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미중, 기후변화 한목소리 내면서도 주도권 경쟁…한국엔 기회

22일 바이든 주재 '기후 정상회의'에 시진핑 참석
전문가 "韓 선제적·적극적 대응으로 협력 모색해야"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21-04-22 17:48 송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지구의 날'을 맞아 열리는 기후 정상회의에 나란히 참석한다.

미중 양국은 현재 경제·외교·안보·군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전 방위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이번 회의는 비록 화상으로 진행되지만 두 정상 간엔 대면회의 이상의 거센 '신경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미중 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데 주력해온 우리 정부로선 이번 회의가 우리만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며 활동 폭을 넓힐 수 있는지를 시험해볼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중 양국 모두 그동안 전 세계적 과제인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과 상호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관련 의제를 주도하거나 연계산업을 활성화·발전시켜가는 과정에선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상호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시 주석의 경우 이번 바이든 대통령 주재 기후 정상회의에 앞서 이달 16일 기후변화 대응을 주제로 프랑스·독일과의 3국 화상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회의 규모만 봤을 땐 이번 바이든 대통령 주재 정상회의가 훨씬 크지만, 일단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각국 정상들과의 협력 논의는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빨랐다는 얘기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존 케리 기후특사를 중국에 보내 이번 기후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토록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었다.

게다가 시 주석이 프랑스·독일과 기후변화 대응을 주제로 정상회의를 개최한 배경엔 이들 유럽권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연계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4.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4.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실제 미 정부는 △태양전지 △풍력 터빈 △배터리 △전기차 등 기후변화 연계산업과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중국이 세계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의 이번 바이든 대통령 주재 기후 정상회의 참석 예정 사실을 회의 전날에야 공개함으로써 주목도를 높이는 데도 성공했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국의 이익만 앞세운 미국의 패권주의나 강압은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며 "미국 중심 정책의 들러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오는 2030년까지 달성할 자국의 새로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작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미 2030년까지 자국의 탄소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시키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미중 양국은 그간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기후변화 대응을 상호 협력 가능한 의제로 제시했었으나, 실제론 모두 '경쟁' 영역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9일 '기후변화와 미국의 리더십'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지금 우린 기후변화 대응에서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며 "이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우린 우리의 이익과 가치를 반영한 세계 기후 미래를 만들 기회를 놓치고 많은 미국민들도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리나라가 미·중 간 대결구도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선제적·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래야 추후 각국과의 연계산업 등 분야에서도 우리에게 기회가 제공될 뿐더러 협력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보도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기후변화를 포함한 글로벌 현안에서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ys4174@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