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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성찰의 시간' 들어간 박영선, 1년 뒤 다시 펼쳐질 무대

"회초리 겸허히 받아들인다"…캠프도 조용히 해산 예정
개인 패배보단 정권심판론 커…정치권 존재감은 여전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2021-04-08 10:15 송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힌 가운데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장 세 번째 도전이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선거 초반 '박영선 효과'를 일으켰고 이후 '21분 도시, 반값아파트' 등으로 자신만의 색깔 내기도 잊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박영선이 진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예상외로 큰 격차의 패배로 인해 정치적 위상에 상당한 내상은 남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총 190만7336표(득표율 39.1%)를 얻어 279만8788표(득표율 57.5%)를 얻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에게 89만1452표 차이로 패했다. 

박 전 장관은 전날 큰 격차로 뒤지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말을 아낀 채 결과를 받아들였다.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장관은 "회초리를 들어주신 시민 여러분들께는 겸허한 마음으로 제가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 가야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짧게 말했다.

이어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박용주 시인의 '목련이 진들'이란 시 구절을 인용하며 "사랑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 많은 강을 건넜고 깊은 산을 넘었다"며 "1000만 시민의 새로운 봄을 정성껏 준비했지만 그 봄이 지고 말았다. 이제 새로 피어나는 연초록 잎을 보며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두 달여 선거 기간 동안 박 전 장관을 물심양면으로 돕던 캠프도 빠르고 조용히 해산에 들어갔다. 박 전 장관 캠프 해단식은 이날 오후 2시 비공개로 진행된다. 이 자리에 박 전 장관은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분간 '깊은 성찰의 시간'을 보내겠다는 것이 박 전 장관의 계획이지만, 정치권에서 그의 존재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20%p 가까운 대패를 당했지만 선거 과정에서 얻은 것도 많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치러졌다는 원죄론 속 시장 후보로 선뜻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여권의 요구를 받아들여 장관직에서 내려와 선거에 뛰어드는 희생정신을 보였고, 선거 초반 '박영선 효과'라 불릴 만큼 바람을 탄 대중적인 인지도도 다시금 확인했다. 

선거 과정에서 '인물론'을 강조하며 국회의원과 장관 재임 시절 성과를 대중에 어필한 것도, 21분도시·재난지원금 10만원 지급 등 정책 선거에 열중한 측면도 있다. 

또 이번 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이 대두되자 친문 적자임을 강조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독자적인 목소리도 냈다.

비록 민주당이 차기 지도체제 구축과 대선 준비 국면에 들어서면서 당장은 그의 역할을 찾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1년 뒤 있을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 준비 국면에서 그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전 장관이 오 시장에게 밀린 것이라기보다는 부동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 외부 악재로 정권심판론이 우세하면서 민주당이 패배한 것"이라며 "사실 이번 선거에서 박 전 장관이 그렇게까지 크게 잘못한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본인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외부 효과가 있었다"며 "장관 재임 당시 성과 등 나름대로 능력은 검증된 인물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재기의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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