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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벌었지만"…'신생 LCC 3사' 자금난에 올해 생존 관건

국토부 취항 기한 연장 일제히 환영…"운영자금 확충부터"
여객수요 정상화 수순 밟아도 출혈경쟁 불가피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21-02-19 07:10 송고 | 2021-02-19 09:13 최종수정
에어로케이 © 뉴스1
에어로케이 © 뉴스1

신생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가 정부의 면허조건 변경으로 면허취소 위기를 넘겼지만, 여객수요 회복이 요원해 자금난을 극복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은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취항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적게는 6개월, 많게는 1년 이상 밀렸다. 매월 수익 없이 고정비만 지출되면서 재무상황이 악화돼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19일 국토부와 업계에 다르면 국토교통부는 법률·회계·항공·안전 등의 분야 민간위원이 참석한 면허자문회의를 통해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에 부과했던 '2021년 3월5일까지 취항'해야 한다는 조건을 '2021년 12월31일까지 취항'할 것으로 변경했다.

양사가 앞서 2019년 3월 신규면허를 취득하면서 1년 내 운항증명(AOC) 신청, 2년 내 취항 조건을 받았는데 국토부가 코로나19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유예해준 것이다.

에어로케이는 전략적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면서 국토부의 결정을 환영했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항공기 추가 도입과 취항 시기 등에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할 수 있어 카드를 하나 쥐게 됐다"며 "또 당면과제인 유상증자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돼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AOC를 발급받아 청주~제주 노선허가도 받았지만, 자체적으로 신규 취항을 미뤄왔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운영자금 확충을 우선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2월 180인승 규모 에어버스 A320 1호기 1대를 도입해 보유하고 있다. 여러 대를 보유한 기존 LCC들보단 사정이 낫지만, 매월 지출되는 인건비 등 고정비만 약 10억원으로 알려졌다. 단순 계산으로 올해 연말까지 버티려면 약 100억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지주사 에어로케이홀딩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항공업계가 침체된 상황에서 유상증자 및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할지는 미지수다.

에어프레미아가 도입할 예정인 중대형기 보잉 787-9 드림라이너. (에어프레미아 제공)© 뉴스1
에어프레미아가 도입할 예정인 중대형기 보잉 787-9 드림라이너. (에어프레미아 제공)© 뉴스1

면허취소 위기에 몰렸던 에어프레미아는 국토부 결정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 약 9개월이라는 시간이 더 주어지면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AOC를 취득할 수 있게 된 것.

다만 보잉사와 리스사로부터 중대형기 보잉 787-9 드림라이너를 지난해 7월 인도받을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도 인도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AOC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서둘러야 한다.

에어프레미아도 운영자금 확보가 최우선 과제인 건 마찬가지다. 470억원 규모의 자본금이 바닥나면서 지난해 10월 전 직원의 25%가량이 무급휴직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에어프레미어가 자금력이 부족해 항공기를 들여오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에어프레미아 측은 항공기 도입 지연은 제작사 측 사유 때문이지 자금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보잉 787-9 신형비행기를 도입하는 대로 남은 AOC 절차를 마무리한 뒤 연내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등에 취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신생 LCC 3곳 중 유일하게 취항한 플라이강원도 필리핀 클락과 대만 타이베이 등 국제선 노선의 전면 중단 등 여객수요 급감으로 재무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409억원 규모의 자본금이 대부분 소진돼 최근에는 비용절감을 위해 비행기 3대 중 2대를 조기 반납했다. 아울러 직원 240여명 중 필수 인력을 제외한 약 3분의 2는 무급휴직에 돌입한 상황이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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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문제는 신생 LCC뿐 아니라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도 수개월째 시장 정상화만을 기다리고 있어 여객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이들 LCC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전무해 '독자생존'해야 하는 처지다. 유동성 위기를 겪은 플라이강원의 경우 지난해 10월 매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LCC들은 항공기를 띄우면 적자운영이 불가피하지만, 투자유치 등 자본금을 확충하기 위해선 항공기를 띄워야 하는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객수요 회복이 요원한 현재 상황이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지속되면 투자유치가 더욱 힘들어져 많은 LCC들이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 종식 및 여객수요 정상화 때까지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지역사회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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