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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유시민 "암호화폐는 도박이다"…비트코인 연말 1억원 간다?

[긴급진단 비트코인⑤]'교환의 매개' 아닌 '가치저장 수단'으로 변모한 비트코인
"공급 대비 수요 높아…비트코인 시세 오를 수밖에 없어" 의견도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1-02-18 07:29 송고 | 2021-02-18 09:26 최종수정
2018년 1월18일 열린 JTBC 뉴스룸 '가상통화, 신세계인가 신기루인가' 긴급 토론 © News1
2018년 1월18일 열린 JTBC 뉴스룸 '가상통화, 신세계인가 신기루인가' 긴급 토론 © News1

"암호화폐는 다 없어질 거예요. 도박 상품과 똑같이 취급해야 합니다."

비트코인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때마다 투자자 사이에서 '소환'되는 인물이 있다. 암호화폐를 도박상품과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는 소신 발언을 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 2018년 1월 한 TV 토론회에 나와 암호화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당시 그는 "단기적으로는 암호화폐를 도박 수준으로 규제하고 중기적으로는 중개소(암호화폐 거래사이트)를 폐쇄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P2P 거래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 이사장의 의견과 달리 비트코인은 불과 3년 만에 3.6배 뛰어올랐다. TV 토론회 당일 비트코인 시세는 1488만원(종가)이었다.

◇"날마다 새 역사"…비트코인 연일 신기록 행진

비트코인이 연일 신기록 행진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16일 역사상 첫 5만달러(약 5538만원)를 돌파했다. 연초대비 73% 이상 상승한 수치다.
이는 테슬라와 미국 월스트리트 금융기업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테슬라는 지난 8일 '현금 수익 극대화'를 이유로 15억달러(약 1조6815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는 리포트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상치 못한 전염병이 전 세계 디지털 경제를 가속화하면서 암호화폐에 적대적이었던 전통 금융기업도 비트코인을 금융상품으로 취급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금융기관은 뉴욕멜론은 지난 11일 올해 말 자산운용사 고객을 위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취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스터카드는 연내 암호화폐를 이용한 결제 서비스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고,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자회사를 통해 비트코인 투자 상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시중은행이 암호화폐 수탁사업에 뛰어드는가 하면 증권사가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운영사의 주주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KB은행은 지난해 11월 블록체인 기업 해치랩스,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와 합작법인 '한국디지털에셋'(KODA)을 만들고 암호화폐 커스터디 사업에 나섰다. 암호화폐의 안전한 보관과 투자에 대한 금융 니즈가 생겨날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3일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7대 주주가 됐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핀테크 성장세 대응을 위해 신기술을 보유한 회사에 중장기 투자하고자 두나무 주식 206만9450주를 583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비트코인에 대한 인식은 유 이사장이 암호화폐를 공개 비난한 3년 전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볼 수 없는 건 여전하지만 변동성이 큰 투자자산으로서 가치는 인정받는 분위기다. '교환의 매개'가 아닌 '가치저장의 수단'으로 변모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金)'이라고 표현한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비트코인 오를 것" 전망 우세…여전히 비판적 시각도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기업과 기관까지 암호화폐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희소성이 더욱 커지며 추가 상승장을 맞이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비트코인은 각국 정부가 화폐를 찍어내는 '양적완화'와 달리 총 발행량을 제한해 자산의 희소성을 높여 가치를 유지하는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벤처캐피털(VC) 해시드를 이끄는 김서준 대표는 올해 비트코인이 10만달러에 도전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해시드 미디엄을 통해 "비트코인이 탄생한 이후로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줄곧 증가해왔지만, 지난해 2월부터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장기적으로 보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거래사이트 밖으로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인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의 가격이 내려가려면 거래사이트에 있는 비트코인이 팔려야 하는데, 매도할 물량이 없는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며 "지난해 중순부터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다량으로 매수하면서 이 흐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올해에도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관의 비트코인 매수세로 비트코인의 희소성이 증가하며 시세가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어느새 부실 경제 국가들의 화폐 시총을 넘어섰는데, 2021년에는 리저브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국가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며 "올해 역사상 최초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될 것이며 비트코인의 가격은 10만달러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가의 투자 전문지인 '인베스팅닷컴'도 16일(현지시간) 최근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하며 수요가 급증한 만큼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1년 새 10만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암호화폐 비관론자인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많은 투자자들이 터무니없는 가격에 암호화폐를 사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루비니 교수는 "금은 어느 정도 효용성이 있지만 비트코인은 거의 없고 주식 배당 같은 안정적인 수익원도 없다"며 "암호화폐에 투자하면 모든 돈을 날리고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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