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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응진의 똑똑재테크] '상장 열매' 따먹는 스팩 투자가 뜬다

공모주 청약처럼 우량 비상장사 투자해 높은 수익 기대
합병 못해 상장폐지, 합병 결정에도 주가 주춤 가능성도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21-03-29 06:35 송고 | 2021-03-29 09:23 최종수정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최근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모주 청약 열기가 불면서 스팩(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기업인수목적회사)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일반 공모주 청약 처럼 증시에 상장하는 우량 비상장기업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팩은 공모가(보통 2000원) 밑으로 주가가 잘 떨어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이 강해 증시 조정기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지난 2009년 12월 도입된 스팩은 일종의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뒤 특정 사업을 하지는 않고,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우량 비상장기업(또는 코넥스 상장기업)을 찾아 합병해 증시에 상장시키는 일을 한다. 스팩의 존속기한은 3년으로, 이 기간 안에 합병할 기업을 찾아 합병등기를 완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될 수 있다.

29일 흥국증권에 따르면 최초 스팩 상장이 있었던 2010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1년 동안 총 202개의 스팩이 상장됐고, 그중 103개는 비상장기업(또는 코넥스 상장기업)을 만나 합병 상장에 성공했거나 합병 예정이다. 48개는 짝을 만나지 못해 상장폐지됐고, 현재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51개 스팩은 합병할 기업을 찾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스팩 합병 상장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 131%(합병 기준 시가총액 대비 현재 시가총액으로 계산)다.

최근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스팩 청약 경쟁률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 청약을 한 스팩 19개의 평균 경쟁률은 3.14대 1였는데, 올해 들어 1분기(1~3월)에만 벌써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스팩들이 나타나고 있다. 하나머스트스팩 7호(2월 23~24일) 237.46대 1, IBKS스팩15호(2월 18~19일) 101.73대 1, 하나금융스팩17호(1월 29일~2월1일) 168.68대 1 등이다.

상장 이후 공모합병 공시 전까지 스팩 주가의 변동폭이 크지 않은 게 일반적이다. 그러다 합병승인를 받은 뒤 합병신주상장 전까지는 거래량이 급증하고 주가 변동성이 커진다. 2019년 5월 상장된 엔에이치스팩 14호(현대무벡스와 합병)는 지난해 11월 말까지 2000원대의 주가(종가 기준)를 유지하다 올해 1월11일 6480원까지 올랐다. 3월12일 코스닥 시장 상장 이후에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며 이달 26일 464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자금의 90% 이상은 예치·신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스팩이 합병에 실패해도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우선 반환 대상은 공모주주다. 높지는 않지만 이자율도 보장해준다. 지난달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아이비케이에스제15호기업인수목적(주)'의 투자설명서를 보면 책정된 이자율은 연 1.00%다. 아울러 스팩이 합병하기로 한 기업이 마음에 안 든다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주주총회에서 합병승인이 부결되거나 합병상장 이후 사업이 잘 안 되면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 유사한 인수·합병 대상 기업을 목표로 하는 다른 스팩이 있을 경우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합병 가능성이 낮아질 수도 있다. 또 합병 전까지는 주식시장에서 스팩의 거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아 장내매도를 통한 환금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단점이다. 스팩 주식을 팔고 싶은데, 제때 못 팔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개인 투자자는 합병 공시 전 단기간에 급등하는 스팩에 대한 투자에 유의하고 합병 대상 기업을 면밀히 분석한 후 투자에 임해야 한다. 특히 공모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주식시장에서 스팩에 투자한다면 매수할 때의 주가와 상장폐지 또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때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을 비교해봐야 한다. 공모가 대비 고점에 스팩을 매수한 투자자는 스팩 청산시 공모가 수준의 원금만 보장받게 돼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스팩 투자에 대해 "복권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운 좋게 우량 비상장기업과의 합병이 결정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합병 결정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과거 대비 스팩의 합병 성공률이 50%대로 높아졌지만, 그래도 짝을 만나지 못하는 스팩도 절반이 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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