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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병으로 우유 먹여줄래"…20대男, 10세 여아 유인해 엽기행각

카톡으로 초등생 행세…법원 "초범·잘못 반성하고 정신질환 참작" 집유

(의정부=뉴스1) 이상휼 기자 | 2021-01-25 10:37 송고 | 2021-01-25 10:55 최종수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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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채팅으로 10살 여자아이를 유인해 엽기행각을 시도한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의정부지법 형사2단독(판사 박창우)은 미성년자유인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또한 최씨에게 보호관찰을 받으라고 명령했다.

최씨는 지난해 1월6일 친구찾기 앱을 통해 A양(10)에게 접근한 뒤 "나는 장애가 있는 아이의 엄마인데, 우리 아이가 너와 같은 학교에 전학 가서 다닐 예정이니까 학교서 만나면 잘 놀아줄래"라고 속여 카카오톡 아이디를 알아냈다.

이어 최씨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A양을 초대해 이번에는 전학 예정인 초등학생 행세를 하면서 "우리 엄마가 너랑 친하게 지내래. 학교 가기 전에 만나서 나한테 친구 사귀는 방법이랑 학교에 적응하는 방법 좀 알려줄래"라고 속였다.

다음날인 1월7일 오후 최씨는 구리시의 한 아파트 놀이터로 A양을 불러낸 뒤 만나자마자 "비가 많이 오니까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자"면서 엘리베이터를 통해 14층 계단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최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작성한 당부의 메시지라면서 편지를 꺼내 A양에게 내밀어 읽으라고 했다. 그 거짓 편지에는 '최를 만난 뒤 입조심(만났다는 사실을 발설하지 말라)을 해라. 최는 젖병으로 우유를 먹여야 한다. 최가 칭얼대면 기저귀를 확인해달라'는 내용이 있었다.

A양이 편지를 다 읽자 최씨는 가방에서 바나나맛 우유가 담긴 젖병을 꺼내 A양에게 주며 "아기처럼 먹여달라"고 요구했다.

겁에 질린 A양은 저지하는 최씨를 뿌리친 뒤 계단을 통해 도망쳐 경찰에 신고했다.

재판부는 "아동을 상대로 불순한 의도를 갖고 유인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는 점, 초범인 점, 피해자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위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아니고 특정 범죄를 저지를 목적으로 유인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측에서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피고인이 조현성 인격장애 등 정신질환이 범행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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