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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서울시의장, 오세훈 출근날 공무원에 엄포 메일…협박이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2021-04-10 05:30 송고
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지난 8일 오전 취임 첫 외부 일정으로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를 찾아 김인호 시의회 의장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서울시의원 109명 중 101명이 민주당 소속으로, 오 시장의 1년 3개월 임기동안 원할한 시정 운영 등을 위해서는 서울시의회의 협조가 절실하다. © News1 오대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의회와의 밀월이 단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서울시 의회는 의원 109명 중 10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이른바 '절대야당'이다. 오 시장인 지난 8일 취임 첫 행선지로 서울시 의회를 찾아 '협조'를 당부할 때까지만 해도 양측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같은날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이 메일' 한통을 보내는 것을 계기로 분위기가 격변했다.

국민의힘측은 오 시장이 첫 출근하는 날 공무원에게 엄포성 메일을 보낸 것은 일종의 협박이다며 발끈했다. 김 의장은 "당부와 격려를 했을 뿐인데 진의가 왜곡됐다"며 섭섭하다고 했다.

◇ 오세훈, 제일 먼저 서울시 의회 찾아 "잘 모시겠다"며 굽신

오 시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 8일 제일 먼저 서울시 의회를 찾아 김인호 의장, 김기덕 부의장, 김정태 운영위원장에게 "잘 부탁드린다", "잘 모시겠다"며 허리를 숙이고 또 숙였다.

오 시장으로선 거대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예방을 받은 서울시의회 집행부는 '박원순 전 시장 사업은 가급적 지켜주시라' '공무원들이 불이익 받지 않도록 해달라'는 당부를 했다.

◇ 김인호 의장 "공무원들 균형감각 잃지 말고 업무 차질없이"

김인호 의장은 하필이면 오 시장이 첫 출근하는 날 서울시 전체 공무원들에게 "존경하는 서울시 공무원 여러분…서울시 의회 의장 김인호 입니다"라며 메일을 보냈다.

김 의장은 "서울시 공무원 여러분께서는 공직자로서의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맡아온 업부를 차질없이 추진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편지 말미에 "협력과 협조를 다할 것이지만 집행부 여러분께서도 늘 의회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적극적인 소통과 교류의 자세를 보여 달라"는 요구를 오 시장에게 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 8일 서울시 공무원 앞으로 보낸 이메일 편지.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 8일 서울시 공무원 앞으로 보낸 이메일 편지.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 김근식 "吳가 부탁하러 간 날 왜 공무원 군기를, 협박과 같아"

이 소식을 접한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민주당의 오만과 독주는 국회나 서울시 의회나 다름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당의 4.7재보궐선거 기획을 맡았던 김 실장은 9일 페이스북에 "마치 국민의 지지로 뽑힌 대통령이 취임하는 날, 다수당 출신 국회의장이 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행정부 중앙부처 공무원에게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엄포놓는 것과 같다"며 "절대다수 의석 믿고 서울시 공무원 군기잡는 협박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굳이 메일을 보내고 싶으면 생산적 협치를 이루자며 서울시의원들에게 보내는 게 정상인데 신임시장이 시의회 협조를 부탁하러 간 날 서울시 공무원을 겁박했다"며 "이는 비정상적 행태,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부당한 처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오만과 독주는 국회와 서울시의회가 서로 따라 배우는 거냐"고 혀를 찼다.

◇ 김인호 "진의가 왜곡됐다…격려와 위로, 당부를 담은 것"

그러자 김 의장 역시 페이스북에 "제 진의가 어긋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에 메시지를 남긴다"며 "고생 끝에 새로운 시장이 오셨으니, 앞으로 시민을 위해 새로운 시정을 함께 잘 펼쳐달라는 뜻이었다"고, 억울하다며 해명에 나섰다.

김 의장은 "의회 대표로서 당부와 격려를 담아 메일을 보낸 것"이라며 다만 "시민을 대신하여 '민생회복'과 '안정적인 시정운영'을 강조하기는 했다"며 오세훈 시장에게 당부 겸 요구는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 본심을 일부 언론에서 곡해하여 기사화돼 아쉬운 마음이 든다"며 자신의 말이 맞는지 틀렸는지 한번 이야기 해달라며 메일 전문을 공개했다.

서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 현장. 공사중 정부서울청사 앞 도로에서 조선시대 수로, 담장, 기단 등 문화재가 나와 관계자들이 발굴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 News1

◇ '광화문 공사 중단설'에 김인호 "의회 동의 필요…吳 마음대로 중단할 사항 아냐"

오 시장이 진행중인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잠정 중단시킬 것으로 보인다라는 일부 보도에 김 의장은 "시장 뜻대로, 마음대로 중단할 사항이 아니라 의회 동의를 구해야 한다"며 서둘러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 의장은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미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면서 "이를 중단한다는 것은 혈세낭비가 아니겠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수많은 시민공청회와 시민알림 과정을 거쳐서 시행된 사업이기에 이 사업을 중단한다면 혼란만 초래할 일이다"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오세훈 시장은 광화문 공사와 관련해 아직까지 직접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후보 시절 광화문광장 사업을 두고 "누구를 위한 공사"냐며 재검토를 예고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이) 광장 사업 관련 언급은 없으셨고 조만간 업무보고를 드릴 것"이라면서 그 이후에야 계속 진행할지, 잠정 중단할 지 등의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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