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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딸 수 있냐" 말에 폭행해 피해자 사망…몽골인들 '집유'

길거리서 시비붙어 때려…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돼
법원 "유족 큰 정신적 고통…우발적 범행 등 고려"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2021-01-23 16:06 송고 | 2021-01-23 16:27 최종수정
© News1 DB

길거리에서 같은 국적의 사람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몽골인들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현우)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몽골인 A(22)씨와 B씨(21)에게 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중구의 한 길거리에서 처음 만난 몽골인 C씨를 여러 차례 공격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A씨와 B씨는 편의점 앞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던 중 지나가던 여성의 전화번호를 물어보려고 했다.

주변에 있던 C씨가 이를 보고 "너희가 저 여자 전화번호를 얻을 수 있겠냐"고 말하면서 시비가 붙었다.

두 사람은 주위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C씨를 쫓아가면서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리고 바닥에 넘어뜨렸다. 계속된 폭행으로 의식을 잃은 C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흘 뒤 사망했다.

B씨는 범행 당시 술에 만취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술을 마신 사실은 인정되지만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불법체류하던 중 같은 몽골 사람인 피해자를 폭행해 상해를 가하고 결국 사망하게 했다"며 "유족들은 평생 치유될 수 없는 큰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C씨로부터 먼저 폭행을 당해 넘어진 뒤 흥분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경찰서에 자수하러 가는 길에 체포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했다.

B씨에 대해서는 "술을 마셔 기억이 안 난다는 진술로 일관해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공범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면서도 "우발적인 범행에다가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고, 폭력행사의 정도가 A씨에 비해 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유족들과 합의를 이뤘고, 유족들이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유리한 양형사유로 참작했다. 만 20세라는 나이도 정상참작사유로 고려했다.


par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