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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비 현실화 신호탄…롯데택배, 15일부터 규격별 100~500원 인상

롯데글로벌로지스, 15일부터 택배단가 인상
사회적 합의기구 합의안에 따라 택배운임 정상화 협력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21-03-03 17:05 송고 | 2021-03-04 15:22 최종수정
28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택배 노동자들이 배송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2021.1.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28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택배 노동자들이 배송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2021.1.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가 이달부터 택배운임 인상에 나선다. 지난달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도출된 택배운임 현실화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역시 대리점 차원의 가격인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택배비 인상 신호탄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오는 15일부터 온라인쇼핑몰 등 전체 기업고객에게 택배단가를 100원(극소형)에서 최대 500원(대형)까지 올려받는다. 롯데측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각 지점에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80㎝×5㎏ 기준 소형화물 가격이 기존 1750원에서 1900원으로 인상된다. 소형화물은 전체 배송 물량의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일반적인 규격이다. 기존 고객은 현 계약 기간이 끝난 시점부터, 신규 고객은 150원을 올려 계약하게 된다. 이보다 작은 극소형화물(60㎝)은 1650원에서 1750원으로 100원 인상된다.

80㎝이상 100㎝이하의 중형화물은 1950원에서 2150원으로, 100㎝이상 160㎝이하의 대형화물은 3500원에서 4000원으로 택배요금이 오른다. 특히 200㎝×30㎏ 규격의 화물 가격은 기존 99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최대 2100원 인상된다.

단편적으로는 최대 2100원까지 택배비가 인상하는 모양새인데 롯데측은 일반적인 택배규격이 극소형에서 중형에 쏠리는 만큼 소비자가 체감하는 인상 폭은 100원에서 200원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극소형, 소형, 중형규격의 택배 물량이 전체 배송물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대형규격은 5% 밖에 안 된다"라며 "특히 200㎝ 규격의 화물은 물량이 0.01%도 안나와 업계에서는 택배로 취급하는 대신 비규격화물로 본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고객의 집으로 배송되는 택배비 인상으로는 중형규격까지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택배물량 규격을 기준으로 하면 극소형에서 중형화물까지가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되는 택배 규격"이라며 "이 기준으로는 평균 135원의 택배 운임이 인상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롯데택배의 아이스박스 포장 배송은 80㎝×5㎏ 규격(소형) 기준으로 기존 1650원에서 1900원으로 오른다. 이에 대해 롯데측은 아이스박스 포장 배송은 일반 박스 포장 배송과는 다른 만큼 택배비 인상폭의 평균치에 넣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택배업계에서는 롯데측 설명과 달리 사실상 최대 2100원의 택배비 인상으로 보고 있다. 택배비 평균 인상액을 전체 택배물량 규격을 기준으로 볼 수는 없다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200㎝ 규격의 화물 배송 비율이 적다 하더라도 엄연히 택배비 인상 가이드라인에 관련 내용이 포함된 만큼 택배비 인상 가격으로 볼 수 있다"며 "이형화물이라고 택배가 아닌 것은 아니지 않나"고 설명했다. 이형화물은 무겁거나 큰 비규격화물을 칭하는 업계 용어다.

이어 "롯데택배에서 올린 가격 인상폭이 전반적인 택배업계 가격 인상의 기준이 될 수 있다"며 "사실상 전체 택배운임 인상에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CJ대한통운, 롯데택배, 한진택배, 로젠택배 등 4개 택배사 대리점연합회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사회적 합의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중 이를 지지하는 택배차량들이 국회 앞을 지나고 있다. 2021.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CJ대한통운, 롯데택배, 한진택배, 로젠택배 등 4개 택배사 대리점연합회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사회적 합의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중 이를 지지하는 택배차량들이 국회 앞을 지나고 있다. 2021.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롯데택배 운임 인상, 다른 업체에 영향…곧 택배비 인상 현실화될 듯

그간 택배비 인상은 과로사 대책과 맞물려 계속 제기돼 왔다. 택배기사의 처우개선 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택배업계는 분류인력 투입 등 택배기사 근무여건 개선에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만큼 택배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택배업계는 먼저 택배비를 올릴 경우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길 우려해 선뜻 인상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 도출된 사회적합의기구에서 택배비 인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며 급물살을 탔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에는 택배노사와 정부, 국회가 참여한다. 사회적 합의기구는 택배비 분과와 1차 사회적 합의안에 대한 후속 논의 및 표준계약서, 현장 갑질 문제 등을 다루는 분류작업 분과로 나뉜다.

택배비 분과는 오는 9일 2차 회의를 실시하고, 5월 말까지 합의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분류작업 분과는 이달 중 나오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분류인원 추가 투입 등을 검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선제적으로 택배비를 조정하기 시작하면서 상반기 중 사회적 합의기구의 안이 나오는대로 택배비 인상은 현실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롯데글로벌로지스에서 먼저 택배비 인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전 대리점에 배포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다른 업체들도 영향을 받고 택배운임 인상에 대한 논의 이후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을 이용하는 화주들 중 일부 역시 평균 200원 정도의 추가 운임을 부담해야 한다. 다만 본사 차원의 일괄 인상이 아니라 저수익으로 운임을 조정하기로 한 500여개 화주와 신규 고객사가 그 대상이다.

전체 8만여개의 화주 중 운임 조정 대상 화주는 그 비율이 적어 전체 화주를 대상으로 한 택배비 인상을 한 롯데택배와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함께 업계  BIG3로 꼽히는 한진택배 역시 CJ대한통운과 마찬가지로 저단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운임 현실화 차원에서 일부 화주에 추가 운임을 부과하고 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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