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연예 > 인터뷰

[코미디언을 만나다] 이창호 "'개콘' 폐지 담담히 받아들여, 유튜브로 새출발"①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1-03-05 09:00 송고 | 2021-03-05 14:11 최종수정
편집자주 지상파에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이미 실종됐다. 코로나19로 코미디언들의 행사나 공연 스케줄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들이 웃음을 잃은 상황이 됐다. 지금은 TV나 무대에서 많은 코미디언을 볼 수 없지만, 이들의 웃음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자신들은 힘들어도 대중이 웃으면 행복해하는 코미디언들을 <뉴스1>이 만나, 웃음 철학과 인생 이야기 등을 들어보고자 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를 통해서다.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 개그맨 이창호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언을 만나다] 4번째 주인공은 이창호다. 그런데 이건 마치 3대1 인터뷰 같다. 이창호 본인은 물론 그의 삼촌인 한사랑산악회 이택조 부회장, 그리고 일면식도 없지만 왠지 섹시하고 멋있다는 김갑생할머니김 회사 미래전략실 본부장 이호창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이택조 부회장과 이호창 본부장은 이창호의 부캐릭터들이다. 하지만 그의 '부캐'(부캐릭터) 세계관을 위해 기자 역시 모르는 척하며 이창호와 대화를 나눴다.   

요즘 유튜브에서 가장 주목받는 개그채널은 단연 '피식대학'이다. 중년들의 산악회 콘셉트인 '한사랑 산악회' 영상통화로 소개팅을 하는 '비대면 데이트'를 선보이며 공개하는 콘텐츠마다 화제를 몰고 있다.
 
이 코너들이 유튜브 시청자들의 마음을 끈 것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뚜렷한 캐릭터, 그리고 '하이퍼 리얼리즘' 호평을 이끌어내는 섬세한 연기력이 뒷받침됐기 때문. 이 떄문에 출연하는 개그맨들도 크게 주목을 받으며 유튜브 콘텐츠뿐만 아니라 TV, 라디오 프로그램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사랑산악회'의 이택조, '비대면데이트'의 이호창을 연기하는 이창호는 KBS 29기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라스트 헬스보이'에서 체격을 키우던 모습을 기억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개콘'이 지난 2020년 폐지된 후 그는 유튜브로 건너갔다. '피식대학' 채널과 협업하면서 새 캐릭터들을 선보였고, 자신의 '빵송국' '이택조' 채널을 만들어 더 다양한 콘텐츠와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

유튜브는 그에게 새로운 기회와 새로운 문을 열어줬다. TV를 떠나왔지만, 오히려 지금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춤을 추고 있다가 관객도 있고 응원도 있는 곳에서 춤을 추는 것 같다는 이창호의 이야기다.
피식대학 한사랑산악회 유튜브 영상 캡처© 뉴스1
-자기소개를 해달라.

▶삼촌(이택조) 말을 인용해서 소개해보겠다. 3호선 4번 출구(34세)의 희극인이자 코미디언이자 유튜버이자 대한민국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창호라고 한다.

-이택조 부회장은 삼촌이고, 김갑생할머니김의 이호창 본부장과는 어떤 관계인지.

▶그분은 일면식도 없다. 아예 모르는 분이다. 하도 주변에서 많이 물어봐서 나도 영상을 봤는데 멋있더라. 뭔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같으면서 섹시하고 다양한 모습이 있더라. 눈 여겨 보고 있다. 나도 얘기로만 들었다. 하는 사업 잘 되길 바랄 뿐이다.

-3호선 4번출구 이창호씨는 요즘 어떻게 지내나. 하는 콘텐츠마다 화제인데.

▶정말 감사한 시기다. 예전에 '개콘'을 할 때 내가 나오는 줄도 몰랐던 사람들이 많다. 그 뒤로 내가 뭔가 된 것도 아니고 대단해진 것도 아닌데 요즘은 희망과 꿈을 많이 꾸고 있는 시기다. 오늘 어떤 연락이 와서, 내일 무슨 일을 하게 될까 여러가지 꿈을 꿀 수 있어서 행복하다.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 개그맨 이창호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반응을 느끼면서 개그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남다른 기분일 것 같다.

▶정말 좋다 .나를 불러주는 곳, 찾아주는 곳이 있고 이에 대해 피드백이 있는 활동을 하고 있지 않나. 예전에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춤추고 있었다면, 지금은 관중도 있고 팬도 있고 응원도 받으면서 춤을 추는 것 같다. 이렇게 말하니 아이돌 같다. (웃음)

-요즘 방송에서는 코미디를 할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다. 출연하던 '개콘'이 폐지될 때 어땠나.

▶지상파 중에서는 MBC에서 가장 먼저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어졌고, 마지막으로 KBS의 '개콘'이 끝났다. 비통하다든가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마지막 방송에서 선배들이 많이 우시지 않았나. 그건 당연한 거다. 역사가 있고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고향집이 사라지는데 얼마나 슬프겠나. 나는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고 '이렇게 되는구나' 받아들였다.

