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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망상·성적 공상이 빚은 잔혹 범죄"…김태현 사이코패스 아닐지도

전문가들 분석 "성에 대한 공상 많은 '권력지향 성범죄자'"
"사이코패스 중요치 않아…성장배경·범행목적 등 살펴야"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이기림 기자 | 2021-04-09 06:00 송고
서울경찰청은 5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태현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태현의 출생년도(1996년생)와 함께 주민등록 상의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경찰청은 5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태현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태현의 출생년도(1996년생)와 함께 주민등록 상의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이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범행에서 드러난 과잉 폭력과 잔혹성을 볼 때 김태현이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인다면서도 실제 범행에 영향을 준 건 비뚤어진 편집적 성격과 성적망상 등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9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이코패스 성향보다 의심과 집착 등 편집적 망상으로 인한 비합리적 사고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공 교수는 "사이코패스는 범행을 은폐하거나 잡히지 않기 위해 교활하게 움직이지만 김태현은 피해자의 집에 3일이나 머물렀다"며 "범행을 감당할 수 없었고 범행 장소에서 생각을 정리하거나 수습하기 위해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범행을 저지른 뒤 25일 경찰에 검거될 때까지 시신이 방치된 집에 머물렀다. 

공 교수는 김태현이 자신의 목 등에 수차례 자해한 것과 관련해 "범행을 저지른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역시 일반적인 사이코패스와 다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과거 범죄 중 성에 대한 집착이 있는 것으로 미뤄 김태현은 성적공상을 갖고 있는 범죄자 유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김태현은 성에 대한 공상이 평균인보다 많으며 '권력지향적 성범죄자'로 여겨진다"면서 "'권력지향적 성범죄자'는 자신이 왕이 돼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가혹한 공격 행위를 보이는데 김태현이 바로 그렇다"고 분석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와 살인을 저질렀다고해서 사이코패스로 확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정신 문제, 범죄경력 등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면서 "상습적으로 속이고 거짓말하고 여성 피해자에게 과격한 폭력을 행사한 것을 보면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것 같지만 확신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이코패스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사이코패스 테스트가 범행의 핵심 동기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자칫 본질을 호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파일러인 배상훈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김태현의 범죄성이 그의 여죄나 범죄행위와 연관된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지 사이코패스 판정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김태현의 주장처럼 스토킹에 의한 우발적 범죄인지, 여죄를 감추기 위한 것인지 등을 가려내는데 사이코패스 테스트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도 "성공한 예술가나 지도자 중에 사이코패스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볼 때 사이코패스냐 아니냐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 "김태현의 성장배경, 범행목적, 사회구조의 영향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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