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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OUT이 띄운 '브랜드 택시' 대전…카카오·우티·타다 '삼국지' 열렸다

기여금 부담에 '타입1' 시장 죽고 '블루오션' 타입2 중심 경쟁
'카카오T 호환 vs 우버 기술력 vs 타다 쾌적한 경험' 3파전 전망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2021-04-04 07:30 송고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 News1 공정식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 News1 공정식 기자

'타다 베이직' 시동을 끈 이른바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으로 '브랜드(가맹) 택시 삼국지' 시대가 열렸다.

렌터카 기반 승차 공유 서비스를 금지하고 모빌리티 사업을 '택시 중심'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타다 금지법은 사업자들이 가맹택시 사업에 몰리도록 판을 깔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5만대 택시 총량제 아래서 제한된 택시 면허를 자사 가맹택시로 끌어들이려는 카카오·우티·타다 간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빌리티 업계는 가맹택시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되고 있다. 가맹택시는 카카오T블루·우버택시·타다 라이트·마카롱 택시가 대표적으로, 가맹본부가 개인·법인 택시와 계약을 맺고 서비스 품질을 관리하며 수수료를 떼가는 구조다.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하고 오는 8일 시행을 앞둔 타다 금지법은 타다 베이직 같은 렌터카 기반 승차 공유 서비스를 사실상 금지하고 모빌리티 사업을 3가지 형태로 제도권에 편입시켰다.
먼저 승합자동차 임차 서비스의 목적을 관광으로 제한하고, 사용 시간은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반납 장소는 공항·항만으로 제한했다.

허용한 사업은 플랫폼과 차량을 확보해 직접 유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입원'(플랫폼 운송사업)과 플랫폼을 확보해 가맹점에 의뢰해 여객을 운송하는 '타입투'(플랫폼 가맹사업), 그리고 플랫폼만 가지고 이용자와 택시를 중개하는 '타입쓰리'(플랫폼 중개사업)가 있다.

◇ 기여금 부담에 사장된 '타입원'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나 우버의 우버택시, VCNC의 타다라이트가 타입투에 해당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나 SK텔레콤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의 티맵택시가 타입쓰리다.

하헌구 모빌리티혁신위원회위원장이지난해 11월3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기자실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혁신을 위한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하헌구 모빌리티혁신위원회위원장이지난해 11월3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기자실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혁신을 위한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타입원 시장은 사실상 사장된 상태다.

차량과 기사, 그리고 '기여금' 세 가지 모두를 플랫폼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데다 플랫폼 운송사업 심의위원회에 총량 권한을 부여해 수요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라고 모빌리티 업계는 보고있다.

타입원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 입법예고한 타다 금지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라 여객자동차운송시장안정기여금 명목으로 매출의 5%나 운행 횟수당 800원, 허가 대수 당 월 40만원을 내야 한다.

실제 중개사업은 2019년 말 기준 2개 브랜드 1699대에서 지난해 9월 말 5개 브랜드 2만2158대로 1년도 채 되지 않아 13개 성장한 반면, 타입원은 국토부가 규제샌드박스로 사업자를 모집하고 허가를 내줬음에도 파파(300대 허가), 고요한M(100대 허가) 수준에 그쳤다.

중개사업의 경우 전국 25만 택시 가운데 23만 면허 사업자가 카카오T 회원으로 가입할 정도로 전방위 확산돼 있다. "'카카오T' 콜 못 받고는 운전대를 못 잡는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택시업계의 반대로 타다 금지법이 마련됐고 결국 그 입김이 반영됐다"며 "택시를 데리고 사업을 벌여야하는 타입투와 타입쓰리만 모빌리티 시장에 남고 택시를 제외한 형태인 타입원은 꺼져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 '블루오션' 타입투 중심 경쟁 격화

향후 모빌리티 시장 경쟁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가맹사업을 중심으로 격화할 전망이다. 23만 택시 면허 사업자 중 가맹사업은 아직 2만2000대 수준이다.

중개사업은 카카오T가 시장을 80% 이상 독점한데다 수수료를 통해 수익화 모델을 꾀하는 것도 중개사업보단 가맹사업이 더 용이한 것으로 평가된다.

