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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싸움, 스피드, 마무리 되는 황의조, '원톱 맵시'가 나온다

앙제와의 리그1 경기서 유럽 진출 후 첫 멀티골
날개 공격수서 중앙 스트라이커 이동 후 상승세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21-01-25 11:46 송고
보르도의 황의조가 중앙 스트라이커로 자리를 옮긴 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AFP=뉴스1
보르도의 황의조가 중앙 스트라이커로 자리를 옮긴 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AFP=뉴스1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에서의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파울루 벤투 감독은 축구대표팀 부동의 원톱 황의조(29)의 상황에 대해 에둘러 아쉬움을 피력한 바 있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는 올 시즌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에도 소속팀 출전이 일정하지 않았다. 특히 우리가 대표팀에서 원하는 위치와는 다른 포지션에서 뛰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우리 판단으로는 최전방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보르도에서는 다르다"는 내용이었다.

벤투 감독 말대로 황의조는 보르도에서 측면 미드필더 혹은 날개 공격수로 뛰었다. 한국에 올 때마다 황의조는 "최전방을 선호하지만, 선수는 팀이 필요한 곳에서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자리를 옮겨다녀야하니 전술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었으나 벤투 감독은 황의조의 위치를 다시 최전방으로 옮겨 배치했고, 황의조는 멕시코와 카타르를 상대로 모두 골을 터뜨리면서 기대에 부응했다.

벤투의 판단에 장 루이 가세 보르도 감독도 동조하고 있는 것일까. 가세 감독도 지난해 12월부터 황의조를 중앙 공격수로 보직 변경하고 있는데, 비로소 맞는 옷을 입은 듯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말 경기에서는 유럽 진출 후 첫 멀티골도 넣었다.
보르도의 황의조는 24일 밤(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의 스타드 마트무 아트란티크에서 열린 2020-2021 프랑스 리그1 21라운드 앙제와의 홈 경기에 선발로 출전, 전반에만 2골을 터뜨리며 2-1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시즌 4, 5호포를 한꺼번에 가동한 황의조를 앞세운 보르도는 3연승과 함께 9승5무7패 승점 32점이 되면서 9위에서 7위로 도약했다.

꾸준하게 중앙 스트라이커로 나서고 있는 황의조는 이날도 최전방 선봉장으로 출전했다. 그리고 전반 8분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상대 수비 맞고 흐르자 빠른 왼발 슈팅을 시도, 앙제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탄 황의조는 전반 11분 추가골까지 성공시켰다. 첫 골은 다소 운이 따랐지만 두 번째는 황의조의 능력이 빛난 장면이다.

유럽 진출 후 첫 멀티골이다. 스스로 자신감도 쌓이고 동료들의 신뢰도 커질 수 있는 계기다. © AFP=뉴스1
유럽 진출 후 첫 멀티골이다. 스스로 자신감도 쌓이고 동료들의 신뢰도 커질 수 있는 계기다. © AFP=뉴스1

하프라인 아래에서 아들리의 감각적인 스루패스가 전방을 향한 것이 단초였다. 그리고 황의조는 공이 아들리의 발을 떠날 때 절묘한 타이밍으로 돌아 뛰어 들어가 패스를 받았고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컨트롤, 골키퍼의 다리 사이로 슈팅을 빼냈다.

앙제의 수비수 트라오레가 스피드에 밀려 앞을 내줬고 뒤늦게 손을 써서 황의조를 붙잡았지만 균형을 잃지 않았다. 스피드와 힘 싸움에서 밀리지 않은 황의조는 마지막 순간 골키퍼의 움직임까지 보고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정확도를 노렸다. 무조건 강하게 차는 듯했던 과거 모습도 탈피한 황의조다.

지난 10일 로리앙전에서 시즌 2호 어시스트를 작성했던 황의조는 18일 니스전 선제골에 이어 이날 멀티골까지,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작성하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럽 진출 후 1경기에서 처음으로 2골 이상 골맛을 보았으니 자신감을 더 장착할 수 있는 계기다.

자신이 아무리 선호하는 위치라 하더라도 그곳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특히 골이라는 결과물로 말해야하는 스트라이커라면 마냥 자신의 뜻을 고집하기 힘들다. 아시아에서 온 신입생 황의조 입장에서는 더더욱 '팀의 뜻'에 따랐을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면서 조금씩 뿌리를 내릴 수 있게 된 황의조다. 이제 제법 원톱 맵시가 나고 있다.

시즌 4, 5호골을 동시에 작성한 황의조는 지난 2019-2020시즌 기록한 6골에 1골 차로 다가섰다. 동갑내기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워낙 펄펄 날고 있어서 주목도가 떨어지지만 황의조도 좋은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 보르도에서도 지금처럼 꾸준히 원톱으로 나선다면, 황의조 외 마땅한 최전방 공격수가 보이지 않는 벤투호 입장에서도 반갑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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