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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SDI, 부장판사 출신 영입…"법무조직 확대"

작년말 법무법인 세종에서 법무팀장 조웅 전무 영입
신입 변리사 공채도 진행…IP 보호 및 특허분쟁 대비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21-03-19 06:00 송고
2020년 10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0'을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SDI 전시부스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2020년 10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0'을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SDI 전시부스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삼성SDI가 최근 법원행정처 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부장판사 출신 법조인을 신임 법무팀장으로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삼성SDI는 2017년부터 삼성그룹 공채가 사라진 이후 처음으로 별도로 변리사 신입사원까지 뽑으면서 법무 관련 조직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삼성SDI가 영위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2차 전지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재료 등 사업영역에서 효율적으로 지식재산권(IP)을 관리함과 동시에 향후 발생 가능성이 있는 특허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12월 법무법인 세종에서 근무하던 조웅(50) 변호사를 전무급 신임 법무팀장으로 영입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전자 출신의 강인규 상무가 팀장 역할을 맡고 있었으나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외부에서 법무팀을 이끌 신임 팀장을 데려온 것이다.
부장판사 출신인 조 전무는 사법연수원 29기로 법원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몸담았던 그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는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심의관을 거쳤다.

2017년말 대법원 재판연구관(부장판사)을 끝으로 법무법인 세종에 몸담았다가 2020년말 삼성SDI 법무팀장으로 영입된 조웅(50·사법연수원 29기) 전무(삼성SDI 제공) © 뉴스1

이후 2016년부터 2017년말까지는 대법원 핵심으로 꼽히는 재판연구관을 맡았다가 2018년 3월 법무법인 세종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삼성SDI 측은 조 전무 영입 배경에 대해 "법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조 전무는 삼성SDI 법무팀 산하의 △국내법무 △해외법무 △IP(지식재산권) 담당 등 3개 세부 조직을 이끌고 있다.

삼성SDI는 이 중에서 IP 담당 업무를 수행하는 변리사 신입사원 공채도 이번달에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부터 대졸(3급)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한 삼성SDI는 이틀 뒤인 지난 17일엔 '2021년 상반기 신입 변리사 채용' 공고까지 냈다. 회사 측은 신입사원이 담당할 주요 업무로 '특허 출원 및 IP 기술분석'을 제시했다.

삼성SDI에 따르면 그동안 특허 관련 업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해온 변리사 채용은 필요에 따라 수시로 경력사원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가 일반 직원들과는 별개로 자체적으로 공고까지 내며 변리사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는 건 과거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손에 꼽힐 만큼 이례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12월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전영현 삼성SDI(주) 대표이사 사장에게 삼십억불 수출의 탑을 친수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12월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전영현 삼성SDI(주) 대표이사 사장에게 삼십억불 수출의 탑을 친수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017년에 미래전략실 해체 후 모든 계열사가 동시에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던 이른바 '삼성그룹 공채'가 폐지된 이후를 살펴보면 삼성SDI가 연간 2번씩 진행된 신입사원 공채에서 변리사만을 별도로 뽑는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와 주요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도 특허 관련 조직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신입 변리사 채용을 늘리는 게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SDI는 2015년 롯데그룹에 케미칼사업부를 매각한 이후 보유중인 특허 개수가 2만5000여건에서 2만건까지 낮아졌다가 최근 증가 추세에 있다. 

삼성SDI의 보유 특허 수는 2016년 2만503건에서 지난해말 기준 2만4385건으로 18.9% 증가했다. 특허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담당 인력인 변리사를 더 뽑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우수 특허 확보의 초석이 되는 연구개발(R&D)에 역대 최대 규모인 8083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일각에선 삼성SDI가 전자재료·배터리 등 주요 사업 부문에서 향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특허 분쟁에 본격적으로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SDI가 세계 5위에 오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는 이미 동종업계 기업간 특허 소송이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까지도 자체 개발,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배터리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돼 기술 특허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헝가리 괴드에 위치한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공장 조감도(삼성SDI 제공) © News1
헝가리 괴드에 위치한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공장 조감도(삼성SDI 제공) © News1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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