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세 번째 총장 대행' 조남관…檢조직 추스를 리더십 시험대에

공식업무 첫날 전국고검장회의…尹 떠난 조직 안정방안 모색
검찰 내 정권수사 약화 우려도 커…법무부, 새 총장 인선 속도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21-03-06 14:02 송고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22일 오전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검찰 인사위원회'에 참석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2.2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22일 오전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검찰 인사위원회'에 참석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2.2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격 사퇴로 검찰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섰다.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도 거론되는 조 총장대행은 상처가 깊은 검찰 내부를 추스르고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등에 대응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됐다.

그가 '총장 대행'을 맡은 건 벌써 세번째지만, 초유의 사태라는 점에서 수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윤 전 총장 징계 사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검찰 내부 동요가 크고, 검찰을 향한 여권의 압박도 전례 없이 수위가 높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 전 총장의 사표를 21시간40분만에 수리하는 등 청와대 기류도 심상치 않다. 여기에 정권 핵심 인사들이 연루된 중대 사건 수사의 향방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조 총장대행은 8일 오전 전국 고검장 회의를 소집했다. 주말을 제외하면 공식 업무 첫날부터 고검장들과 머리를 맞대는 것이다.

이번 전국 고검장 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윤 전 총장의 사표를 수리한 지난 5일 조 총장대행이 직접 소집했다. 사태가 엄중한 만큼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조직 안정 방안을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전국 고검장은 조상철 서울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강남일 대전고검장, 장영수 대구고검장, 오인서 수원고검장, 박성진 부산고검장으로, 회의에는 이들 전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고검장들은 이 자리에서 최근 대검이 취합한 중수청 관련 의견을 공유하고 이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공식 의제는 총장 공석에 따른 조직 안정 방안과 새로운 형사사법시스템 정착을 위한 방안, 여권이 추진 중인 공소청법, 중수청 법안 등에 대한 의견 수렴 및 그 외 검찰개혁 과제 등이다. 
조 총장 대행은 차기 총장이 임명될 때까지 최소 1~2개월간 검찰 수장 역할을 하게 된다.

윤 전 총장이 "검찰 파괴를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며 직을 던지고 나간터라, 후임자인 그가 어느 정도 수위로 검찰을 대표해 여권에 맞설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 등 정권 겨냥 수사에 대한 외풍을 막는 역할도 그에게 주어져 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2일 법무부에서 열린 검찰 인사위원회 참석 전 취재진에 "대검에서는 진행 중인 중요 사건의 수사팀, 중앙지검 보직부장의 현 상태 유지와 사직으로 발생한 공석을 채우고 임의적인 '핀셋 인사'는 하지 말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법무부에 각을 세우기도 했다. 

정권 수사에 대한 검찰 내부의 우려도 상당하다. 차기 검찰총장이 친정권 성향 인사로 정해진다면 정권 수사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위기의식에서다. 검사들의 실명 비판이 이어지는 것도 이때문이다. 

박노산 대구지검 서부지청 검사(37·연수원 42기)도 지난 5일 내부망에 '법무부장관님 살려주십시오!'라는 제목의 풍자글 올려 "월성원전, 라임-옵티머스, 김학의 출국금지 등 사건에 대해 수사를 전면 중단하고 재판중인 조 전 장관 등 사건에 대해서도 공소를 취소하면 검찰을 용서해주겠나"고 비판했다. 이 글이 크게 회자되면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글에 대한 취재진 질문을 받았다. 박 장관은 "장관은 우리 일선 검사들로부터 칭찬만 받는 자리는 아니다"라며 "뭐라고 얘길 해도 그것도 우리 검사들의 여론이라 생각하고 그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법무부는 차기 총장 인선 속도전을 예고한 상태다. 실무 작업 준비에도 착수했다. 박 장관은 전날 광주고검·지검을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나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할 것"이라며 "실질적 준비단계"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현재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의 외부 위원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박 장관은 후임 총장 인선 기준에 대해선 "머릿속에 있습니다만 저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상의도 하고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해서 아직 기준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KBC 광주방송과의 특별대담에서도 "주말에 깊이 숙고하고 논의할 채널과 상의해 차기 총장에 대한 가닥을 잡아가겠다"고 했다.


seeit@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