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기획 설문지로 위장한 화면 (이스트시큐리티 제공) © 뉴스1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기획 설문조사로 위장한 해킹 공격이 발견돼 이용자 주의가 당부된다.

18일 국내 보안 기업 이스트시큐리티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기획 설문지로 위장한 해킹 공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북한 정부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탈륨'(Thallium)을 지목했다. 탈륨은 '김수키'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탈륨은 한국, 미국 등을 포함해 글로벌 위협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대북 분야 민간단체나 정치·외교·안보·통일·국방 전·현직 관계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사이버 침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도 지능형지속위협(APT) 그룹 중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가 포착한 이번 공격은 지난 1월18일 발견됐다. 공격자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한 설문지'처럼 사칭한 악성 문서 파일을 이용했다.

악성 워드파일 문서(DOC 문서)가 처음 실행되면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 업데이트로 가장한 허위 영문 메시지를 보여주고, 상단의 '콘텐츠 사용' 버튼을 클릭해 악성 매크로 기능을 허용하도록 유도한다. 만약 메일 수신자가 '콘텐츠 사용' 버튼 클릭을 누르면, 매크로에 포함된 악성 명령이 동작해 예기치 못한 해킹 피해로 이어진다.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의 분석에 의하면 이용자가 문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콘텐츠 사용' 버튼을 누르면 내부에 숨겨진 악성 매크로 기능이 작동하면서 컴퓨터에 설치된 백신 프로그램 정보 등을 수집한다.

나아가 'majar.medianewsonline[.]com' 서버와 통신해 정보 탈취와 추가 악성 파일 다운로드를 시도한다. 이 서버는 탈륨 조직의 '페이크 스트라이커' APT 캠페인에서 자주 목격된 호스팅 서비스와 일치한다. 또한 추가로 다운로드 시도되는 페이로드 기능의 악성 파일(pay1.down)은 이용자 정보를 수집해 공격자에게 전송하는 전형적인 스파이웨어 활동을 하게 된다.

통일연구원의 한반도 동향 이메일로 사칭한 해킹 이메일 화면 (이스트시큐리티 제공) © 뉴스1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는 지난 15일 탈륨 조직이 대북 분야 전문가를 상대로 해킹 이메일을 대거 유포한 정황도 포착했다. 공격자는 이메일 발신자를 '통일연구원'처럼 보이도록 조작했고, 본문에 포함된 연구 동향 이미지를 클릭할 경우 특정 피싱 서버인 'naver.servehttp[.]com'로 접속해 이메일 암호 입력을 유도했다.

만약 메일 수신자가 암호를 입력할 경우 그 정보가 공격자에게 탈취되지만, 이와 동시에 정상적인 PDF 문서가 다운로드 돼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게 만드는 고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ESRC센터장은 "2021년에도 탈륨 조직의 사이버 안보 위협 활동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 정부 기관을 사칭하는 등 갈수록 과감하고 노골적인 수법으로 다양한 사이버 공격을 전개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서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탈륨 조직의 위협 수위는 갈수록 증대되고 있어 유사한 공격에 노출되지 않도록 민관의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문 이사는 "최근 공격자들이 일정 기간 정상 이메일을 보내 상호 신뢰도를 높인 후, 악성 파일이나 URL 링크를 보내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시나리오 기반의 시간차 공격을 구사하고 있다"며 "또한 이메일 자체 취약점을 개발하는 등 공격 기법이 지능화되고 있어 항상 의심하고 조심하는 보안 의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hway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