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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중대범죄수사청, 국민 혼란 없도록 유의해야"(종합)

"수사·기소 분리시 공소 유지 어렵다는 의견도 경청…보완책 같이가야"
"대통령과 핫라인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정치적 중립성 강조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21-02-25 14:35 송고 | 2021-02-25 14:44 최종수정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민주공화국과 법의 지배'를 주제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공수처 출범 이후 김 처장이 공개 토론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1.2.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민주공화국과 법의 지배'를 주제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공수처 출범 이후 김 처장이 공개 토론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1.2.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은 25일 여권에서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에 대해 국민적 혼란을 우려, 과도한 속도전은 지양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 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관련 질문에 "어느날 갑자기 (제도가) 확 바뀌면 혼란이 있을 수 있으니 그 부분을 유의해 제도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검찰개혁 2단계'에 대해서도 "수사 검사가 공판에 들어가지 않으면 공소유지가 어렵다는 의견들도 많은데 경청할 만하다"며 "수사·기소 분리는 그런 면까지 생각해서 명분과 보완책이 같이 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소부가 기소를 하더라도 수사 검사가 같이 재판에 들어가 증인신문을 한다든지 사건내용을 잘 아는 수사검사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수사를 한 사람이 아니면 모르는 것들이 상당히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국의 법치주의 수준을 평가해 달라는 주문에는 "민주공화국 완성을 향해 가는 과정 중으로, A라고 할 수는 없지만, B∼C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헌정사 첫 공수처장의 취임 후 첫 공개석상 토론인만큼, 정치적 중립성 확보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김 처장은 "대통령과 핫라인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으로부터 식사 요청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에서 전화가 오거나 비공개로 티타임 혹은 식사 요청이 오면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김 처장은 3년 임기를 지키지 못하도록 정치적 외압이 들어올 경우를 묻는 질문에도 "초대 공수처장으로서 제가 임기를 지키지 않으면 제도 안착에 문제가 상당히 생길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라도 임기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거듭 정치적 중립성에 방점을 찍으면서 "가운데서 목소리를 안내는 국민이 다수이고 저도 제가 중간에 있는 국민이라 생각한다"며 "정치적 사건을 하게 되면 찬반 진영이 나뉠텐데 국민과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이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공수처법에 나온대로 고위공직자이고 수사 대상 범죄유형에 해당한다면 공수처에 수사권이 있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그러면서 "검찰에서 사건을 이첩받는 기준도 수사 진행 정도와 공정성 논란을 보고 공수처장이 가져오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보는 경우에 사건을 이첩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 법의 정신"이라고 부연했다.

공수처에서 수사 사건을 정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저희 수사 인력상 사건을 선별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 해당 사건을 왜 하려하는지 궁금하실 것"이라며 "저희도 그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받지 않을 사건을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공수처 수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자초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김 처장은 "공수처가 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건을 해서 중립성 논란을 자초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공소시효가 임박한 것이 아니라면 선거가 끝난 뒤 해도 되는 사건을 선거 전에 해서는 안 된다"며 "선거 전에 수사기관이 개입해 표심을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정의의 요청, 명백한 혐의와 증거가 있을 경우에는 선거 이후로 모든 수사를 미루는 것이 옳은지 따져봐야 한다"며 "선거가 임박했는지 아닌지를 봐야하고 후보자 등록 이후인지도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민주공화국과 법의 지배'를 주제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공수처 출범 이후 김 처장이 공개 토론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1.2.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민주공화국과 법의 지배'를 주제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공수처 출범 이후 김 처장이 공개 토론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1.2.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공수처에 검찰개혁 역할이 요구되는 가운데, 검찰과 공수처의 관계에 대해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관계와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선의의 경쟁 관계가 된 것을 보고 국민을 위해 공수처와 검찰도 이런 모델이 될 수 있겠다 생각했다"며 "검찰 등 수사기관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공수처 수사능력에 대한 세간의 우려에 대해선 "전문가들이 팀제로 수사하면 수사능력 부분도 충분히 보완될 수 있다"며 "대형로펌도 팀제로 일하지 않느냐. 소속 부와 관계없이 유연하고 자유롭게 역할과 사건에 따라 팀을 편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여야가 극한 대치를 벌인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 당시에 대해서도 "저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정치적 중립성이 공수처의 생명줄과 같은 것인데 그부분 훼손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여야 합의로 작동되는 인사위의 모습을 보이면 우려가 많은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사건 공보와 관련해 인권친화적 수사와 국민의 알권리 보장이 충돌할 것이란 지적에는 "수사의 밀행성을 고려하면 알려지지 않은 사건의 경우는 공개 수사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공개수사할 사건이라면 공개 여부를 정하는데 있어 심의위원회를 두고 적절한 의견을 듣는 식으로 중립성을 담보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라고 답했다.

수사 관련 사항을 얼마나 국민들에게 알릴 것인지에 대해 "고위공직자 수사의 보도 수준을 국민 합의로 정해야 할 시기가 됐다"며  (공수처 수사 대상이) 고위공직자이자 공인이어서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중간 접점을 잘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명수 대법원장 사태에 대해선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수장으로 우리 사법의 상징적 인물이다"라며 "수사기관 책임자로서 굉장히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다만 김 대법원장의 사퇴가 맞는지 묻는 질문에는 "제가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 양해해달라"고 피해갔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갈등에 대해서도 "두분이 검찰 인사나 수사에서 원칙이 충돌한 것 같고 소통과 스타일이 다른 분이라 오해가 생긴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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