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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대학 고사위기②]"이미 어려운데"…대학 주변 상권 울상

전문대학 주변 상인들 "몇년 전부터 학생 수 줄어 큰 타격"
국립대 상권도 인근 대학 정원미달·비대면수업 영향 '위축'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이유진 기자, 백창훈 기자 | 2021-03-06 06:59 송고
편집자주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 미달이 속출하며 '지역 대학 위기'가 현실화했다.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학생 수 감소로 각 대학들은 학과 구조조정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주변 상권 쇠퇴도 본격화 하는 모습이다. 뉴스1은 '지방대학 고사위기 1~3편'을 통해 현황과 대안 등을 살펴본다.
5일 부산 북구 부산과학기술대학교 앞 상권이 썰렁하다.2021.3.5/ © 뉴스1 백창훈 기자
5일 부산 북구 부산과학기술대학교 앞 상권이 썰렁하다.2021.3.5/ © 뉴스1 백창훈 기자

정원미달 사태 등 학생수 감소에 사립 전문대학가 주변 상인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일부 전문대의 경우 이미 몇 해 전부터 입학 정원 미달이 시작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지며 폐업을 고민하는 상인들이 늘고 있다.

5일 오후 2시 부산 북구에 위치한 사립 전문대학인 부산과학기술대(과기대) 앞은 새학기가 시작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썰렁했다. 때마침 학교 정문 앞에 도착한 마을버스에서 내리는 학생들도 4~5명밖에 없었다.

이날 상인들은 3~4년 전부터 과기대 학생 수가 크게 줄면서 상권이 위태로워지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까지 진행되면서 더 심해진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일대에서 27년째 한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임모씨(60대)는 "수년 전부터 학생 수가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며 "학교가 어려우니까 장사도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든 데다가 최근에는 코로나가 심해져서 비대면 수업을 하니 더 힘들다"며 "사실 매일 그만둘까 수십번 생각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9년째 토스트 장사를 하고 있다는 서모씨(60대)는 "학생 수가 줄기 시작한 3~4년 전에도 하루 평균 손님이 100명 정도는 됐었다"며 "최근에는 비대면 수업까지 겹치니 하루 손님이 3~4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당시에는 통학버스도 11대 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3~4대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확실히 학생 수가 많이 줄었구나라고 느끼고 있는데 지금보다 더 줄면 정말 큰일"이라고 토로했다.

부산대학교 주변 한 상가가 임대 공지를 붙여 놓고 폐업했다.2021.3.4/뉴스1© 뉴스1 백창훈 기자
부산대학교 주변 한 상가가 임대 공지를 붙여 놓고 폐업했다.2021.3.4/뉴스1© 뉴스1 백창훈 기자

17년째 인쇄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60대)는 "만약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들다가 폐교라도 되면 장사를 접고 다른 일을 알아볼 거 같다"며 "인쇄소는 주 손님이 학생인데 지금은 손님이 너무 없으니까…"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날 4년제 동서대와 사립 전문대학인 경남정보대 등이 모여 있는 사상구 주례동 일대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었다. 학기 초 활발히 영업을 해야 할 원룸촌 인근 부동산들은 불이 꺼져 있거나 폐업한 곳도 눈에 들어왔다. 학생 수 감소와 비대면수업 여파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인근 한 카페를 운영하는 조모씨(30대)는 "경남정보대 신입생 수가 줄어든 만큼 손님도 많이 줄었다"며 "주 타깃이 대학생들인데 상황이 어려워진다면 카페를 정리할 생각도 진지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식점 사장 박모씨(47)는 "대면 수업을 할 때 점심에 짜장면 10접시를 팔았다면 지금은 1, 2접시 정도밖에 안 팔린다"면서 "전문대학은 야간에도 수업이 있어 저녁까지 손님이 몰렸지만 지금은 학생들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립대학인 부산대와 부경대 상권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당장 신입생 충원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주변 사립 대학들의 입학률이 크게 저조했고 코로나19 충격까지 겹치면서다.

부산대 근처에서 3년째 동전노래방을 운영하는 문모씨(60대)는 "작년 2월과 비교해서 지금 매출이 삼분의 일 수준 밖에 안된다"며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한 곡 부르는 금액도 카드로 받고 있다. 노래방 기계 수가 26개인데 지금은 10개만 사용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부경대 상권에서 5년째 한식업을 하는 장모씨(40대)는 "코로나로 인해 학교가 비대면하면서 매출이 반으로 줄었다. 가게 계약기간도 남았고 권리금이 워낙 비싸니 장사가 안 돼도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며 "재난지원금을 받았지만 한달 월세로 사용해버렸다"고 토로했다.

인근 경성대 주변 공인중개사는 "월세가 확실히 줄었다. 공실도 넘쳐나고 재계약하는 학생들도 반절 정도 밖에 안 된다"며 "오죽하면 건물주들이 자발적으로 월세를 감면해주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s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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