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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SKT 중간지주사, 당분간 합병 안한다…하이닉스 투자 규제 그대로

내년 개정안 시행 전 연내 인적분할 완료 위한 '주주 달래기'
합병 보류 SKT 주가에는 긍정적…수년내 합병 추진될듯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1-04-14 06:24 송고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2016.7.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2016.7.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개편을 본격화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SK텔레콤은 분할 후 신설될 투자 중간지주사를 SK그룹 지주사인 ㈜SK와 당분간 합병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투자 중간지주사 산하로 편입될 SK하이닉스도 합병 전까지는 여전히 '손자회사' 지위를 유지하게 돼 증손회사 100% 지분 요건 등 투자제한을 그대로 받게 될 전망이다. 

◇연내 인적분할 완료 위해 '주주 달래기' 나선 SKT "합병 당분간 안해요"

14일 재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배구조개편을 위해 인적분할을 연내 완료한다. 이 과정에서 '오너 지배 구조 강화' 등 그동안 논란이 제기됐던 '㈜SK와의 합병'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 고위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분할되는 신설법인과 ㈜SK의 합병은 당분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SK하이닉스가 지주사  ㈜SK의 '손자회사'라는 지위 때문에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에 제약이 많은 것을 해소하는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라 손자회사는 기업인수시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고 합작투자사 설립도 불가능해 사업 확장에 제한이 크다.

SK텔레콤은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 중간지주사(신설)와 사업 중간지주사를 만들고 SK하이닉스를 투자 중간지주사의 자회사로 둘 계획이다. 추후 ㈜SK가 투자 중간지주사를 흡수합병하면 SK하이닉스가 ㈜SK의 손자가 아닌 자회사가 돼 투자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더구나 내년부터 시행되는 개정 공정거래법에 따라 신규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율을 30%까지 높여야 한다. SK텔레콤이 올해 안에 인적분할을 완료하지 못하면 그 이후 하이닉스를 중간지주사 자회사로 두기 위해선 지분 10%를 추가 매입해야한다는 얘기다. 현 주가 수준만 유지해도 10조1500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 올해안 중간지주사 설립이 SK텔레콤의 최우선 과제인 이유다.

그런데 ㈜SK와 투자 중간지주사가 합병을 하게 되면 대주주의 지분을 희석시키지 않기 위해 신설회사의 주가를 억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 지난 3월25일 진행된 SK텔레콤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한 주주가 이 내용을 박정호 대표에게 질문하기도 했다. 당시 박 대표는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주가 부양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SK텔레콤에 정통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개정법 적용을 받지 않기 위해 올해 안에 인적분할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인데, 만에 하나 주주 우려가 커져 임시주총에서 분할 안건이 '부결'이라도 된다면 큰 일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이에 주주들의 우려를 씻기 위해 합병을 당분간 보류하겠다고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 보류는 사실상 SK텔레콤 기존 주주 '달래기'용이라는 것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3.25. /뉴스1 © News1 김정현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3.25. /뉴스1 © News1 김정현 기자

◇지주사 합병 안하면 하이닉스 투자제한은 동일…수년내 합병 재추진 할 듯 

㈜SK와 투자 중간지주사가 합병하지 않는다면 SK하이닉스는 여전히 그룹지주사인 ㈜SK의 '손자회사'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중간지주사 형태로 신설법인을 설립해 공정위에 신고를 하더라도, 전체 그룹사에서 여전히 '손자'의 위치라면 기존 손자회사에 해당하는 투자제한 규제를 고스란히 받는다. 

공정위 기업집단국 관계자는 "법적으로 '중간지주'라는 용어는 없지만 기업 내 부분집단에 대한 지주사는 '신고'를 하면 설립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부분지주사의 자회사라 하더라도 전체 기업집단에서 '단계'가 여전히 손자회사의 위치에 해당한다면 규제는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SK텔레콤은 투자 중간지주회사와 ㈜SK의 합병은 추후에라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합병 보류 기간은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았으나 업계는 3년~5년 정도를 보고 있다. 

다만 인적분할 이후 즉각적인 합병을 하지 않을 경우 SK텔레콤 주가에는 보다 긍정적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관측이다.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주가에 부정적이라며 '관망'을 권유했던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와 분할신설법인의 합병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마련한다면 SK텔레콤 주가는 한단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서서히 SK텔레콤 주식 재차 매수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고 전망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SK와 합병을 고려하지 않는 인적분할은 SK텔레콤 기업가치에 오히려 긍정적"이라면서 "자회사 IPO 추진을 통해 기업가치 재평가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목표주가를 32만원에서 34만원으로 6.3% 상향한다"고 밝혔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2016.7.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2016.7.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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