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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기지에 또 물자·장비 반입…'업그레이드 정말 아닌가?'

국방부 "발전기 교체, 체계 능력 변화와 무관" 설명에도 의문 여전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21-04-28 18:40 송고
28일 오전 경찰의  경비속에 경북 성주군 소성리 고고도미시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에 사드 포대용 이동형 발전기가 반입되고 있다. (사드 철회 소성리 종합상황실 제공) 2021.4.28/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28일 오전 경찰의  경비속에 경북 성주군 소성리 고고도미시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에 사드 포대용 이동형 발전기가 반입되고 있다. (사드 철회 소성리 종합상황실 제공) 2021.4.28/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예고됐던 대로 28일 경북 성주군에 위치한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에 사드 관련 발전기 등 장비와 시설공사용 자재가 반입됐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성주 사드기지엔 사드 포대용 이동형 발전기와 지원 장비를 비롯해 기지 근무 장병들의 숙소 등 생활환경 개선 공사용 자재·장비, 부식 등을 실은 트럭 등 차량 40여대가 현지 경찰들의 통제 속에 속속 진입했다.

국방부는 이날 사드기지로 반입된 장비 중 이동형 발전기에 대해 "2017년 기지 내에 배치된 2대 가운데 1대를 교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국방부는 이번 사드 관련 장비 및 물자 반입이 "사드체계의 능력 변화와는 무관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장비 반입 등을 저지하기 위해 시위를 벌인 인근 지역 주민과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이 같은 국방부 설명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
이들 단체 회원은 이날 '사드철회평화회의' 명의로 낸 성명에서 주한미군이 작년 5월에도 우리 국방부 등의 협조 아래 성주기지 내로 사드 포대용 발전기 등 장비를 반입한 사실이 있음을 들어 "오늘(28일) 발전기와 공사 자재 등 반입 작전은 사드 성능개량과 정식 배치를 위한 수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주한미군은 수년 전부터 사드와 기존 '패트리엇'(PAC3) 지대공 유도탄을 통합 관리·운용하는 탄도미사일 요격체계 구축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긴급작전요구'(JEON)로 불리는 이 구상엔 △사드 발사대의 원격 조종과 △사드 레이더(AN/TPY-2)를 이용한 패트리엇 미사일 원격 발사, 그리고 △이 레이더를 이용한 패트리엇 및 사드 발사대 통합 운용 등 3단계 개량작업이 포함된다.

28일 오전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경북 성주군 소재 고고도미시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 인근에서 경찰과 충돌 후 쓰러진 사드 반대 시민단체 회원이 들것에 실려 이송되고 있다. (사드 철회 소성리 종합상황실 제공) 2021.4.28/뉴스1
28일 오전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경북 성주군 소재 고고도미시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 인근에서 경찰과 충돌 후 쓰러진 사드 반대 시민단체 회원이 들것에 실려 이송되고 있다. (사드 철회 소성리 종합상황실 제공) 2021.4.28/뉴스1

이런 가운데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달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미 미사일방어청(MDA)이 3가지 특정 역량(specific capabilities)을 구축하는 중이다. 그 가운데 하나는 이미 이곳(한국)에 있고 다른 2가지는 올해 설치될 것"이라고 밝혀 이 같은 사드 개량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당시 우리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주한미군사령부에 공식 확인한 결과, 에이브럼스 사령관 발언은 새로운 장비 또는 부대의 한반도 추가배치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지만, JEON에 따른 사드 개량은 기술적·소프트웨어적 작업이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

오히려 JEON에 따른 사드 개량은 "무결성 확보를 위해 전력 공급체계 개선을 필요로 한다"는 이유에서 연이은 발전기와 관련 지원 장비 반입이야 말로 "개량 작업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음을 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성주기지엔 사드 포대 1개가 배치돼 있다. 이 사드 포대는 발사대 6기와 레이더, 그리고 각종 전자장비·통제장비·냉각장비·발전장비 차량 각 1대로 구성된다. 발사대 1기엔 요격미사일 8발이 탑재된다. 현재 성주기지의 사드 포대를 이용해선 동시에 요격미사일 48발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단 얘기다.

그러나 이 사드 포대는 정식 배치가 아닌 '임시' 배치 상태다. 환경영향평가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지난 2017년 4월 성주기지의 사드 배치와 관련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뒤인 같은 해 7월 '일반환경영향평가'로 전환했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평균 6개월 정도 소요되지만 '일반환경영향평가'는 통상 1년 이상이 걸린다. 그러나 현재 성주 사드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는 4년째 제 자리 걸음이다.

이 때문에 기지 내 한미 양국 군 장병들은 여전히 컨테이너와 옛 골프장 부지 내 클럽하우스 등에서 생활하고 있고, 각종 장비·물자를 기지에 반입할 때마다 반대 주민들과 경찰 간 충돌도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한미군은 주민 반대 때문에 평소 연료나 부식 등을 기지 내에 반입할 땐 헬기를 이용하지만, 대형 장비 등은 이번처럼 매번 우리 국방부와 현지 경찰의 협조를 얻어 기지로 옮기고 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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