-아무래도 직장이 없어진다는 느낌이었을 것 같다.

▶경제적인 것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지만, 무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컸다. 돈보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계속 (개콘이) 있어줬으면 했다. 세상에 치이고 고향집에 가서 위로받는 느낌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니 선배들도 고향집이 사라지는 것처럼 생각하고 많이 우신 것 같다.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 개그맨 이창호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콘'의 전성기가 워낙 화려했으니 개그맨 지망생 사이에서 KBS 공채 개그맨이 된다는 건, 대기업에 입사한 것 같은 느낌이었을 것 같다.

▶맞다. 내 자부심이었다. 공영방송이고, 무대도 어마어마하지 않나. 정말 'S맨' 된 것 같은 자부심이다. 열아홉살부터 개그무대에 뛰어들면서 '개콘'에 대해 정말 많이 들어왔던 터라 엄청난 환상을 가지고 KBS 개그맨이 된 것은 아니지만, 큰 자부심을 느꼈다.

-개그맨들이 유튜브를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시작했으니 늦은 편이지 않나.

▶이미 사람들이 유튜브를 많이 보고 있고 하루에도 수백개의 채널이 생기고 없어지고 하는데, 우리가 이렇게 늦게 도전해서 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다. 그런데 피식대학 세 분의 아버지가 나를 키워주시고 거둬주셨다. 그래서 조금 더 흐름에 빨리 올라탈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세 분은 아버지라고 부른다. 정재형 아버님, 이용주 아버님, 김민수 아버님, 그 중 김민수 아버님은 나보다 동생이다. 항상 아침 저녁으로 전화드리고 존칭을 쓰면서 대화한다. 감사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 개그맨 이창호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피식대학'은 개그채널로는 이미 궤도에 오른 상태였나.

▶이미 너무 좋을 때였다. 코미디 만드는 채널 중에 가장 독보적인 1등이다. 많은 콘텐츠들을 만들고 있던 곳에서 나를 불러줬다. 피식대학 3명은 개그맨 지망생 시절에 극단에서 같이 활동했다. 그렇게 세 명이 친한데 나는 정재형 아버님과 동기, 동갑이어서 알게 됐고 나를 불러준 거다. 내가 '개콘'에서 했던 캐릭터, 개그들을 다시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기획을 해줬다. 일단 세 명이 전부 감이 너무 좋다. 보는 눈이 좋고, 포장하는 센스가 좋고, 예쁜 그릇에 잘 담아서 낼 줄 안다. 나는 숟가락, 아니 이쑤시개만 올린 거다.

-무대가 바뀌고 새롭게 주목받는 이들을 보면서 남다른 기분을 느꼈을 것 같다.

▶'개콘' 없어지고 코미디 프로그램도 사라지는 사이에 (유튜브에서) 빛을 본 친구들이 있다. 피식대학도 그렇고, 기존에 TV 프로그램에서는 (상황을) 깔아주는 역할을 하던 친구들이 더 적극적으로 웃음을 만들고 이제는 다른 이들을 소개해주고 코너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나로서는 (이런 구도가) 더 잘 된 게 아닌가 싶다.

-TV 개그 코너를 만들 때와 유튜브 코너를 만들 때 어떻게 다른가.


▶(TV는)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게 다르다. 유튜브를 하면서 행복한 건 컨펌받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한다는 거다. 물론 검사를 받으면 장점도 있다. 책임, 부담이 덜하다. 그러나 이미 맞춰진 포맷에서 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이 못 보여준 것 같아서 아쉬움이 있다. 무대에 서고 싶은 사람은 많고, 설 수 있는 사람은 적으니 그렇다. 너무 너무 실력이 좋은 개그맨들이 많다. 유튜브에서 주목받는 이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이 화제될 이들이 나올 것이다.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 개그맨 이창호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TV와 달리 유튜브에서 통하는 개그는 어떤 특성이 있나.

▶예전에는 '개콘'이 유행을 만들었는데 나중에는 다른 유행어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았다. 코미디 방송은 일주일에 한 번 하는데, 어제 재미있었던 것을 일주일 기다려야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다는 건 너무 늦지 않나. 유튜브에서는 바로 할 수 있다. 또 유행에도 민감하고, 아무래도 인터넷에서는 더 빨리 뜨고 더 빨리 식는 경향있다.

-2018년에 배우를 하려고 했다고.

▶그때 육체적으로도 지치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 내가 그냥 쉬고 싶다고 해도 되나 말하기 쉽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얘기한 거다. 연기하려고 한다고. (웃음) 다들 '그래, 해'라는 반응이었다. 3개월 정도를 집에만 있다가 곽범씨가 나를 끄집어냈다. 개그 공연을 했다. 주변에서 '연기하러 간다면서 왜 개그 또 하냐'고 했다. (웃음)

<【코미디언을 만나다】이창호 편 ②에 계속>


ichi@news1.kr

오늘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