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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가두방송' 전옥주 여사 별세…정총리 "당신께 큰 빚 졌다"

"평생의 아픔 홀로 짐지게 해 정말 죄송하다" 애도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2021-02-18 14:32 송고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 참여를 독려하며 가두방송에 나섰던 고(故) 전옥주(본명 전춘심)씨.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제공) 2021.2.17/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 참여를 독려하며 가두방송에 나섰던 고(故) 전옥주(본명 전춘심)씨.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제공) 2021.2.17/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가두방송을 했던 전옥주 여사의 별세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16일 "우리 민주주의는 당신께 큰 빚을 졌다"라고 추모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SNS에 '광주 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 형제자매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도청에 나오셔서 형제자매들을 살려주십시오'라고 외쳤던 전 여사의 외침을 언급하며 "80년 5월 광주, 신군부의 총칼에 맞서 가두방송에 나섰던 전옥주님께서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글을 남겼다.

정 총리는 "그 밤. 한 집 건너 흘러나오던 통곡, 광주 시민은 군홧발에 쓰러져 숨죽인 채 울분을 삼키거나 죽음을 무릅쓰는 선택밖에 없었다"라며 "저항의 싹이 짓밟히고 광주의 영혼이 꺾일 때 전옥주님의 서럽고 뜨거운 외침은 고립된 죽음의 섬, 광주를 일깨웠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시민의 가슴에 뜨거운 불꽃을 지피고 계엄군들의 가슴을 시리게 만들었다"라며 "전옥주님께서 겪어온 평생의 아픔을 홀로 짐지게 해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고통 없이 편히 잠드시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전 여사는 16일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19일 밤부터 새벽, 계엄군의 잔혹한 진압을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광주시내에서 마이크를 잡고 가두방송을 한 주인공이다.

1949년 12월 태어나 원광대학교 체육학과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무용학원 강사로 재직 중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하게 된 전씨는 계엄군의 고문 후유증으로 고생했다.

또 당시 많은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이유로 남파 간첩으로 몰려 계엄포고령 위반과 내란음모 등의 죄명으로 광주교도소에 수감되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경기도 시흥시 시화병원 장례식장 VIP 3호실에 마련됐다. 안장식은 오는 19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이뤄진다.


silver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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