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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린다, 빌 게이츠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혼 결심"-로이터

"게이츠 부부 불화의 시작은 공동명의 재단 연례서한"
멀린다 "당당히 일어서서 동등해지는 법 배웠다"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21-05-04 15:08 송고
빌 게이츠와 부인 멀린다 © 로이터=뉴스1
빌 게이츠와 부인 멀린다 © 로이터=뉴스1

빌 게이츠(65)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와 부인 멀린다(56) 사이 불화는 공동 명의로 설립한 재단의 연례서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3일(현지시간) "멀린다가 빌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오랜 여정 끝에" 이혼을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2013년 멀린다가 남편 빌에게 두 사람이 공동으로 설립한 '빌앤멀린다 게이츠재단'의 연례 서한을 공동 명의로 작성하자고 제안하는 과정에서 큰 다툼이 있었다.

멀린다는 2019년 집필한 저서 '끌어 올려야 할 때'(The Moment of Lift)에서 "논쟁이 뜨거워졌다. 빌은 그동안 연례서한이 수 년동안 재단을 위해 잘 작동하며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왜 바꿔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멀린다는 연례서한에서 첨부형태로 피임과 관련한 별도의 부분을 작성하고, 빌은 주요 서한을 통해 재단에서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쓰는 것으로 두 사람은 합의했다.
이듬해 2014년의 경우 멀린다는 "가난한 이들의 진전을 가로 막는 세가지 미신" 중에서 한 가지를 쓰고 빌은 나머지 두 가지를 맡았다. 그리고 마침내 2015년 두 사람은 재단의 연례서한을 공동 명의로 보냈다.

멀린다는 저서에서 자신의 성격이 원래 "수줍음을 많이 타고 조용했다(shy and private)"며 연례서한을 계기로 "빌은 동등해지는 방법을 배워야만 했고, 나는 당당히 일어서서 동등해지는 법을 배워야만 했다"고 적었다.

억만장자인 게이츠 부부는 27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낸다고 밝혔고 빌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려는 멀린다의 오랜 여정은 이제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텍사스주 출신의 컴퓨터 과학자인 멀린다는 빌과 계속해서 재단을 공동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지만, 이제 여성인권가로서 독립적으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멀린다는 여성, 가족에 집중하는 투자회사 '피보털벤처스'(Pivotal Ventures)를 설립했고 직접 쓴 책의 내용도 여성의 인권신장(female empowerment) 이슈를 주로 다뤘다.

멀린다는 자신의 책에서 "세계의 절반이 뒤처지면 아무도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마침내 깨닫고 있다"며 "데이터는 분명하게 보여준다: 힘을 가진 여성들이 사회를 바꾼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멀린다의 영향력 범주는 빌과의 재산 분할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경제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빌의 재산은 1305억달러로 추산된다. 게이츠 부부는 이혼 서류에서 재산 분할과 관련해 합의했지만, 누가 얼마를 가져갈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이번 소식은 2년 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이조스와 부인 맥켄지 스캇의 이혼 이후 가장 큰 주목을 받는다. 스캇은 2019년 이혼으로 아마존의 지분 4%를 확보했고 천문학적 돈을 기부했다. 지난해 12월 스캇은 앞서 4개월 동안 푸드뱅크, 긴급구제펀드로 41억달러를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 테크 저널리스트는 멀린다와 스캇은 다르다며 "멀린다는 피보탈벤처스를 통해 막대한 금액을 투자했고 빌과 함께 오랫 동안 게이츠재단을 이끌어왔다. 크게 바뀔 것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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