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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싱하이밍 "美, 中 때리면 반응한다…韓, 다자주의 함께하자"

주한 중국대사 취임1주년 인터뷰…"한한령, 존재하지 않아"
"피는 물보다 진하다…한반도 문제 당사자는 남북"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2021-01-28 08:52 송고 | 2021-01-28 14:36 최종수정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27일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있다. 2021.1.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27일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있다. 2021.1.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미중 패권경쟁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경고의 뜻을 전하면서 한국에게는 중국의 '다자주의'에 동참을 요구했다. 

'다자주의'는 미국의 대중압박에 대한 중국측의 반대 논리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5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이를 10여 차례나 언급했고, 2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도 강조했다.

싱 대사는 27일 취임 1주년을 맞아 <뉴스1>과 한 인터뷰에서 "중미 관계는 협력과 대화를 통해 좋은 방향으로 가야한다. 그래야 양국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했다.

다만 싱 대사는 "강대한 미국이 상대방을 무시하고 모든 힘을 동원해 때리거나 우리의 핵심인 대만·홍콩문제, 신강위구르자치구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잘 다스리고 있다"며 "중국을 때리거나 압력을 주면 우리는 그것에 '반대'(인터뷰 문맥상 반응으로 해석됨)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싱 대사는 한국을 향해서는 다자주의를 함께 수호하자는 뜻을 피력했다. 

싱 대사는 "다자주의의 요지는 국제적인 사안을 모두가 함께 상의해 처리하는 것"이라며 "누구의 팔이 굵은지, 누구의 주먹이 센지, 즉 누가 강하다고 마음대로 결정해서는 안 되며 다자주의라는 이름으로 실제로는 일방주의를 행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싱 대사는 "중국은 한국과 함께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다자주의를 공동 수호하고 실천하며 인류운명공동체의 건설을 추진해 호혜와 공영을 함께 실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조속한 방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싱 대사는 "시 주석의 방한은 중한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한국 국민들이 진심으로 바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저와 대사관의 모든 동료들도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방한이 언제가 가능할지는 코로나19 상황을 어느 정도 더 봐야 한다"며 "우리가 잘 아는 사자성어인 호사다마(好事多磨·좋은 일에는 방해가 되는 일이 많다)라는 말이 있는 만큼,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싱 대사는 한한령(限韓令) 해제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한령은 사실이 아니며 근본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중한 양국은 거리가 가장 가깝고 관계가 가장 깊기 때문에 양국 관계의 발전 과정에서 일부 문제와 곡절을 겪는 것은 피하기 어려우며 이는 양국 협력 심지어 국민 간 감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모두가 일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협력과 비핵화문제와 관련해서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며 "한반도 문제의 진짜 당사자는 남북"이라며 북미관계 개선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남북 간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싱 대사는 "한반도는 아직 정전(停戰)상태"라며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실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비핵화 문제를 대화로 해결한다는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지난날에도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 대사는 "중국하고 북한은 역사적 관계도 있고 의사소통이 잘되는 편이다. 양국에는 대사관도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지금은 왕래가 힘들지만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26일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중국은 정치적 해결을 위한 한국의 역할을 중시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싱 대사는 이어 "미국의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북미가 대화를 재개하고 서로 마주 향해 나아갔으면 한다"며 "서로의 관심사를 성실히 고려하고 대화를 전진시켜 전기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한 "중국은 한반도의 가까운 이웃이며 한반도 문제의 중요한 당사자"라며 "우리는 시종일관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중국이 북핵 문제 '해법'으로 제시한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 동시 진행)과 '쌍중단'(雙中斷·북한 도발과 한미연합훈련 동시 중단)도 언급하며 "각 측의 관심사를 균형 있게 해결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점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싱 대사는 한반도 관련 일을 맡은 지 30년 넘은 '베테랑'이다. 그는 1981년 북한 평양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사리원농업대를 졸업했다. 이후 중국 외교부 아시아국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한중 수교 당시인 1992년 대사관 현판과 관인을 직접 들고 한국으로 와서 대사관 개관 업무에 참여하기도 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참사관과 공사 등을 거친 싱 대사는 지난해 1월 대사직을 맡으며 4번째 한국 근무를 시작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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