(SK텔레콤 제공)© 뉴스1
(SK텔레콤 제공)© 뉴스1

카카오T블루의 경우 카카오T가 자회사이자 가맹본부인 'KM솔루션'과 가맹지역본부 '디지티모빌리티'를 끼고 가맹 사업자인 택시회사나 개인택시 기사들과 가맹택시 계약을 맺는다.

KM솔루션과 디지티모빌리티는 택시회사에 관리·재무 회계 시스템 등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카카오T블루 택시 수익의 20%를 수수료로 가져가고 있다.

대신 카카오T는 택시회사가 배회 영업 데이터를 제공하고 카카오T를 광고해주는 대가로 이들에게 일정 금액을 지불한다. 업계에선 KM솔루션·디지티모빌리티가 택시회사에 떼가는 수수료 20%에서 데이터 및 마케팅 대가를 빼면 택시회사가 최종적으로 3~4% 가량의 수수료를 가맹본부에 지불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중개사업에서 독보적 1위인 카카오T의 경우 최근 택시 기사들을 상대로 월 9만9000원을 내면 배차 혜택을 주는 유료 멤버십을 내놓기도 했다.

출시 사흘 만인 지난달 19일 프로모션 체험 가입자 2만명을 모집하고 조기 마감, 지난달 30일 다시 모집을 재개했는데 2만명이 1년간 멤버십 비용을 지불한다고 계산하면 단숨에 237억6000만원의 연수익을 올리게 된다. 10만명 모집시 연수익 1188억원 수준이다.

◇ 선두 'T블루' 넘보는 우티·타다 라이트

가맹택시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건 단연 '카카오T블루'다. 작년 연말 기준 1만6000대에 달한다.

최대 강점은 호출 플랫폼 카카오T(타입쓰리)와 호환성이다. 카카오T블루는 카카오T 기반 카카오T블루 전용 콜과 함께 카카오모빌티가 보내는 콜을 거부하지 못하는 '자동배차' 시스템을 적용받는다. 택시업계에선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반호출에서도 장거리 콜 같은 '좋은 콜'을 카카오T블루에 몰아준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후발 가맹택시 사업자를 향해 견제구도 날리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우버코리아테크놀로지, VCNC, KST모빌리티(마카롱택시) 등 국내 가맹택시 주요 사업자에 각 회사 가맹택시가 카카오T를 통한 호출을 받으려면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내용의 업무 제휴를 제안했다.

VCNC의 가맹택시 '타다 라이트'. © News1 민경석 기자
VCNC의 가맹택시 '타다 라이트'. © News1 민경석 기자

지난 1일 출범한 '우티'가 올해 중순 내놓을 가맹택시는 카카오T블루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티는 오는 6월 전후로 우버의 가맹택시인 '우버 택시'(1000대)와 티맵모빌리티의 중개 서비스인 '티맵 택시'를 통합한 새로운 서비스와 브랜드를 선보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처럼 가맹택시(T블루)와 중개 서비스(카카오T)를 양손에 쥐는 것이다.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 SK텔레콤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의 합작법인 우티의 최대 경쟁력은 전세계에서 모빌리티 사업을 벌이면서 쌓인 우버의 기술력과 국내 1300만 이용자를 확보한 티맵모빌리티의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 데이터다.

'타도 카카오'를 위한 실탄 마련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우버는 우티에 1억 달러를, 티맵모빌리티엔 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총 1725억원 상당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티맵모빌리티에 733억원을 투자하면서 출자 총액이 2287억원으로 늘었다. 최근엔 사모펀드(PEF) 어펄마캐피탈과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로부터 4000억원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다 라이트(1000대 추정)의 최대 강점은 앞서 타다 라이트로부터 이용자들이 체득한 '쾌적하고 친절한 모빌리티' 서비스 경험이다.

지난해 말 유치한 600억원의 투자금을 토대로 4월 한 달간 타다 라이트 요금을 횟수와 한도 제한 없이 15~20% 할인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도 벌이고 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우버가 우티에 최종적으로 1700억원 상당을 꽂는다는 건 사업을 키우겠다는 얘기"라며 "전국민을 대상으로 통신3사가 경쟁을 벌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25만대 총량이 정해진 택시업계에서 카카오·우티·타다가 3파전을 벌이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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