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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학장학금 기탁 70대 만학도 "배고픔보다 못배운 한이 더 고통"

검정고시로 중·고 과정 통과…일반 대학원 역사학과 진학

(칠곡=뉴스1) 정우용 기자 | 2021-02-18 16:03 송고 | 2021-02-22 10:19 최종수정
18일 비대면으로 대학 졸업식을 가진 칠곡군 북삼읍 74세 만학도 신현문씨가 대학동기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신씨는 "배고픔보다 못배운 한이 더 큰 고통"이라며 대학원 면학장학금을 칠곡군에 기부했다. (칠곡군 제공) 2021.2.18 /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70대 만학도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받은 면학장학금을 다른 학생을 위해 내놨다.

18일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북삼읍에 사는 신현문씨(74)가 계명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받은 장학금 100만원을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써 달라"며 전달했다.

신씨는 "배고픔보다 배우지 못한 한이 더 큰 고통" 이라며 "가정 형편으로 배우지 못해 평생의 한을 갖는 분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난한 농부의 장남으로 태어나 가정형편으로 간신히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의 농사일을 도왔던 신씨는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지만 학업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다.

신씨는 친구들의 교과서와 노트를 빌려 독학을 하며 학업에 대한 열망을 키웠다.

30대에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한 사업가로 이름을 알렸지만 중국산 저가제품과 IMF 외환위기로 인해 부도를 맞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예순을 넘기면서 상가임대업으로 고정수입이 발생하고 생활이 안정이 되자 신씨에게 그동안 못했던 공부에 대한 열정이 솟아났다.

2016년 7개월간 고시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검정고시에 도전해 69세에 중·고등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한 그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러 이듬해 계명대 역사학과에 입학했다.

신씨의 대학생활은 꼬불꼬불한 영어보다 반백년 나이 차이가 나는 동기들과의 관계 형성이 더 어려웠다.

하지만 함께 어울리며 인생상담을 하고 진심으로 다가가자 신씨는 학생들에게 '말 잘 통하고 밥 잘 사주는 착한 형, 오빠'로 불렸다.

이날 비대면으로 졸업식을 마친 그는 다음달 계명대 일반대학원 역사학과에 진학한다.

면학장학금으로 받은 100만원을 칠곡군에 기탁한 신씨는 "처음에는 이 나이에 공부를 시작해도 될까 망설였지만 가족의 격려와 배움에 대한 평생의 한을 풀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죽는 순간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공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news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