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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다 시동 꺼지고 뒷문 열리고…서울 전기버스 '아찔'

현재 300여대 운행…친환경 차량이지만, 결함 잇따라
"몇개월째 같은 문제 반복…불안 속 운전" 기사들 토로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2021-01-16 08:02 송고
2018년 11월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네거리 인근에 서울시 최초 전기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2018.11.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2018년 11월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네거리 인근에 서울시 최초 전기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2018.11.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 시내를 달리는 300여대의 전기버스가 잦은 결함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매일 직접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기사들의 우려가 크지만, 정작 서울시에서는 제대로 된 실태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300여대의 전기버스가 운행 중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그린모빌리티 활성화를 위해 전기버스를 확대 도입하고 있다.
전기버스는 환경친화적 차량으로 꼽힌다. 전기버스는 주행 시 질소산화물(NOx)과 같은 오염물질이나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아서다. 

버스의 경우 1대당 연간 주행거리는 약 8만5000km로 전기버스로 교체하면 오염물질 감축 효과가 크다. 연료비 역시 CNG 버스보다 저렴해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하지만 시동 꺼짐 등 안전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자칫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현장의 우려가 높다. 차로 한복판에 갑자기 차가 멈춰서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현재 서울 전기버스는 현대자동차, 에디슨모터스, 우진산전, 중국업체 BYD 등 제조업체가 생산한 차량이다. 버스기사들은 특히 우진산전 차량에서 '시동꺼짐' 현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버스 운전기사 A씨는 최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9월부터 전기버스를 운행 중인데 하루에 많게는 4번까지도 '시동 꺼짐' 현상이 나타난다"며 "중앙차로에서 시동이 꺼져 뒤에 있는 버스에게 항의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전기버스 운행 중 발견한 결함은 '시동 꺼짐' 현상 이외에도 많다. A씨는 "승객들이 타고 내리는 버스 문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가 많다"며 "반쪽만 닫히거나, 신호대기 정차 중 하차문이 열릴 때도 있다"고 지적했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지난 8일 시내버스가 쌓인 눈을 날리며 달리고 있다. 2021.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지난 8일 시내버스가 쌓인 눈을 날리며 달리고 있다. 2021.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최근 기록적인 한파에 전기버스의 한계가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다. A씨는 "며칠 전 추운 날씨로 인해 운행 중인 전기버스 8대의 차량 엔진이 얼어 운행을 멈추고 서 있던 적도 있다"며 "정비사들이 올 때까지 벌벌 떨면서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다른 제조업체 전기버스를 운행 중인 운전기사 B씨는 "버스 내부의 난방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내복과 솜바지를 입고 일하고 있다"며 "승객들도 추워서 웅크리고 있고, 히터를 켜달라는 항의도 잇따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우진산전 측은 "지난해 '시동꺼짐' 문제가 발견돼 개선했고, 최근 겨울철 기온이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면서 다시 발생한 시동꺼짐 등 문제에 대해서도 모두 조치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제조업체에서 지난해부터 여러차례 현장에 나와 업데이트를 해줬지만, 그때 뿐이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서울시가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면서 차량 결함 등은 신경도 안쓰고, 기사들은 매일 불안에 떨면서 운행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이런 전기버스의 결함 실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회사로부터 전기버스의 특이사항 등을 보고받고 있는데 특별히 시동꺼짐 현상 등이 보고된 적이 없다"며 "히터 문제는 전기차 원리상 따뜻해지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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