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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차세대 전차 '알타이'에 '국산파워팩' 수출

K2 흑표 형제전차 알타이에 한국산 '엔진·변속기' 공급
알타이 전차 파워팩 요구성능 국내테스트 70%수준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구교운 기자 | 2021-03-10 07:05 송고 | 2021-04-16 16:37 최종수정
K2 전차가 기동시범을 하고 있다. 2018.10.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K2 전차가 기동시범을 하고 있다. 2018.10.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터키가 차세대 전차 알타이(Altay)에 '국산 파워팩'을 도입하기로 했다. '파워팩'은 엔진과 변속기, 냉각장치를 통합한 장치로 '전차의 심장'으로 불리는데 이번이 첫 수출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터키 전차 제조업체 BMC는 알타이 전차에 두산인프라코어의 엔진과 SNT중공업의 변속기를 조합한 국산 파워팩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이른 시일 내 터키 자체 규격에 따른 성능테스트를 마칠 계획이다.

BMC는 성능테스트를 실시하기 위해 일단 두산인프라코어와 SNT중공업과 엔진과 변속기 각각 2대에 대한 공급계약을 맺었다. BMC는 테스트 절차가 끝나는 대로 국산 파워팩을 장착한 알타이 전차의 대량 양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알타이 전차에 저희 측 엔진과 SNT 측 변속기를 조합한 파워팩을 장착한 후 성능테스트를 하기 위한 계약을 맺었다"며 "독일이 터키에 파워팩을 공급하지 않기로 한 이후 우리를 지목한 것이어서 수출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알타이 전차는 터키가 12년 전인 2008년 현대로템으로부터 'K2 흑표(K2 Black Panther)' 생산기술을 이전받아 개발한 전차다.

업계에서는 터키 입장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는 데다 우리나라와 터키가 요구하는 파워팩 성능 및 규격이 다른 만큼 이번 계약만으로도 국산 파워팩 수출을 확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터키 측이 원하는 파워팩 성능은 국내 성능테스트 기준의 약 70% 수준으로 알려졌다.

터키의 이번 국산 파워팩 도입 결정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터키는 우리나라가 K2 전차 1차 양산에 돌입하기도 전에 K2 흑표 전차 생산기술을 이전받으며 차기전차 사업 알타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터키는 자체 파워팩 생산 기술이 없어 당초엔 독일산 파워팩을, 이후엔 우리나라처럼 두산인프라코어 엔진과 독일제 변속기를 조합한 혼합파워팩을 도입하고자 했다. 그러나 독일이 터키로의 무기 수출을 거부하면서 계획은 꼬이기 시작했다. 결국엔 한국산 파워팩 도입만이 대안인 상황이 됐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선 SNT중공업이 맡은 변속기가 방위사업청이 실시한 내구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2018년 2차 양산부터 혼합 파워팩을 탑재하는 애매한 상황이 이어졌다.

K2 전차 흑표 전차가 불을 뿜고 있다.© 뉴스1
K2 전차 흑표 전차가 불을 뿜고 있다.© 뉴스1

지난해 방사청이 K2 흑표 3차 양산계획 의결을 앞두고 국산 변속기를 적용하는 방안을 6년 만에 재추진하면서 완전 국산화에 대한 기대감이 일었지만, 지난해 말 서욱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결국 기존의 혼합 파워팩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방추위는 K2 전차 3차 양산계획을 심의하고 올해부터 2023년까지 혼합 파워팩을 장착한 K2 전차 50여 대를 추가 양산하기로 의결했다.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이 SNT중공업에 3차 양산을 위한 변속기 시험 조건을 제시했는데, SNT중공업은 맞추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판단하고 시험에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터키 측도 알타이 프로젝트를 더 지연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터키 측은 지난해 알타이 전차 양산에 돌입하고, 올해엔 실전 투입을 목표로 잡았다.

비록 국내에선 K2 흑표 전차 3차 양산에서도 혼합파워팩을 쓰지만, 터키에서 먼저 국산 파워팩을 장착한 ‘형제전차’ 양산이 유력시됨에 따라 향후 유럽과 중동으로 수출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 파워팩이 터키의 K2 흑표 형제전차에 먼저 투입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알타이 전차에 장착된 국산 파워팩이 온전한 성능을 낸다면 향후 K2 전차 완전 국산화를 실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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