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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현미경] '경기회복 기대감' 등에 업은 현대제철

1분기에 가격 인상 못한 철근·차강판 가격 인상 일시에 반영
밸류에이션 확장 한계·탄소 감축 및 그룹내 성장전략은 과제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21-03-13 07:05 송고
 
 

증권가는 현대제철에 대해 국내외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철강시황 강세를 등에 업고 올해 2분기(4~6월)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주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신중론과 함께 탄소 감축, 현대차그룹 내에서의 성장을 위한 중·장기 전략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한국철강협회가 지난 9일 발표한 주간(1~5일) 철강시황을 보면 미국에서는 열연 가격이 4주 연속 톤당 1300달러를 넘는 상승세를 지속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중국은 전통적인 성수기 진입으로 대부분 품목의 가격이 전년 대비 30% 인상됐다. 한국도 수입재 중심으로 가격이 소폭 올랐다.

현대제철은 철근, 차강판 가격 인상이 반영될 2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외 철강 시황 강세에도 현대제철이 1분기에 철근, 자동차 강판 가격을 인상하지 못한 것은 철근 분기 가격제 때문이다. 2분기 철근 가격은 톤당 7~8만원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기대하는 자동차 강판 인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원료·수입재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철근과 비슷한 인상 폭이 전망된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타이트한 철강 수급 상황이 나타나고 있기에, 최근 수년간 실망스러웠던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의 긍정적 결과를 기대할 만하다"면서 톤당 5만원 인상을 예상했다.

철광석 등 1분기에 비교적 높은 원가가 부담이지만 전방산업의 수요회복과 맞물려 글로벌 철강판재 가격의 상승으로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입 원가 상승 폭이 가파르지만 톤당 마진 스프레드는 전 분기(지난해 10~12월) 대비 4만원 이상 개선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삼성증권은 현대제철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5만원에서 5만5000원으로 10% 상향했다. 또 BNK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바꿨고, 목표주가는 4만5000원에서 5만원으로 11.1% 올려잡았다. 현대차증권은 투자의견 매수 및 목표주가 5만7000원을 유지했다. 지난 12일 현대제철 주가는 보합인 4만275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말(3만9600원)과 비교하면 7.9% 높은 수준이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밸류에이션 매력과 실적 개선의 방향성을 고려했을 때 우상향할 것"이라면서 "저수익 사업부의 구조조정을 완료한 점과 판재부문의 실적 개선 및 봉형강의 실적 호조 지속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제철이 양 사업부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강점"이라고 했다.

다만 높아진 이익 기대치에도 여전히 예상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미만으로 밸류에이션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진투자증권의 방민진 연구원은 "현 주가에서 상승 여력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실수요가향 단가 인상 폭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면서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4만원을 유지했다.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가 부각되는 가운데 탄소 감축은 현대제철의 당면 과제다. 지난 10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가온실가스종합시스템의 기업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 2019년 기준 현대제철은 국내 500대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할당량보다 많은 기업 2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사 연구원들 사이에서는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앞으로 그룹 내에서의 성장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중·장기 전략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현대제철 매각설이 나도는 등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체제에서 현대제철의 존재감이 낮다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현대제철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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