 "지금 단순한 도덕성 문제를 넘어서 실정법 위반 사항이다. 관세청과 협의할 게 아니라 후보자가 관세청의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박 후보는 2015~2018년 주영 한국대사관 공관 참사관 근무 당시 그의 부인이 영국 벼룩시장에서 구매한 다량의 도자기 장식품을 귀국 당시, 관세를 내지 않고 국내 반입해 '관세 회피' 의혹을 받고 있다. 귀국 후 국내에 차린 카페에서 소매업 등록하지 않은 채 반입품들을 불법 판매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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