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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윤여정 감격 수상→"브래드 피트 드디어 만나" 재치 소감까지(종합)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서 한국 배우 최초 여우조연상 받아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1-04-26 11:40 송고 | 2021-04-27 16:57 최종수정
배우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도착해 레드카펫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배우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도착해 레드카펫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배우 윤여정(74)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이했다. 
윤여정은 26일 오전(한국시간, 현지시간 25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유니온스테이션과 돌비극장 등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 윤여정은 극 중 어린 손자들을 돌보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온 순자를 연기했다.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30여 개가 넘는 해외 연기상을 휩쓸었고, 미국 배우 조합상(SAG)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에서 여우조연상을 석권하며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이 이미 유력하게 예측된 바 있다.

이날 윤여정은 한국 배우 사상 처음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타며 한국 영화사 역시 새로 썼다. 또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 배우 두 번째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는 저력도 보여줬다.

앞서 지난 1958년 열린 제30회 때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2004년 펼쳐진 제76회 때 '모래와 안개의 집' 아그다슐루 쇼레, 2007년 진행된 제79회 때 '바벨'의 기쿠치 린코가 아시아 배우로서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됐고, 그중 우메키 미요시가 수상에 성공했다. 아시아 배우로는 네 번째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지명됐던 윤여정은 이날 수상에 성공하며, 아시아 배우 두 번째로 트로피를 품에 안는 영광을 누렸다.
윤여정이 이름을 올린 올해 여우조연상에는 마리아 바칼로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함께 노미네이트(후보지명)됐다. 

윤여정(왼쪽)과 브래드 피트 © AFP=뉴스1
윤여정(왼쪽)과 브래드 피트 © AFP=뉴스1


윤여정(왼쪽)과 브래드 피트 © AFP=뉴스1
윤여정(왼쪽)과 브래드 피트 © AFP=뉴스1
이날 여우조연상 시상은 할리우드 배우이자 영화 '미나리' 제작사 플랜B를 설립한 브래드 피트가 맡았다. 

브래드 피트는 이 자리에서 윤여정의 이름을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했고,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 드디어 만나서 반갑다"라며 "저희가 영화 찍을 때 어디 계셨냐, 정말 만나뵙게 돼 영광"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브래드 피트는 무대에서 조금 떨어져 박수를 치며 윤여정의 수상을 축하했고, 윤여정이 무대에서 내려오자 이를 에스코트하며 두 사람의 투샷이 잡혀 시선을 사로잡았다.
윤여정 © AFP=뉴스1
윤여정 © AFP=뉴스1
윤여정은 이날 역시 인상적인 수상 소감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모두 안겼다. 

윤여정은 "저는 한국에서 왔고 내 이름은 윤여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유럽분들은 많은 분들이 제 이름을 '여영'라고 하거나 '유정'이라고 부르시는데 모두 용서해드리겠다"고 말해 또 한 번 웃음을 줬다. 이어 "제가 사실 아시아권에서 살면서 서양 TV 프로그램을 많이 봤는데 오늘 직접 이 자리에 오게 되다니 믿을 수가 없다"면서 "그러면 제가 조금 정신을 가다듬도록 해보겠다"고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윤여정은 "저에게 표를 던져주신 모든 분 너무 감사드리고 '미나리' 가족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스티븐 연, 정이삭 감독님, 한예리, 노엘, 앨런 등 우리 모두 영화를 찍으며 함께 가족이 됐고 무엇보다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조차 없었다, 감사하다"며 "감독님은 우리 선장이고 또 저의 감독이셨다, 그래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재차 진심을 털어놨다. 

윤여정은 함께 후보에 올랐던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도 언급했다. 그는 "감사드릴 분이 너무 많은데"라며 "제가 사실 경쟁을 믿지 않는다"면서 "제가 어떻게 대배우 글렌 클로즈와 경쟁을 하겠나"라고 고백했다. 또 그는 "글렌 클로즈의 훌륭한 연기를 너무 많이 봐왔다"며 "다섯 명 후보들 모두 각자 다른 역할을 해냈기 때문에 사실 경쟁이 있을 수 없다"면서 "그냥 운이 좀 더 좋아서 서있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또 윤여정은 두 아들과 자신의 스크린 데뷔작 '화녀'를 연출한 김기영 감독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윤여정은 "두 아들에게 감사하다, 두 아들이 저한테 일하러 나가라고 종용한다"고 너스레를 떤 뒤 "제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게 됐다"고 또 한 번 고마워했다.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님께도 감사하다"며 "저의 첫 감독님이셨다, 저의 첫 영화를 함께 만드셨는데 여전히 살아게셨다면 저의 수상을 기뻐해주셨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여 감동을 더했다. 

한편 '오스카상'으로도 불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관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올해 시상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두달가량 늦은 이날 개최됐다. 우리나라 배우 윤여정 한예리가 출연한 미국 독립영화 '미나리'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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