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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쓸 때 알아봤다"는 與…참패 최대 피해자된 추미애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2021-04-10 06:30 송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월 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방명록에 '공정과 정의를 향한 대통령님의 꿈과 도전을 한순간도 잊지 않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추미애 페이스북) ㅇ© News1

4.7 재보궐 선거 참패 불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으로 튀었다.

그동안 추 전 장관은 은근히 '꿩 잡는게 매'라며 자신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잡을 수 있다라는 점을 부각, 차기 대선 출마 몸풀기에 들어간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하지만 재보궐 선거 뒤 여권 내부에서 '참패 원인'을 거론할 때마다, '자성의 목소리'를 낼 때마다 '추미애'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해 당내 입지가 확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참패 최대 피해자는 선거를 총괄 지휘한 이낙연 전 대표가 아니라 추미애 전 장관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이미 등판한 탓에 한 두방 맞아도 덜 아프지만 추 전 장관은 몸도 풀지 못한 상태에서 날아든 한방이어서 충격이 더할 것이라는 말이다.

◇ 민주 20-30 초선 "秋尹 갈등으로 국민 공감대 상실" · 노웅래 "당이 秋에 제동 걸었어야"

9일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전용기 등 민주당 20~30대 의원 5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은 많은 국민이 공감하는 정책이었으나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국민의 공감대를 잃었다"며 참패 배경에 추 전 장관이 들어있다고 했다.

민주당 비주류인 4선의 노웅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국 사건, 추-윤 갈등으로 이어지는 그 과정에서 당이 브레이크를 거는 역할을 못 했다"며 '추미애-윤석열' 갈등 양상을 오랫동안 노출,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으며 그 결과가 이번 선거로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 설훈 "추미애 대선 나설 때 아냐"· 유인태 "秋가 소설 쓰시네 할 때 왠지 예감이 불길" 

5선의 설훈 의원은 YTN과 인터뷰를 통해 "사람은 때가 있다. 나설 때가 있고 물러날 때가 있는데, 추미애 전 장관이 지금 나올 때인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며 "아직은 때가 아니다"고 추 전 장관을 내 몰았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지난 연말 추윤 갈등으로 윤 총장 대선후보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과 관련해 "추미애 장관이 대통령과 정권에 제일 큰 부담을 줬고 지지율이 저렇게 된 것도 전부 그 탓이다"며 "(추 장관이) '소설 쓰시네' 할 때부터 왠지 예감이 아주 불길했다, 국민들에게 아주 밉상으로 비치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추 전 장관으로 인해 여당 큰 곤경에 처했다고 쓴소리 한 바 있다.

◇ 추미애 "국민이 부르면· 경제공부 등 노력을…" 대선 몸풀기 감추지 않아

추미애 전 장관은 지난 3월부터 "국민이 부르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대선 출마 가능성을 조금씩 내 보였다.

우선 지난 3월 3일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다"고 하자 4일 추 전 장관은 "오만하다"며 윤석열 잡는 사람은 역시 자신임을 선보였다.

또 3월 17일 제주도 방문길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를 서로 이해하고 이런 것을 함께 풀어나가야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대선에) 나설 수 있는 거지 아무 때나 나설 수 있는 건 아니다"며 말을 아꼈지만 '시대가 부른다'면 피하지 않을 뜻을 드러냈다 .

이어 3월 23일 라디오 인터뷰에선 "국민들께서 인정하고 부르시면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으면 되는 것"이라고 한 뒤 "언제든지 제 역할이 있으면 제대로 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겠다"며 대선 출마쪽으로 한발 더 나아간 발언을 했다.

3월 13일엔 "지난주 부터 경제학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14일엔 '미세먼지'를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 이낙연 사면 발언 뒤 강성 친문 "차기는 추미애" · 참패 추미애 책임론, 희생양 삼기 시각도

추미애 전 장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여권 강성 지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런 때문인지 지난 1월 1일 이낙연 전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제기했을 때 강성 친문은 " 추미애에게선 대통령의 아우라가 보인다", "추미애 장군이 칼을 들고 적진으로 돌격했는데 후방에 있던 이낙연은 자기가 왕이 되겠다며 방해만 하고 있다", "대선후보는 추미애, 당대표는 박주민으로" 등 추 전 장관 지지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대주주인 친문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던 추 전 장관이 불과 몇 달만에 초선, 중진, 원로로부터 비판에 직면한 것에 대해 일부 정치 평론가는 참패에 따른 희생양이 필요했고 추 전 장관이 눈에 띈 것같다는 분석을 내 놓았다.

이낙연 전 대표에게 화살이 집중될 경우 상품성 좋은 후보 한 명을 잃기에 그 보다는 아직 등판전인 추 전 장관에게 과녁을 씌우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래 저래 추 전 장관은 선거 전과 후 확연히 달라진 여권 공기를 마시고 있는 건 만은 분명하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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