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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發 '판도라의 상자' 열렸다…게임업계 '아이템 확률공개' 확산될까

2020년 '반전의 해' 맞이한 게임업계
엔씨소프트·넷마블 "확률 공개 검토중"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2021-03-06 08:00 송고 | 2021-03-06 10:21 최종수정
넥슨 코리아 본사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넥슨 코리아 본사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을 이해하기 위해선 문방구 앞 '뽑기 기계'를 떠올리면 쉽다. 뽑기 기계에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원하는 장난감이 나올 수도,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조작'이다. 만약 뽑기 기계에 내가 원하는 장난감이 들어있지 않았다면? 주머니 속 동전을 모두 털어 뽑기 기계를 비워내도 결국 장난감을 얻지 못한다.

확률형 아이템도 마찬가지다. 정해진 확률에 따라 원하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도, 그러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그 확률이 0%에 가깝거나, 시시각각 변한다면? 이용자들은 게임 머니만 탕진하게 된다.

◇ 2020년 '반전의 해' 맞이한 게임업계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조작 의혹을 받는 넥슨은 고객을 숙였다. 이정헌 넥슨 대표가 5일 "넥슨이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오늘부터 공개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는 지난 2월부터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왔다. '환생의불꽃' 아이템 설명에는 '무작위' 방법으로 추가 옵션을 부여한다고 적혀 있지만, 불필요한 성능은 높은 확률로, 중요한 성능은 낮은 확률로 옵션을 부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캐시 충전 한도를 걸어 잠그는 '한도 0원 챌린지' 현상까지 나타났다.

넥슨 측은 "기존에 확률을 공개해온 유료 캡슐형 아이템은 물론 '유료강화·합성류' 정보까지 전면적으로 확률을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모든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는 업계 최초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에게 2020년은 '반전의 해'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게입업계 최초 연매출 3조원을 달성했지만, 게임 이용자가 늘어나자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꾸준히 있었지만, 올해 이용자가 늘고, 게임업계의 위상이 높아졌으니 넥슨도 가만히 지켜볼 순 없었을 것"이라며 "이젠 게임업계에도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시기가 왔다"고 덧붙였다.

◇ 엔씨소프트·넷마블 '확률공개' 배턴 이어 받을까?

넥슨이 아이템 확률 공개의 시작을 알리면서 대형 게임사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은 양사의 핵심 수익 모델이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도 지난해 나란히 연매출 2조를 기록하는 등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다중 확률형아이템의 일부 확률만 공개하고, 넷마블은 0.005%확률에 불과한 아이템을 '1% 미만'으로 표시하는 편법으로 이용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2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두 게임사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예고한 만큼 확률 공개에 있어 자유로울 수 없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면밀히 듣고 확률 공개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역차별에 대한 우려도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물론 아이템 확률을 공개해 투명한 게임 환경이 펼쳐지는 건 좋은 일이지만, 강제하는 분위기는 위험할 수도 있다"며 "특히 글로벌 게임사는 확률공개 규제를 받지 않으니 국내 게임사와 '역차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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