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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아파트만? 택배차량 못 들어가는 아파트 전국 419곳…해법 못찾아

지하 출입구 높이 2.3m, 택배차량 높이 2.5m
택배사·대리점연합회도 묘수 없어…"이해당사자 간 합의 중요"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21-04-06 17:22 송고
5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대단지 아파트 앞에 택배 차량이 주차돼 있다. 2021.4.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전국에 총 419개 아파트 단지가 택배차량의 진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서울 강동구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단지 내 지상도로의 차량 통행을 금지하면서 발생한 '택배 대란'이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었던 셈이다.

특히 주민 안전과 배송 편의를 둘러싸고 아파트 관리센터와 택배기사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지만 택배회사나 대리점협의회에서도 개입할 여지가 없어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 전국 419곳 택배차량 진입 어려워…경기도 가장 많아

6일 택배업계와 <뉴스1>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대단지 아파트 가운데 택배 차량 등 단지 내 지상도로의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있는 아파트는 전국 419곳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01곳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는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에 최근 몇년 간 대규모 신도시들이 조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이 75곳으로 다음을 차지했고 인천광역시도 49곳에 달했다. 그 뒤를 △경상도(37개) △충청도(31개) △전라도(11개) △강원도(8개) △울산광역시(5개) △제주특별자치도(2개) 순이었다. 

정부는 지난 2019년 1월, 택배 차량 출입을 위해 지상공원형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를 2.7m로 정했지만 전국의 419곳의 아파트는 정부 지침이 나오기 전에 건축 승인을 받아 지하 출입구 높이가 2.3m 밖에 안 된다. 일반적으로 택배 차량의 높이는 2.5m 가량이라 2.3m 높이의 지하 출입구에는 진입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아파트 측은 택배기사들에게 차량 높이를 낮추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택배기사 입장에서는 차량을 개조하면 그만큼 1회 배송물품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배송물량을 줄이거나 같은 구역에 2회 이상 배송을 하는 수 밖에 없다. 

택배업계 사정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탑차를 깎아서 저층으로 운영하면 기사 입장에서는 물건을 그만큼 못 싣지 못하다 보니 2회 배송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그렇지만 과거 택배차량이 지상에서 다니다가 어린 아이에게 사고를 낸 적이 있는 만큼 주민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이 사태를 바라봤다.

설 연휴 물류대란으로 일부 택배배송이 지연되고 있는 16일 서울의 한 택배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택배 분류 및 상하차 작업을 하고 있다. 2021.2.16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근본적 해결책 없어…단지내 거점 마련 등 상호 양보 필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이에 해당하는 아파트 경비실 앞에는 택배 상자가 쌓이고 있다. 주민들 역시 아파트 입구까지 택배를 받으러 나오는 불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고객의 집 문 앞까지 물건을 배송하는 택배기사 입장에서는 지상에서 손수레를 끌고 많게는 수십개나 되는 동을 일일이 다녀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양측 모두 불편함이 있는 만큼 문제 해결의 필요성이 크지만 어느 한 쪽이 먼저 자신의 입장을 양보하지 않는 이상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특히 현행법상으로는 아파트측의 이의 제기가 잘못됐다고 할 수 없는 만큼 택배기사들로서는 딱히 대처할 방법이 없는 형국이다.

기사들이 소속돼 있는 택배회사들이나 각 지역의 택배대리점연합회 역시 이 문제와 관련해 소속 기사들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는 반응이다. 아파트 관리기구나 주민협의체의 호응이 있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

그나마 현실적인 지원으로는 택배차량을 저층으로 개조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대주거나 해당 아파트를 배송 구역에서 제외시키는 방법 정도 유일하다. 다만 개별사업자인 택배기사들의 동의 없이는 선제적으로 조치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측이나 대리점연합회가 나선다면 해결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조직을 동원했다고 아파트측에서 반발할 수도 있어 역효과가 날 우려도 있다"며 "단지 내 거점 마련 등 주민과 택배기사가 조금씩 양보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0월 '택배 대란'이 일어났던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주민과 택배기사 간 갈등 끝에 아파트 내부 특정 거점에 택배를 전달하는 '거점 배송' 방식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다만 택배기사들이 무리를 지어 아파트측과 협의를 진행하기란 쉽지 않은 만큼 택배사측이 나서서 협의회를 구성해 아파트측과 협의에 나서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한 앞으로 지어지는 대단지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출입구의 높이가 2.5m 이하일 경우 건물을 올리는 과정에서 입주 예정자 단체에서 택배사나 대리점에 협조를 요청해 택배기사가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경우 택배기사로서는 사전에 차량을 개조하거나 배송지역을 조정하는 등 예상되는 문제에 대처할 수 있고, 또 입주자측과 협의 과정에서 특정 시간대에만 지상 출입구 통행을 허가 받는 등 융통성있는 조치가 발휘될 수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단지 아파트가 다 지어진다음 갑자기 택배차량 진입이 어렵다고 통보하면 기사들 입장에서도 난처하다"며 "아파트 완공 전에 미리 이해당사자 간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면 다른 대안을 만들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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