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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 조직 격동시대…'N잡족' 한화 vs '정규직' 토스

한화생명 라이프MD 부업 가능…토스인슈어런스 전원 정규직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고·비대면 가입 늘어…새로운 시도 늘어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2021-01-11 06:15 송고 | 2021-01-11 09:48 최종수정
한화생명의 라이프MD 앱(왼쪽)과 토스 앱. 라이프MD 앱을 통해 누구나 보험설계사가 될 수 있다. 토스앱에서 내보험을 확인하면 설계사와 연결돼 필요한 보장에 대해 상담받을 수 있다. © 뉴스1
한화생명의 라이프MD 앱(왼쪽)과 토스 앱. 라이프MD 앱을 통해 누구나 보험설계사가 될 수 있다. 토스앱에서 내보험을 확인하면 설계사와 연결돼 필요한 보장에 대해 상담받을 수 있다. © 뉴스1

보험업계가 디지털 전환, 빅테크의 보험업 진입 등 급변하는 영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사 조직을 두고 전례 없는 실험에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은 부업 형식으로 누구나 쉽게 설계사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라이프MD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토스의 전략은 정반대에 가깝다. 통상 보험설계사들이 회사와 비정규직인 특수고용직 계약을 맺는 데 반해 토스의 모든 설계사는 정규직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이 지난 10월 출시한 '라이프MD' 플랫폼을 통해 보험설계사 시험에 응시한 인원은 1000여 명이다. 한화생명 전속 설계사가 약 2만명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다.

라이프MD는 보험설계사 모집부터 교육, 상품판매 등을 모두 모바일에서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보험협회 설계사 자격시험을 치를 때를 제외하곤 대면 활동이 요구되지 않는다. 설계사 교육비는 물론 시험 응시료, 등록비까지 한화생명이 대신 내준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부업용으로 충분히 접근할 수 있어 여러개의 밥벌이 수단을 가지려는 'N잡족'들의 관심이 크다. 여기에 본인과 가족의 보험을 직접 공부해 가입하고 모집 수수료까지 타려는 수요도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MD채널은 보험설계사가 되는 진입장벽을 낮추고, 실적부담 없이 스스로 보험 및 금융에 대해 학습하고 소비하는 프로슈머(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 콘셉트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토스는 정반대에 가까운 실험을 하고 있다. 토스는 2018년부터 '토스인슈어런스'라는 법인판매대리점(GA)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근무하는 100명의 설계사는 전원이 정규직이다. 40여개 생명·손해보험사, 5000여개 GA 소속 설계사 중 정규직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보험업계에서 통상 설계사들은 특수고용직으로 회사와 근로계약이 아닌 도급계약을 맺는다. 개인 사업자 형태이다 보니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추천해주는 경우가 있어 소비자의 불만과 불신이 생기기도 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려고 토스가 도입한 게 정규직 설계사다. 정규직 보험 설계사는 수수료 수입에서 자유로운 만큼 상대적으로 고객입장에서 더 유리한 상품을 찾고 제안할 수 있다. 라이프MD와 마찬가지로 토스 역시 대부분의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고객이 토스 앱에서 내가 가입한 보험 내역을 조회한 후 설계사 상담이 필요하면 요청하면 된다.

이같이 보험사들이 영업조직을 두고 유례없는 실험을 하는 이유는 장기간 수익성 저하로 고민하던 보험업계가 코로나19 위기와 빅테크의 시장 침투 속에 격동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시장의 주도권이 공급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넘어가고 있고, 가입 채널 역시 비대면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 설계사들의 반복적 이탈로 기존 영업조직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크다. 최근 보험업계에 제판(제조+판매)분리 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향후에도 영업조직을 더욱 효율적으로 끌고 가기 위한 보험업계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의 시도는 최대한 설계사의 숫자를 늘려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것이고, 토스는 정규직 형태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업계에서도 전례 없는 실험이라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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