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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공 맞아 캐디 피범벅인데…18홀 다 돌고 집에 간 가해자

네티즌들 분노…피해 여성은 의령경찰서에 고소장 제출

(경남=뉴스1) 김다솜 기자 | 2021-03-05 11:14 송고 | 2021-03-05 15:29 최종수정
경남 의령군의 한 골프장에서 손님이 친 공에 얼굴 부위를 맞아 캐디 A씨(30)가 실명 위기에 놓였다. A씨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동안 손님 B씨는 끝까지 골프를 치고 있었다. 이 사실을 듣고 화가 난 A씨는 B씨에게 문자 메시지로 항의했다. © 뉴스1 김다솜 기자

경남 의령군의 한 골프장에서 캐디가 손님이 친 골프공에 맞아 실명 위기에 놓였지만(3월4일 보도 참조), 이런 일을 벌이고도 가해 남성은 18홀 라운드를 다 마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피해자인 캐디 A씨(30)는 지난 3일 이 손님을 상대로 과실치상 혐의로 의령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오후 1시쯤 A씨는 골프 경기를 보조하고 있었다. 이날 50대 남성 B씨가 친 공이 해저드 구역(골프장 내 장애물)으로 들어가자, A씨는 골프채를 가지러 가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옮겼다. 

A씨는 B씨로부터 전방 우측 10m에 서 있던 상태였다. 그때 B씨가 풀스윙으로 골프채를 휘둘렀고, 골프공은 바로 A씨 얼굴 부위를 강타했다.

이 사고로 A씨는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코 주변 살점이 떨어져 나가 봉합 수술을 받았으나 피부이식수술이 불가능해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각막과 홍채 사이에 손상이 생겨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고, 실명까지 우려된다는 의사 소견도 받았다. 

당시 A씨는 피범벅이 된 채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B씨는 동행하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골프장 관계자는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건 다 했고, 나머지 부분들은 손님과 캐디가 풀어야 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A씨는 “당시 이송할 수 있는 병원이 없어 붕대를 칭칭 감은 채로 1시간을 헤맸다”며 “얼마나 다쳤는지 알면서 집에 가고, 뒤늦게 연락을 해놓고도 바쁘다고 말하는 걸 보고 정말 화가 났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사고 발생 다음 날이 돼서야 골프장에 전화를 걸어 연락처를 물어봤고, 그 이튿날 병원으로 찾아왔다고 한다. 

사고 발생 이후 B씨가 취한 태도에 네티즌들은 분노하고 있다. “남은 피범벅이 돼서 다쳐 병원 가는데 골프가 쳐지냐”(jini****), “실수는 이해할 수 있지만 웃고 떠들고, 연락 한 번 안했다는 게 정말 놀랍고 믿을 수 없다”(sjih****)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사고가 골프장 캐디가 처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는 반응도 있다. sori****는 “사람이 다쳤는데 공치고 싶냐. 캐디는 사람 아니냐”고 지적했다. 신입 캐디로 일하면서 겪은 고충을 토로하는 댓글도 있었다. rura****은 “앞 팀 (캐디) 선배한테도 욕먹고, 회원한테도 욕먹고 가운데서 새우 등 터진다”고 하소연했다. 

피해자 대리인 황성현 법률사무소 확신 변호사는 이 사고는 골프장 캐디를 향한 ‘갑질’이라고 짚었다. 황 변호사는 “고객의 플레이를 보조하는 캐디를 동등한 인격체나 동반자로 여기지 않고, 돈만 있으면 골프를 칠 수 있다는 식의 갑질 횡포를 골프계에서 추방시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황 변호사는 “골프공 치기 불과 10m 앞에 사람이 있으면 누구나 여기서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풀스윙으로 쳤다”며 “중과실 내지 고의로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의령경찰서는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llcott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