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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백약이 무효…'진주시민 잠깐 멈춤'으로 극복하자

(경남=뉴스1) 한송학 기자 | 2021-04-28 15:13 송고 | 2021-04-28 18:24 최종수정
한송학 기자 © 뉴스1
인구 30만명이 조금 넘는 중소도시 경남 진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사태가 예사롭지 않다.

하루가 멀다하고 확진자가 쏟아지고 집단감염의 발생 빈도도 잦다.

그동안 진주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코로나19 집단감염은 8차례 나 된다. 현재 진행 중인 집단감염도 4~5개 정도다. 몇 개 유형은 집단감염 초기로 이미 앞서 여러 집단감염 유형에서 경험했듯이 앞으로 더 어떻게 번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과거의 사례들을 볼 때 집단감염은 누구를 탓한다고 예방되는 것도 아니고, 방역당국에서 시키는대로 한다고 피해갈 수도 없다. 스스로가 책임 있는 방역의식으로 나 자신과 가족, 지역사회를 지켜나가야 한다.

코로나 정국에서 우리는 정부에서 만들어 놓은 지침에 따라 인원수를 제한하고 거리두기 단계별 영업시간 엄수 등 방역수칙만 잘 준수하면 시민으로서의 방역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수칙을 지키지 않아 적발되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비난하는 게 우선이었고, 방역당국의 관리·감독에 조금이라도 틈이 생기면 무능한 행정으로 몰아세웠다.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지역사회에 감염병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시민들 스스로가 책임 있는 자세로 이 위기를 극복해야겠다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진주시에서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진주시민 잠깐 멈춤' 캠페인을 지난 23일부터 5월 6일까지 추진 중이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집단과 장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광범위하게 전파될 위험성이 커짐에 따라 감염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려는 게 주목적이다.

△약속은 미뤄두고 △의심되면 검사 △함께해야 이겨내고 △잠깐 멈추면 코로나는 멀어진다 등이 캠페인의 골자다.

처음에는 이 '멈춤' 캠페인에 대한 시민 반응은 시큰둥했다. 하지만 최근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발생하는 집단감염에 시민들이 스스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집단감염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수개월째 지속되는 시국에 흥청망청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유증상으로 목욕탕 가고, 감기 증상에서도 검사받지 않고, 확진됐지만 밝혀지기 싫은 사생활이 들통날까 봐 거짓 진술을 해 사태를 확산시켰다. 음식점으로 등록해 놓고 노래방 꼼수 영업으로 집단감염을 유발하고, 종교시설 관련 집단감염을 경험하고도 또 교회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다양한 유형과 이미 경험해 본 유형에서도 감염병이 발생하자 시민 스스로가 책임 있는 방역의식이 필요하다고 깨달은 것이다.

잇단 집단감염 사태로 진주는 코로나19 도시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비난의 대상은 집단감염 유발자가 아닌 진주시민 모두가 될 수 있다.

시장 탓, 공무원 탓, 집에 있지 않고 놀러 갔다가 걸린 탓, 이 시국에 밖에 나가서 밥 먹은 탓 등등. 이제는 남 탓만 할 시기가 아니란 것이다.

이제는 진주시민이 위대한 시민의식을 발휘할 때이다. 시민도 방역당국도 이제는 모두가 지칠 때로 지쳐 멈춰야 한다. 시에서 추진하는 캠페인처럼 딱 2주간 '잠깐 멈춤' 해 감염병이 영원히 멈출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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