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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톱스타 윤정희를 구해달라" 국민청원…치매 당뇨인데 佛에 홀로 방치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2021-02-07 08:53 송고 | 2021-02-07 09:58 최종수정
영화배우 윤정희씨가 2016년 9월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시네마테크KOFA에서 진행된 '스크린, 윤정희라는 색채로 물들다' 개막식에 참석한 귀빈과 포옹하고 있다. 윤정희의 데뷔 5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스크린, 윤정희라는 색채로 물들다' 특별전은 196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 중 1인으로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윤정희의 대표작 20편이 상영됐다. © News1 

1960~70년대를 휩쓴 톱스타 "윤정희(77)씨를 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 와 있어 큰 충격을 던졌다.

청원인은 윤씨가 치매와 당뇨를 앓고 있어 적극적인 돌봄이 필요하지만 프랑스 파리 근교에 홀로 방치 돼 있고 친정식구들과의 만남마저 사실상 차단당하고 있다며 윤씨의 소원대로 "여생을 조국인 한국에서 보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 윤정희 구해달라 청원 등장…명예훼손 고려 ***익명 처리, 누가봐도 윤정희

이 청원은 지난 5일 "외부와 단절된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있으며 7일 오전 8시 현재 1813명이 동의를 나타냈다.

청원게시판 관리자는 개인명예 훼손여지, 사실여부가 100%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점, 실명공개에 따른 법적 공방 등을 고려해 이름을 ***처리했지만 글을 읽어보면 금방 윤정희씨임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즉 청원인의 글에는 △2019년 1월 윤씨가 시어머니 상을 당했다 △ 남편이 윤씨를 2019년 4월 프랑스로 데려갔다 △ 2019년 하반기 남편과 딸이 윤씨 상태에 대해 (거짓) 기자회견 △ 파리에서 오랫동안 거주했지만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 △ 한국국적 유미 △ 파리 외곽서 수십년 거주  지역 △ 생일이 7월(1944년 7월 30일생)이라는 표현이 있다.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달라"는 국민청원. 익명처리했지만 글을 읽어 보면 금방 윤정희씨임을 알 수 있다. (청와대 게시판 갈무리)  © 뉴스1

◇ 1세대 트로이카…여우주연상만 28번, 66살이던 2010년엔 '시'로 대종상  

윤정희씨는 1967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해 문희-남정임과 함께 트로이카(삼두마차)를 형성했다. 이후 트로이카는 정윤희-장미희-유지인 등에게 이어지는 등 여배우들 사이에선 최고 명예로운 말로 통했다. 

1세대 트로이카인 윤정희씨는 대종상 여우주연상 3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3회, 백상예술대상 여자최우수연기상 3회 등 주연상만 28번 받은(한국배우 중 최다) 그야말로 전설 중 전설이다.

만 66세때인 2010년엔 이창동 감독의 '시'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고 칸 영화제 수상후보로까지 이름을 올렸다.

◇ 남편과 딸 방치속에 파리 외곽서 홀로 치매 당뇨와…독방 감옥처럼 

국민청원은 "지금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중에 있다"라는 말로 시작됐다.

이어 "수십년을 살아온 파리 외곽 지역 방센느에 있는 본인 집에는 한사코 아내를 피하는 남편이 기거하고 있어서 들어가지도 못한다"며 "알츠하이머 환자인 윤정희 스스로 당뇨약 등 처방약을 제대로 복용하고는 있는지, 아니면 누가 도와주는지 딸에게 물어도 알려주지도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청원인은 "(윤정희씨가) 직계 가족인 배우자와 딸로 부터 방치된채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있고 형제들과의 소통은 아주 어렵고 외부와 단절이 된채 거의 독방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 생일맞은 윤정희 방치하고 여름휴가…찾아간 여동생은 언니 보지도 못해

또 "딸에게 형제들이 자유롭게 전화와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감옥의 죄수를 면회하듯이 횟수와 시간을 정해줬다"며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유린되고 있고 인간의 기본권은 찾아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년(2020년) 7월 말에 프랑스에 있는 여동생이 언니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차로 6시간 이상 거리를 운전해서 갔지만 딸은 엄마를 방치하고 본인 가족들끼리 3주 바캉스를 떠나서 만나지도 못했다"고 분노했다.

 2006년 7월 20일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걷고 있는 윤정희. © 뉴스1
 2006년 7월 20일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걷고 있는 윤정희. © 뉴스1

◇ 밝고 명랑했던 윤정희, 프랑스 끌려가 대퇴부 골절까지…20년은 더 늙어

청원인은 "2019년 초 아내와의 대면을 피해 (서울의) 호텔에 2달을 머물고 있던 남편이 2019년 4월 말 갑자기 딸을 데리고 여의도에 나타나서 아침에 자고 있는 윤정희를 강제로 깨워서 납치하다시피 끌고 갔다"며 이후 "남편과 딸은 몇달 후에 다시 서울에 나타나 언론에 감추어도 모자랄 배우자의 치매를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 의식 불명 또는 노망상태인 것 처럼 알렸다"고 주장했다.

◇ 노후를 한국서 보내길 원했던 윤정희…제발 

청원인은 "프랑스로 강제 이주되기 전에는 윤정희는 단기 기억만 없었지, 밝고 명랑하며 농담도 잘했지만 프랑스에 끌려가서는 대퇴부 골절로 입원도 하고 얼굴은 20년도 더 늙어 보였다"며 "한국에서 제대로 된 간병과 치료를 받으며 남은 생을 편안히 보냈으면 하는게 청원자의 간절한 바람이다"고 애원했다.

더불어 "윤정희는 노후를 한국땅에서 보내길 원한다고 항상 얘기했다"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꼭 도와달라고 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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