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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피해' 막고 '피해자다움' 깼다…정의당 대응 "옳다"

당차원 발본색원 과정 신속·투명…"거대정당들 배워야"
장혜영 의원 "모든 피해자들 일상 복귀 길 함께 해달라"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이밝음 기자, 김유승 기자 | 2021-01-26 13:51 송고 | 2021-01-26 14:17 최종수정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가 후보 당시던 2020년 9월 서울 여의도 정의당 중앙당사에서 온라인 화상으로 열린 제6기 전국동시당직선거 1차 합동유세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2020.9.1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가 후보 당시던 2020년 9월 서울 여의도 정의당 중앙당사에서 온라인 화상으로 열린 제6기 전국동시당직선거 1차 합동유세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2020.9.1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포스트 심상정'으로 불리며 지난 10월 취임한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5일 성추행 의혹으로 당대표직에서 사퇴한 가운데 시민사회여성계 안에선 앞선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태와 상반되게 비교적 빠르고 바르게 문제를 바로잡고 해결해가는 듯 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엄격한 비공개 조사를 통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차단하고,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이 신분 노출을 결정하고 성폭력 피해자에게 강요되어 온 '피해자다움'을 스스로 격파한 것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평가도 많았다. 
성폭력 사건이 공당에서, 그것도 당대표에 의해 발생한 데 대해선 일관되게 증오 수준의 분노와 안타까움에 일각에선 법적 처벌도 받아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당 차원의 발본색원과 그 과정은 투명하게 진행됐다는 의견이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는 "피해자 의사를 듣고 최대한 존중해서 (김 전 대표 성폭력 사건조사 등을) 비공개로 처리한 점, (정의당) 본부 차원에서 조사해서 직위해제 판단하는 단호함을 잘 보여준 무관용 원칙을 잘 지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의당이 개인의 일탈이 아닌 내부 조직문화까지 검토하겠다고 당 차원에서 이야기하고 있고, 낮은 성인지 감수성도 교육을 통해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해 "우리 사회가 함께 들여다볼만한 점"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당시를 언급하며 "(임순영) 젠더특보같은 사람이 움직여 진상조사를 하고, 피해사실을 정확히 확인한 뒤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 및 내부 징계 등을 해야하는데 통상 그렇게 처리되지 않고 조직 내 쉬쉬하며, 가해자(박 전 시장)에 대한 제대로된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진경 10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가해자인 당 대표가 직을 빨리 내려놓고 (공식조사 뒤 발표는) 당연한 수순이며 특별하게 볼 것은 아니다"고 했다.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신고 및 조사, 징계 등 정상적인 절차대로 진행된 것을 특별하거나 놀랍게 보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는 취지다. 조 대표는 물의 일으키고 잘못했다면 (이번 사건의 사례가) 당연한 수순이며, 향후에도 정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역시 "정치권에서 보기 드문 사례"라면서 현역의원인 성폭력 피해 당사자가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그러면서 "당내 젠더기구인 젠더인권본부가 잘 작동한 사례로, 성폭력 피해지원에 평생을 함께 해온 배복주 부대표가 사건 처리의 절차를 잘 활용했는데 다른 거대정당들도 배워야 할 점"이라고 부연했다.

'피의자다움'을 요구해 온 사회적 편견에 맞선 장혜영 의원의 대응에도 지지와 연대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장혜영 의원은 전날(25일) "설령 가해자가 당대표라도 할지라도, 아니 오히려 당대표이기에 더더욱 정의당이 단호한 무관용의 태도로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면서 "모든 (성추행)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 길에 끝까지 함께해 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장 의원은  "피해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저에게 닥칠 부당한 2차 가해가 참으로 두렵지만 그보다 더 두려운 것은 저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이라며 "피해자의 정해진 모습은 없고 피해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일상을 회복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에서 '피해자다움'이 더 이상 강요돼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온라인에는 장 의원에 대한 응원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네이버 맘카페의 한 이용자는 "피해 여성이 피해자다움을 보여줘야 한다는 인식을 부수고 용기를 냈다"며 "불미스러운 일을 당한 사람이 폭로하면 주변에서 안 좋게 보는 시선이 있는데 이를 무릅쓰고 용기를 냈다는 사실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호정 의원, 강 원내대표, 심상정 의원. 2021.1.2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호정 의원, 강 원내대표, 심상정 의원. 2021.1.2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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