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시하/ 사진제공=스튜디오앤뉴 © 뉴스1

배우 안시하에게 지난 2020년의 마무리와 2021년의 시작은 분주했다. SBS '더 킹: 영원의 군주'와 JTBC '모범형사'를 마치고 난 뒤, 지난 19일 종영한 tvN '낮과 밤'과 23일 종영한 SBS '날아라 개천용'까지 연달아 4편의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바쁜 행보를 이어왔던 것이었다.

'낮과 밤'에서 안시하는 하얀밤 마을 프로젝트의 연구원이자 이란성 쌍둥이 도정우(남궁민 분)와 제이미 레이튼(이청아 분)의 친모인 조현희 역을 연기했다. 연구를 위해 자신의 아이들까지 실험 도구로 사용하는 냉소적인 인물을 표현해내며 눈길을 끌었다. 안시하는 또한 '날아라 개천용'에서 조현희 역과 정반대 이미지인 검사 출신 변호사 황민경 역을 맡아 박태용(권상우 분)과 박삼수(배성우/ 정우성 분)의 곁에서 정의를 향한 행보를 같이 하는 인물을 표현해내며 열연을 펼쳤다. 이처럼 동시기에 방송된 두 작품에서 각기 다른 매력의 인물을 풀어내며 안시하는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28일 뉴스1을 만나 인터뷰를 가진 안시하는 '낮과 밤', '날아라 개천용'의 종영소감과 함께 열일 행보를 이어가는 연기 원동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N인터뷰】②에 이어>-2004년 뮤지컬 데뷔 후 지난해 드라마 데뷔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는데.

▶기회가 없었다. 너무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제가 먼저 찾아가고 해야 했는데 그럴 용기가 없었다. 뮤지컬에서도 저도 나름 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친구들이 부러웠다. 근데 선뜻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그렇게 반 정도 포기 상태였는데 뜻하지 않게 기회가 찾아와서 영화 '비스트'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드라마를 하게 됐다.

-뮤지컬과 드라마 현장의 차이가 있었다면.

▶뮤지컬과 드라마 모두 다 같이 하는 작업이지만 뮤지컬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같이한다. 또 첫공 때까지 막공까지 점점 디테일을 만들어갈 수 있다. 그런 디테일 찾아가는 재미가 좋았고 같이 만들어가는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 드라마는 각자가 준비한 걸 현장에서 맞추면서 채워진다. 시너지가 순간적인 센스로 이뤄져야 하는데 센스가 없으면 힘들 것 같았다.나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구나 생각했고, 현장에서 빨리 변화해야 했다. 드라마는 1분 1초의 집중력이 필요했고, 뮤지컬은 하루 하루의 집중력이 필요한 게 달랐다. 정말 조금의 다른 센스이기는 한데 결국 배우는 센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본인의 실제 성격은 어떤 편인가.

▶솔직한 편이고 낯 안 가리고 남들이 보기에 밝다. 그런데 누군가 보면 이 밝음에 사회에서 관계를 맺기 위한 밝음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근데 저는 그게 불편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성격이 많이 털털하기도 하고 밝기도 한데 혼자서 뭐하는 것도 좋아한다. 혼자서 산책하고, 운동하고 필라테스도 하고, 요가도 한다. 그래서 나는 혼자있는 걸 좋아하는걸까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걸까 생각해보면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또 낯선 친구들 보다는 편한 친구들을 만나는 걸 좋아한다. 그 친구들하고 있는 건 혼자 있는 것과 똑같은 느낌을 준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배역이나 장르가 있나.

▶장르는 다 하고 싶다. 액션도 하고 싶고 몸쓰는 걸 좋아하니깐 아까부터 다양한 경험이라고 했는데 내공 쌓는 게 좋아서 고를 수 있다고 치면 감정이 깊은 연기를 하고 싶다. 독립영화에서 보면 내추럴하게 등장해서 깊게 감정을 끌고 가는 연기가 많지 않나. 그런 연기를 해보고 싶다. 또 하나는 다른 건데. 오래된 연인들이 티키타카 케미를 발산하는 귀여운 로맨스도 해보고 싶다.

-배우 안시하는 대중들게 어떤 배우로 각인되고 싶나.

▶저의 오래 된 모토이기는 한데 '안시하 나오면 봐야지'라고 각인되는 거다. 저는 진실되게 길게 가고 싶다. 그리고 제 연기로 많은 분들이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걸로 팬들이 생긴 거고 TV까지 온 거다. 저한테 이런 댓글도 있었다. '덕분에 많이 위안 받고 행복했다'고. 또 '연기가 볼 맛이 나서 감사하다'라고 해주시기도 했는데 그런 걸 들으면 내가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걸 느꼈다. 그게 제가 연기를 하는 이유다.

-팬들과 시청자들에게 남기고픈 말이 있다면.

▶무대 팬들에게는 저는 무대는 놓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다시 무대와 병행할 수 있는 날이 올 테니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격려해주시면서 기다려주시면 좋겠다. (시청자분들께) 저는 운이 더 해진다면 비슷한 캐릭터 말고 다른 경험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많이 연기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그렇게 길게 가고 싶다. 평생 가고 싶다.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